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낮췄는데도 계속 외면 받는 까닭
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낮췄는데도 계속 외면 받는 까닭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9.29 18: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월 사상 초유의 유찰 후 9월 임대료 내린 재입찰도 유찰
적자 메우던 시내면세점 동반 추락…“정부 지원 끝나는데 코로나19 안 끝나면?”
지난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9월 2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최근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실시한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점 재입찰이 사업자들의 외면으로 모든 구역이 유찰돼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1월 1차 입찰 공고를 냈으나 3월 사상 초유의 ‘유찰’ 사태가 벌어졌고, 이에 8월 임대료 등 입찰 조건의 문턱을 상대적으로 낮추면서 재입찰 공고를 냈다. 하지만 9월22일 재입찰 마감 결과, 또다시 6개 구역이 모두 유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면세업계는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대응책이 미비하다는 이유를 주요 배경으로 꼽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정부 지침을 통해 현재 인천공항공사 사업자들은 임대료 인하를 적용받고 있으나 종료 시점이 내년 말까지이고, 이후 코로나19발 악재가 해소되지 않을 시에 대해선 명확히 규정된 바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인천공항공사는 공개 경쟁 재입찰 당시 6개 구역, 33개 매장(6131㎡)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대기업 사업권 4구역(DF2·DF3·DF4·DF6)과 중소·중견 사업권 2구역(DF8·DF9)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는 지난 1월 공고한 1차 입찰 8개 사업권 중 유찰된 구역이다.

재입찰에서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임대료가 30% 가량 낮춰졌다는 것이다. 공사는 당시 입찰 임대료는 예정가격(최저수용가능금액)을 대폭 인하해 1차 입찰 대비 약 30% 낮추고, 여객증감률에 연동해 조정되는 최소보장액 변동 하한을 없앴다. 5년의 기본계약기간에 성과 평가를 거쳐 추가 5년을 연장할 수 있어 최대 10년간 운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에 업계에선 재입찰 조건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의견이 있었으나 결과는 이번에도 외면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DF2 구역 경우 아무도 입찰에 나서지 않았다. 나머지 구역에 대기업 면세점 사업자 롯데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입찰했지만 각각 다른 사업권에 입찰해 해당구역에서 경쟁이 성립되지 않았다.

신라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입찰전에 아예 나서지 않았고, 중소·중견기업 사업권 역시 1곳만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긴 병에 효자 없다”...불확실성 최소화 관건

업계는 반응이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도 있듯이 코로나19가 너무 길어지고 있어 불확실성에 대한 대응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사업권이 5년에서 최장 10년까지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긴 한데, 반대로 코로나19의 불확실성이 해소가 되지 않으면 그 불확실성을 최장 10년 동안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부담”이라며 “현재는 영업요율을 적용해 임대료를 어느 정도 인하 받고 있지만, 인하된 임대료도 감당하기 힘들다. 또 정부의 해당 조치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고액의 임대료를 감수하고 입찰에 들어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가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매출 연동제를 적용하고 정상수요 회복 기준 자체에 대해서도 지난해 월별 여객수요의 60%에서 80%로 상향조정했지만, 정부 지원 적용이 가능한 기간이 내년 말까지로 제한적이고 코로나19가 해당 기간 내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업계가 이러한 불확실성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공항면세점이 지닌 매출적 특성에 기인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당초 면세점 구조는 공항면세점의 적자를 시내면세점이 메우는 식으로 운영됐으나, 시내면세점의 공급과잉으로 출혈경쟁이 이어지고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보따리상들이 크게 줄어 시내면세점 매출이 공항면세점 매출을 메우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공항면세점은 10~15% 적자를 보고, 시내면세점은 15~20% 흑자를 올리면서 이를 합하면 대략 0~5% 수준의 이익률을 보였으나, 현재 시내면세점도 매출이 기존 대비 절반 이상 줄어든 상태다. 이 때문에 공항면세점의 매력이 하락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수의계약 가능성 언급...공사 측 “입찰 경과 지켜봐야”

이에 공사 측은 지난 23일 T1 면세점 사업권 6개 구역 사업자를 모집한다고 재공고했다. 해당 구역과 계약 조건은 지난 재입찰 당시와 모두 동일하고, 참가 신청 기간은 오는 10월 5~12일, 마감일은 13일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3차 입찰이 유찰될 경우, 공사가 수의계약으로 사업자를 선정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공사 측이 2017년 제2여객터미널(T2) 면세사업자 선정 당시 총 7번의 유찰 끝에 신세계면세점과 DF3(패션·잡화) 구역에 대한 수의 계약을 맺은 바 있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수의계약은 협박과 다름없다”는 업계 측 입장에 대해, 공사 측은 “입찰 경과를 지켜본 후 검토할 사안일 뿐, 현재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계약 조건에 대한 공사-사업자 간 비공개 협의는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 B씨는 “입찰 공고가 이미 났으니 계약조건에 대해 조율 할 부분이 없어서 미팅을 할 이유도 없다”며 “양측의 힘겨루기 혹은 눈치싸움으로 볼 수도 있으나, 일단 현재 양측 간 협의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