속도 내는 박정호 SKT 사장의 ‘모빌리티 혁신’ 구상
속도 내는 박정호 SKT 사장의 ‘모빌리티 혁신’ 구상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10.1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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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모빌리티 선도기업 연내 발족…2025년 기업가치 4조5000억원 목표
박정호 SKT 사장.<SK텔레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SK텔레콤이 이동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에 이어 5번째 핵심사업으로 모빌리티를 낙점했다. ‘T맵’을 분사해 설립하는 신설법인 ‘티맵모빌리티’를 2025년 기업가치 4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포부다. 지난 수년간 ‘빅 테크(Big Tech)’ 기업으로 도약 준비를 해온 박정호 사장의 구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T는 지난 15일 이사회를 통해 모빌리티 전문 기업 ‘티맵모빌리티 주식회사’(가칭, 이하 티맵모빌리티) 설립을 의결했다고 16일 밝혔다. ‘티맵모빌리티'는 SKT가 T맵 플랫폼, T맵 택시 사업 등을 추진해온 ‘모빌리티 사업단’을 분할해 설립하는 회사로, 연내 설립을 목표로 한다. 임시 주주총회는 11월 26일이며, 분할 기일은 12월 29일이다.

모빌리티 산업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사람의 이동·물류 편의성을 높이는 서비스 전반을 뜻하며 미래 사회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다. 모빌리티 기업 설립에는 모빌리티 사업을 키워 시장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박 사장의 자신감이 담겼다.

‘티맵모빌리티’는 출범단계에서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평소 박 사장이 강조했던 대로 글로벌 강자와 손잡고 기선제압에 나섰기 때문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우버 테크놀로지(이하 우버, Uber)’와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하자는데 뜻을 모으고, 내년 상반기 합작회사를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합작회사는 티맵모빌리티가 가진 T맵 택시 드라이버, 지도·차량 통행 분석 기술과 우버의 전세계적인 운영 경험, 플랫폼 기술을 합쳐 소비자 편의를 높인 혁신적인 택시 호출 사업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우버는 양사간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조인트벤처에 1억 달러(약 1150억원) 이상을, ‘티맵모빌리티’에는 약 5000만 달러(약 575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우버의 총 투자 금액은 1억5000만 달러(약 1725억원)를 넘는다.

SKT 측은 “티맵모빌리티는 독립적인 경영으로 강한 추진력과 실행력을 낼 수 있는 유연한 구조를 갖추게 됐다”면서 “차세대 서비스 개발·제공과 국내외 다양한 유력업체와 협력, 투자 유치 등을 발빠르게 추진하며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KT 모빌리티 혁신 구조도.<SK텔레콤>

 

글로벌 기업 우버와 ‘초협력’...1억5000만 달러 투자 유치

‘티맵모빌리티’는 SKT의 모빌리티 플랫폼 ‘T맵’을 기반으로 고객들의 편의성, 안전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혁신 서비스 출시에 집중할 계획이다. ‘T맵’은 18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국민 네이게이션 서비스이며, ‘T맵 택시’는 국내 2대 택시호출 서비스로 등록기사 20만명, 월 이용자 75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4대 모빌리티 사업으로 ▲국내 1위 ‘T맵’ 기반 주차·광고·UBI(보험 연계 상품) 등 플랫폼 사업 ▲IVI(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차량 내 결제 등 완성차용 ‘T맵 오토’ ▲택시호출·대리운전 등 ‘모빌리티 On-Demand’ ▲다양한 운송 수단을 구독형으로 할인 제공하는 ‘올인원 MaaS(Mobility as a service)’을 추진한다.

특히 렌터카, 차량공유, 택시, 단거리 이동수단, 대리운전, 주차 등을 한데 묶어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올인원 MaaS’ 서비스를 구독형 모델로 출시해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다.

우리나라 가구당 월 평균 교통비는 35만원, 전체로는 연 84조원에 달한다. 과거 ‘대중교통 환승 제도’ 도입이 승객 편익을 높인 것과 같이 ‘모빌리티 구독 할인제’가 도입되면 목적지까지 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이동 수단을 저렴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SKT 측 설명이다.

박정호 사장이 구상하는 SKT의 모빌리티 모습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앞서 업계에서는 SKT가 향후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카카오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도 관심사였다. SKT가 지향하는 목표를 살펴보면, 카카오를 경쟁상대로 두고 있지 않다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

SKT는 5G, AI, V2X(Vehicle to Everything), ADAS(운전자보조시스템), 양자기반 LiDar, 고화질 지도(HD맵), 5G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 등 다양한 미래 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SKT의 이러한 기술을 활용해 한 세기 동안 인류가 꿈꿔온 ‘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 등 미래 모빌리티를 국내에 확산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두고 있다.

SKT 5G, AI 및 T맵 기능을 활용해 최적의 하늘길을 설정해 주는 ‘플라잉카 내비게이션’과 높은 고도의 지형지물을 고려한 3 차원 HD맵, 플라잉카를 위한 지능형 항공 교통관제 시스템 등이 도전 영역이다.

아울러 SKT는 국내 모빌리티 산업이 건전한 경쟁 체제를 갖출 수 있도록 생태계의 질적, 양적 확장에도 적극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미래 모빌리티 도전장

박정호 사장은 수차례 모빌리티 사업에 대한 야심을 드러내왔다. 그는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CES)에서 “모빌리티는 5G 시대 혁신적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차세대 미디어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는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250여명의 대규모 모빌리티사업단을 꾸린 것도 모빌리티 사업 확대를 위한 밑작업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신설법인은 박 사장의 오랜 구상에서 나온 것이라는 게 업계 이야기다.

SKT는 지난 수년간 이동통신,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으로 사업을 재편하며 ‘빅 테크(Big Tech)’ 기업으로 도약을 준비해왔다. OTT(웨이브), K앱스토어(원스토어), 뮤직(플로), e스포츠(T1) 등에서도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다.

SKT 관계자는 “‘모빌리티’ 사업이 SK ICT패밀리의 성장을 이끌 5번째 핵심 사업”이라며 “출범 단계에서 1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티맵모빌리티’를 2025년 기업가치 4조5000억원 규모의 기업을 목표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글로벌 최고 기업인 우버와 함께 고객들이 이동에서 발생하는 비용·시간을 행복한 삶을 누릴 시간으로 바꾸고, 어떤 이동 수단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모빌리티 혁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역량을 가진 기업들과 초협력을 통해 교통 난제를 해결하고, 궁극적으로 ‘플라잉카’로 서울-경기권을 30분 내 이동하는 시대를 앞당기는 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SKT의 모빌리티 분사에 대해 기업가치가 증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모빌리티 분사는 사실상 SKT 기업가치 증대가 주된 목적”이라면서 “SKT는 모빌리티 자회사를 SK그룹에서 자율주행자동차, 공유경제를 주도하는 사업체로 육성할 가능성이 높으며, 우버의 지분 참여도 이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전망했다. 이어 “5G는 결국 IoT(사물인터넷)로 진화할 것이고 AI, 플랫폼 등과 융합해 5G 자율주행자동차 산업이 B2C·B2B 부문에서 모두 큰 폭의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승용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T는 2017년부터 신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New ICT 기업으로 변모를 도모하고 있다”며 “분할 이후 타 업체와의 파트너십, 투자 유치,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지면서 모빌리티 사업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이어 그는 “자회사의 IPO(기업공개)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했으며 모빌리티 사업이 분할될 경우 자회사 가치가 부각될 가능성 역시 높다”고 전망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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