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법’ 입법 예고에 네이버·카카오 반발하는 이유
‘넷플릭스법’ 입법 예고에 네이버·카카오 반발하는 이유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9.09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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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승차 막는다? 국내 사업자들 부담만 가중”
<넷플릭스 홈페이지 캡처>

[인사아트코리아=이경원 기자] 국내외 부가통신사업자들에게 ‘망 품질 유지 의무’를 지우는 일명 ‘넷플릭스법’이 9일 입법 예고된 가운데, 핵심 조항을 두고 국내 인터넷 업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이 입법 예고됐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에 필요한 세부사항을 정한 것으로, 부가통신사업자에 서비스 안정성 확보를 위한 조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번 개정안에는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 등을 위한 조치 ▲유보신고제 도입에 따른 반려 세부기준 ▲IoT(사물인터넷) 서비스 재판매사업 진입장벽 완화 등이 포함됐다.

그간 인터넷 업계를 뜨겁게 달군 ‘부가통신사업자의 서비스 안정성 확보 등을 위한 조치’, 이른바 ‘넷플릭스법’의 시행령도 공개돼 주목을 끌었다.

과기정통부가 정한 넷플릭스법의 적용대상은 지난해 말 3개월간 일평균 이용자 수와 트래픽 양이 각각 100만명 이상이면서 국내 총 트래픽 양의 1%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다. 과기정통부가 정한 기준에 따르면, 해외 사업자로는 구글·넷플릭스·페이스북, 국내 사업자로는 네이버·카카오가 여기에 해당된다.

해당 부가통신사업자들에게는 트래픽의 과도한 집중과 기술적 오류 등을 막고 서비스 안정성을 확보 해야하는 의무도 포함됐다. 쉽게 말해 망 관리까지 다 해야한다는 얘기다. 의무 이행 현황에 대해서는 매년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시행령 발표 이후 네이버와 카카오 등이 소속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이하 ‘인기협’)는 성명서를 내고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선 상태다. 시행령안에서 정한 기준이 모호할 뿐만 아니라, 헌법상 기본권 침해가 우려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는 이유에서다.

먼저 시행령안이 모호한 기준과 불명확한 표현으로 규정되어 법률의 개정취지를 몰각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기협은 “시행령안이 정하고 있는 기준 ‘일일평균 이용자 수’에는 단순 서비스 방문자도 포함되는지 여부, ‘일일평균 트래픽 양이 국내 총량의 1%’라는 것은 국내 총량이 실제 소통되는 트래픽양인지 통신사가 보유한 트래픽양인지 여부 등 기준이 모호하다”면서 “부가통신사업자 입장에서 자사 서비스가 사용하는 트래픽양이 국내 총량의 1%에 해당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인기협 “망 사용료에 관리까지..부당”

이 법령 개정의 취지가 거대 해외 사업자들의 무임승차를 막기 위한 것에서 촉발했다는 점에서 적용대상의 타당성 문제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국내 인터넷 트래픽 발생량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비중은 25.8%다. 이어 페이스북(4.7%), 네이버(2.5%), 넷플릭스(2.3%), 카카오(1.8%) 순이다.

구글을 비롯한 해외 사업자들이 국내 인터넷 트래픽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면서도 망 비용을 지불 하지 않고 서비스 품질 문제에는 소홀히 하자, 이들에게 ‘서비스 안정’ 의무를 지게 하자는 것이 당초 취지였다. 구글의 경우 트래픽 발생량이 국내 사업자들과 압도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외 사업자들에게 같은 의무를 지게 하는 것이 법의 취지에 맞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업계 얘기다.

더불어 이번 시행령안에는 망 품질 유지 의무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는데, 인기협은 이 역시 매우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시행령안이 이용자 보호를 명목으로 부가통신사업자에게만 과도한 의무를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기협은 “대상 사업자는 서비스를 안정하게 유지해서 이용자를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고, 그 외 사업자는 이러한 책임에서 자유로운 합리적인 이유를 찾아보기 어렵다”면서 “특정 사업자에게 트래픽 집중 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와 이를 위한 물적 설비의 구매를 강제하는 것은 과도하고 형평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국내 사업자들은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는데, 여기에 망 관리까지 하라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또한 같은 민간 사업자인 통신사에 협의 또는 사전통지를 의무화하라는 조항은 영업기밀에 속하는 정보를 공개하고 일일이 확인을 받으라는 것으로, 부가통신사업자의 헌법상 기본권인 계약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 그리고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국내 부가통신사업자들이 서비스 품질 안정화 의무만 더 안게 됐으며, 망 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을 우려했다.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부가통신사업자에게 망 관리 의무까지 지게 하는 것은 망 중립성을 위반하는 매우 부당한 조항”이라면서 “해외 거대 사업자들이 망 사용료도 안내고 있는 상황에서 망 관리까지 하도록 확실히 제재할 수 있을지 실효성 측면에서도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여러 정황상 원래 법안의 취지를 달성하기는 어렵고, 결국 국내 사업자들의 부담만 가중되는 상황으로 파악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과기정통부는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국내 대리인을 통해 시정명령과 과태료 2000만원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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