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업체들 "자동차 공장 멈추면 어쩌나"...완성차 노조 선택에 '촉각'
부품업체들 "자동차 공장 멈추면 어쩌나"...완성차 노조 선택에 '촉각'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9.2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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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공멸 위기 고조...현대·기아·한국GM·르노삼성 임단협에 시선집중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월 13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하언태 대표이사와 이상수 노조지부장 등 노사교섭 대표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상견례를 가졌다. 뉴시스
현대차 노사는 지난 8월 13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하언태 대표이사와 이상수 노조지부장 등 노사교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올해 단체협상 상견례를 가졌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 하면서 완성차업체와 부품업체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완성차업체들이 노동조합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조가 파업이라도 한다면 완성차업체는 물론 자동차 부품업체들까지 큰 위기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한국GM 협력사 모임인 한국GM협신회 회장단은 언론사 관계자들을 만나 한국GM 노사에 “어떤 일이 있더라도 생산을 계속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GM 노조는 현재 쟁의행위(파업)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80%의 찬성률을 확보한 상태로 오는 24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승인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파업에 나설 수 있다.

지난 11일 한국GM 노조는 임단협 결렬을 선언했다. 사측이 임단협 주기를 2년으로 제안한 데 대한 반발이었다. 하지만 노사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현재 집중교섭을 벌이고 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협신위가 파업을 막기 위해 호소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문승 협신위 회장은 “300여개 협력사 자금 상황을 분석한 결과 10%는 아주 힘든 상황이고, 15%는 반드시 지원을 받아야 하는 실정”이라며 “한국GM 공장이 멈추면 대책이 없다”고 강조했다.

완성차 노조 임단혐 핵심 쟁점은 뭔가

르노삼성자동차는 공장 셧다운 위기에 놓여있다. 회사가 주문량 부족, 재고 누적 등을 이유로 오는 25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장기휴업 계획을 노조에 통보했다. 오는 23일 노사가 만나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주문량 등 정확한 상황을 노조가 파악할 수 없어서 자세한 것은 회사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휴업과 관계없이 임단협을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회사가 협상을 계획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추석 전 타결을 목표로 13차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사측이 ▲성과금 130%+50만원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50만원 ▲우리사주 5주 ▲재래시장상품권 5만원 ▲기본급 동결 등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기대 이하라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노조가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한 시니어 촉탁 제도 시행과 해고자 복직이 협상 타결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니어 촉탁이란 정년퇴직자 중 희망자에 한해 회사가 신입사원에 준하는 임금을 지급하고 1년 단기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것이다.

기아차는 전기차 생산체제 전환에 따른 고용 불안이 쟁점이다. 노조는 전기차 핵심 부품을 현대모비스 등 부품사가 아닌 직접 생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생산 효율과 재정 상황 등을 고려하면 실현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진퇴양난 노조의 선택은?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지난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완성차 3개 상장사(현대·기아·쌍용)의 영업이익은 41.3% 감소한 반면, 상장사 84개사 기준 자동차 부품업계 영업이익은 111.3% 감소했다. 적자 부품업체는 84개 중 49개사로 58.3%에 달한다.

특히 부품업체는 지난 8월까지는 납품과 입금시기 간 시차(3개월여)와 3월까지의 수출 실적 덕분에 버텨왔으나, 4월 이후 수출이 급감해 9월 이후 유동성 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회 관계자는 “자동차산업 생존과 고용유지 여부는 향후 2∼3개월 부품업체의 유동성 애로 해소 여부가 관건”이라며 “정부의 금융대책 보완과 현장 이행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발행, 신보·기보 상생협약보증프로그램 진행,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 등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복잡한 요건 때문에 이행 속도가 느리고 신용등급에 따른 요건 미충족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P-COB의 경우 완성차업체 협력사 64곳이 신청했는데 이중 26곳만 승인을 받고 나머지는 기각됐다.

자동차업계의 이와 같은 상황은 노조를 압박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GM의 올 1월부터 8월까지 누적 판매량(수출·내수 포함)은 22만8417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6% 감소했고 르노삼성은 8만4158대로 26.6% 줄었다. 르노삼성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4% 급감했다.

자동차 부품사들은 완성차 생산량 감소로 생존 위기에 몰렸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한다면 여론의 뭇매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임단협의 적용 시기가 내년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코로나19 사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파업 등 극한투쟁에 나설 경우 집단이기주의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부품 업체들에게는 납품 일정이 굉장히 중요한데, 파업을 하면 이런 일정이 무너지면서 큰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은 “올해 임단협이 매우 우려된다”며 “자동차산업 전반의 적자가 확대되는 등 기업 생존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원활한 노사협상과 생산비용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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