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장남이 SK E&S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까닭은?
최태원 회장 장남이 SK E&S에 평사원으로 입사한 까닭은?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9.22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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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기획팀 신입사원으로 첫 출발...최태원 회장 정도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남 최인근 씨.<SK>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남이 최근 SK E&S 전략기획팀 신입사원이 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회장의 장남인 인근(25) 씨가 SK E&S에 입사했다. 인근 씨는 수시채용 전형을 통해 SK E&S에 입사해 지난 21일부터 전략기획팀에서 평직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SK E&S는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로 SK㈜가 지분 90%를 소유한 자회사다. 이 회사는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에너지솔루션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고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가상발전소(VPP)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020년 반기 기준 SK E&S 매출액은 3조1565억원으로, SK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77% 가량이다. 그룹 전체 매출의 40%를 점유하는 SK이노베이션이나 20%를 차지하는 SK텔레콤과 비교하면 SK그룹 내 위상이 크지는 않은 셈이다. 인근 씨가 SK그룹 핵심 계열사가 아닌 SK E&S에 입사한 배경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재계에 따르면 인근 씨는 2014년 미국 브라운대에 입학해 물리학을 전공했으며,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서 인턴십을 거쳤다. 평소 미래 에너지 비즈니스 등에 관심을 보이면서 SK E&S 입사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SK E&S는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회사들의 지주회사로 출발했다. 이후 국내 민간기업 최초로 가스전 개발과 액화·기화 인프라 구축, 운송·발전사업에 이르는 LNG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최근에는 민간 최대 규모의 새만금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솔루션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사업을 총 10GW 규모로 확대해 국내 최대 규모의 친환경 에너지 대표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인근 씨는 앞으로 이 같은 회사의 장기 성장전략, 비전 등을 기획하고 총괄하는 전략기획팀에서 일하며 경영수업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구성원과 동일한 기준으로 입사...재계에선 '이례적'

인근 씨가 신입사원으로 입사를 했다는 점도 눈길을 끌고 있다. 대부분 재벌가 자제들이 사회경험이 없어도 그룹 내 주요 계열사에 간부로 입사해 경영에 참여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기업 분석 업체인 CEO스코어가 대주주 일가가 있는 30대 그룹 총수의 직계 가운데 승계기업에 입사한 3~4세 자녀 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명 가운데 1명은 입사와 동시에 임원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원급이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직급을 갖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 4대그룹의 하나인 LG그룹의 구광모 회장은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 졸업 후 LG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LG전자 재경부문 금융팀 대리로 입사한 바 있다.

아직 SK그룹의 후계자가 결정되지는 않았다. 다만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큰 장남이 평직원으로 입사한 것을 두고 재계에서는 역시 '최태원 회장 답다'는 말이 나온다.  최 회장이 평소 사회적 가치나 공정성을 강조했던 만큼 자식들도 신입사원들과 똑같이 출발하라는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인근 씨 보다 먼저 SK 계열사에 입사했던 누나들도 비슷한 절차를 밟았다. 최 회장의 장녀 윤정(31) 씨는 미국 시카고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2017년 SK㈜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의 책임매니저(대리급)로 근무를 시작했다. 여느 경력사원들처럼 컨설팅 회사에서의 경력을 인정 받아 수시 경력 채용에 입사한 것이다. 윤정 씨는 지난해 9월까지 SK바이오팜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휴직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바이오인포매틱스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녀 민정(29) 씨의 경우 베이징대 경영대학을 졸업한 후 재벌가 딸로는 이례적으로 해군 사관후보생에 지원해 주목 받았다. 이후 민정 씨는 전공을 살려 중국 유명 투자회사에서 경험을 쌓았으며, 그 경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8월 SK하이닉스 대외협력총괄 산하 인트라(INTRA)에 대리급으로 입사했다.

세 자녀 모두 정도(正道)를 걷게 했다는 점에서 평소 재벌가 답지 않게 소탈한 최태원 회장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더불어 유연하고 평등한 조직문화를 추구하고 구성원의 행복을 중시 하는 SK그룹의 경영 철학과도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 관계자는 “세 자녀 모두 재벌가라고 특혜를 주지 않고 형평성에 의거해 일반 구성원들과 동일한 기준에 맞춰 입사했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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