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뒤엔 봄이 오고 칠흑 같은 어둠 뒤엔 새벽이 온다
추운 겨울 뒤엔 봄이 오고 칠흑 같은 어둠 뒤엔 새벽이 온다
  • 최환규 전문위원 겸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 승인 2020.10.0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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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시기일수록 사람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라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건물 일부가 폐쇄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을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건물 일부가 폐쇄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을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힘들고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굶어 죽으나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죽으나 결국은 마찬가지 아니냐?’라는 말로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다. 집 근처에 있는 단골 식당에서 가족과 식사도, 카페에서 향긋한 커피를 마시면서 즐겼던 여유로운 시간도 이제는 추억이 되어 버렸다.

직장인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직장에서 온종일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을 해야 하고, 동료나 고객과 대화할 때도 서로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은 감염되지 않았겠지?’라는 의심을 하게 된다. 평소 마음이 통하는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정보를 교환하고, 동료들에게 오전에 있었던 힘들었던 상황을 털어놓으면서 위로를 받았던 그 시간도 과거가 되었고, 퇴근 후 동료나 지인과 술 한잔하면서 직장에서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했던 시기도 사라져 버렸다.

직장인의 경우 자신이 첫 감염자가 될까 두려움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에 더해 업무에 대한 실적 부담이 직장인을 더욱 힘들게 한다. 감염자가 발생하면 감염자가 근무하던 장소는 폐쇄되면서 강제로 재택근무에 들어가야 하기에 회사에 적지 않은 피해를 주게 된다. 회사에서는 공식적으로 감염자에게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하지만 이 말을 곧이곧대로 듣는 직장인은 별로 없을 것이다.

직장인이 감염되지 않으려고 철저히 개인 방역 수칙을 지키더라도 감염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기 때문에 항상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심리적인 불안감은 스트레스 수준을 높이고, 이런 상태에서 업무에 전념하기도 쉽지 않아 업무 성과도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전보다 좋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다. 

이런 기간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힘들어하는 사람의 수가 늘고 있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회사들이 경영 악화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실직자가 늘었고, 휴직을 요구받은 사람도 있다. 또한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 업무와 가사노동 두 가지를 동시에 해결해야 해 피로도와 스트레스가 한계치까지 높아져 있다.

심리적 불안과 함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의 단절로 인한 사회적 고립은 삶을 더욱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한 불안,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으로 인한 고통인 ‘코로나 블루’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8월 재확산 이후 코로나 블루로 인한 정신건강 관련 정보 문의가 4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심리 상담 건수도 같은 기간 1.8배 늘었다고 한다.

“힘들지? 저녁에 맥주 한잔 어때?”

코로나 우울은 분노로도 이어지고 있다. 9월 15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면서 분노의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의 수가 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의 비율은 15.2% 줄었지만, 분노를 느끼는 사람은 13.8% 증가했다. 이는 평범한 일상이 사라지고 직장과 학교, 취미생활에 큰 지장을 받게 되자, 단기적인 우울감을 넘어서 분노와 공포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은 많은 사람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면서 평소 그 가치를 소홀히 했던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는 기간이기도 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터의 중요성’이다. 홍콩의 어느 회사가 코로나 19가 종식된 후를 가정해 영구 재택근무를 하고 사무실을 없애는 대신 임대료만큼을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나눠주겠다며 표결에 부친 결과 직원들이 출근을 선택했다는 소식이 있다.

생활환경에 따른 재택근무의 괴로움을 호소하면서 회사로 보내달라는 하소연을 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호소를 하는 직장인 중에는 재택근무를 간절히 바랐던 사람도 막상 재택근무를 해보니 직장으로의 출근이 얼마나 고마운 지 새삼 깨달았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관계’의 소중함도 새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이전에는 즐거워도 힘들어도 주변 동료와 수시로 대화를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조심스러워졌다. 원하기만 하면 언제라도 누군가와 만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지금은 그런 시절이 그립기만 하다. 지금처럼 힘든 시기일수록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돈독히 할 필요가 있다. 

평소 ‘인간관계는 술과 함께’라고 주장하던 사람들도 이런 상황이 난감하기만 하겠지만, 인간관계를 유지하거나 깊게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쉬울 수 있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이익을 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느낀다. 이익을 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돈이다. 소설 장한몽에서 주인공 심순애는 결혼을 약속한 이주일 대신 다이아몬드로 유혹한 김중배를 선택하게 되면서 소설이 전개된다.

이 소설처럼 아직도 물질적인 이익이 인간관계에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금전적으로 맺어진 인간관계는 비즈니스 관계가 되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고 오래 유지되기는 더욱 힘들다. 그러므로 돈보다는 격려와 응원과 같은 심리적인 이익을 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심리적으로 도움이 되는 격려나 응원과 달리 비난과 무관심은 관계를 깨드리는 원인이다. 친한 동료에게 직장 생활이 힘들다고 하소연하자 “나도 힘들어. 너만 그런 거 아니니 유난 떨지 마라.” 혹은 “그래? 직장 생활이 다 그렇지 뭐.”라는 말을 들으면 ‘내 마음을 몰라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서운한 느낌이 들거나 ‘꼭 저렇게 말을 해야 해?’라고 생각하면서 화가 날 수도 있다.

이런 말은 듣는 사람을 실망하게 하거나 화를 내면서 ‘저 인간에게 말한 내가 바보야’라고 자책하며 ‘내가 저 인간한테는 다시는 속마음을 말하지 않겠다’라고 결심하게 만든다. 자신의 하소연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동료에게도 서운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거나 관심을 주지 않는 사람과는 대화의 횟수가 줄어들면서 그 사람과의 관계는 점점 멀어져 간다.   

비난과 무관심은 조직을 무너뜨리는 암과 같은 역할을 한다. 리더가 조직원에게, 동료가 동료를 향해 비난의 화살을 날리는 것은 전쟁에서 아군이 아군을 향해 총을 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총에 맞으면 상처를 입거나 죽는다. 부상병이나 전사자는 조직의 발전에 아무런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든 사람이 안다.

만약 리더가 조직원을 향해 비난하면 ‘당신은 우리 조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쓸모없는 사람과 같다’라고 선언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부하는 상사로부터 비난을 들으면 상사를 향한 적개심은 높아지고 업무에 대한 의욕은 사라진다. 이런 상태에서는 경쟁사와의 경쟁에서 패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조직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사람은 조직에서 퇴출당해야 한다.     

‘미래 의심형’ vs ‘미래 확신형’

격려와 응원은 비난이나 무관심과는 달리 관계의 질을 높인다. 힘들어하는 동료에게 “마음고생이 심하네. 힘들 때 언제든지 말해. 같이 있을 줄게.”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내 심정을 이해해주는 동료가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안심이 된다. 혼자서 힘들어하는 동료에게 “힘들지? 저녁에 맥주 어때?”라고 관심을 보이는 동료도 고마운 존재로 마음속 깊이 남게 된다.

격려와 응원은 심리 에너지를 높여 업무에도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성과도 높일 수 있다.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는 눈에 보이는 주변 동료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와 함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응원의 소리를 보낼 필요가 있다.

격려와 응원은 리더십의 기본이다. 과거에 만났던 많은 부서장은 비난에 있어서는 고수이지만 격려와 응원은 어린아이보다도 못했다. “차라리 급여를 올려 주더라도 격려는 못 하겠다.”라고 말하는 리더도 있었다. 이런 리더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런 상사와 일하는 조직원은 업무와 사람을 분리하는 것을 어려워했다. 상사나 동료와의 관계가 불편하면 실제 업무의 난이도와 관계없이 업무가 힘들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사람을 대상으로 “만약 내가 좋아하는 사람을 골라 업무를 같이 한다면 어떻겠는가?”라고 질문하면 대부분 편하게 일할 수 있겠다고 대답한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일수록 신뢰할 수 있는 동료의 존재는 중요하다.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조직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조직에 속한 사람뿐이다. 리더는 이들과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고 스스로 믿고, 조직원에게 격려와 신뢰를 보낼 필요가 있다. 리더가 먼저 조직원의 존재를 인정하고 신뢰하면 조직원 또한 리더를 믿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을 준비를 할 것이다.

또한 조직원보다 외롭고 힘든 길을 걷고 있는 경영진에게도 따뜻한 조직원의 따뜻한 응원이 필요하다. 경영진도 조직원에게 진심 어린 격려의 소리를 전한다면 그 힘은 상상 이상으로 커지면서 지금과 같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조직원이 힘을 합치면 지금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우리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발전한 경험이 있다. 1990년대 말 성탄절을 앞둔 시점에 대통령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외환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신청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모든 사람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극도의 혼란을 겪었다.

세계적인 대기업이 한순간에 공중분해 되어버리고, 남들이 부러워하던 대기업에 다니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노숙자로 전락한 기사를 매일 볼 수 있었다. 이런 혼란은 온 국민의 피나는 노력 덕분에 1년 정도 지나면서 진정되었고, 이후 국가와 개인의 경제력은 더 튼실해졌다.

외환위기와 같은 어려운 상황을 견뎌낸 사람들의 대처 방법은 크게 두 유형으로 구분된다. 하나는 ‘미래 의심형’이다. 이 유형에 속한 사람은 미래가 더 나아질 수 없다는 생각에 ‘어떻게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기보다는 현실의 어려움에 굴복해 스스로 미래를 포기한다. 자신이 가진 에너지를 제대로 써보지도 못하고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다.

또 다른 유형은 ‘미래 확신형’이다. 이 부류에 속하는 사람은 ‘지금은 힘들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괜찮아 질 거야’라는 희망으로 먼저 현실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이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다. 이들은 일단 실행하겠다고 결심하면 어려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미래의 가능성을 확신하고 전진한다.

미래 확신형은 미래 의심형과는 달리 다른 사람의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기보다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행한다. 성공 가능성이 커야 움직이는 미래 의심형과는 달리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과감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마치 에베레스트산 정상에 도전하는 사람처럼 일단 도전을 시작하면 오로지 정상만을 바라보면서 전진한다. 머리로 계산하고 움직이는 미래 의심형과는 달리 미래 확신형은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두 유형의 차이는 ‘미래에 대한 믿음’이다. 길이를 모르는 어둠의 터널에 갇혔다고 생각하자. 미래 의심형은 한 발만 더 나아가면 출구가 보이는 지점까지 오고서도 ‘이 방향으로 가면 출구에서 더 멀어지는 것 아냐?’라고 의심하며 마지막 순간에 포기한다. 반면 미래 확신형은 ‘어느 방향으로 가든 출구는 있다’라고 확신하면서 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전진한다.

가끔 ‘이 방향이 아니면 어쩌지?’라는 의심이 머릿속에 맴돌 때도, 장애물을 만나 넘어질 때도 있지만 이럴 때마다 자신의 선택을 믿으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미래 확신형의 믿음은 미래 의심형이 포기한 그 지점을 통과하게 만들어 출구에서 들어오는 빛을 만나게 되는 원동력이 된다.

미래를 위한 준비 정도에 따라 자신과 조직의 미래가 결정된다. 지금은 고통스러워 미래가 없는 것 같지만 미래가 오고 있다고 확신하면서 조직의 리더와 조직원이 서로를 격려하면서 자신의 자리를 묵묵히 지켜낸다면 지금의 어려운 상황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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