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직원들은 밥줄 끊기는데 창업주는 매각 이득 챙기기 몰두?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밥줄 끊기는데 창업주는 매각 이득 챙기기 몰두?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9.09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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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5명 해고 통보, 오는 10월 14일 해고 처리...노조 “재고용 전제도 사실상 불가능”
지난 8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진행된 이스타항공 대량 정리해고 사태 해결 촉구기자회견에서 참가자가 '이상직 OUT' 메시지가 적힌 마스크를 쓰고 있다.뉴시스
지난 8일 서울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진행된 이스타항공 대량 정리해고 사태 해결 촉구기자회견에서 참가자가 '이상직 OUT' 메시지가 적힌 마스크를 쓰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이스타항공 임직원 605명이 대량 해고된 가운데 노동조합원들이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책임론을 물으며 정부에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초부터 7개월 넘게 임금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정리해고까지 당하는 것은 엎친 데 덮친 격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 8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기자회견을 갖고 “이스타항공 최종구 사장이 전날(7일) 담화문을 발표했고 이스타항공 회생을 위해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며 이메일을 통해 정리해고를 통보할 것이 확실해졌다”며 “노조는 무급 순환휴직을 통해 정리해고만은 막자고 제안했고 이것은 정리해고에 따른 인건비 절감분에 상응하는 노동자 고통 분담안이었지만 경영진은 이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거부했다. 사모펀드와의 매각협상 과정이나 내용에 대해 철저히 숨기며 구조조정을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기업회생과 노동자생존권을 위한 사재출연을 하고 있지 않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노조는 “지난 8월 중순에 이상직 의원이 직접 이스타항공 경영진을 찾아와 만난 것은 기업해체 수준의 구조조정과 인력감축 계획에 대해 승인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노조는 정부가 대량해고 문제를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최근 국토교통부는 이스타항공 정리해고로 인한 항공산업 실업대란을 막기 위해 유동성을 지원하겠다는 ‘항공산업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이스타항공의 경우 매각 중이라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며 “고용노동부도 경영진의 비도덕적이고 부당한 정리해고 계획을 사실상 묵인했다. 집권여당 소속 의원이 오너인 기업에서 오히려 극악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이건 의원들이건 모두 쉬쉬하며 사실상 감싸고 있을 뿐”이라고 진단했다.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뒤, 청와대에 정리해고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7일 이메일을 통해 임직원 605명에게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구체적인 정리해고 시점은 오는 10월 14일로, 이는 항공업계 첫 대규모 구조조정이자 현 정부 들어 최대 규모의 해고사태다. 사측은 당초 700여명 규모의 정리해고를 단행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8월 말부터 시작한 희망퇴직으로 총 98명이 사직하면서 현재의 규모로 축소됐다.

기존 1600명이 넘던 이스타항공 직원수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게 됐다. 정리해고가 끝나면 이스타항공에 남는 직원은 총 576명이 된다. 현재 항공기 6대를 운항하는 데 필요한 인원 등을 비롯한 최소 인원이다. 정비 인력 부문은 이번 정리해고에서 전원 제외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회사가 도저히 임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 사정이 나아지면 다시 재고용할 방침”이라고 밝혔으나, 이스타항공의 정리해고를 시작으로 항공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무산된 이후 이스타항공 직원들이 가장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 된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이스타항공 무더기 해고에 대한 구체적 사안을 듣기 위해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위원장은 “사측의 재고용 전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표이사 입장문엔 재고용 의사가 있다고 했으나 실제 개인에게 보낸 이메일 통지서에는 재고용에 대한 내용이 그 어디에도 없다”며 “재고용을 전제로 한다고 해도, 이스타항공 측이 표명을 할 것이 아니라 인수자가 이에 대한 확인을 해줘야 그나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측이 재고용 운운해도 새 경영자가 들어와서 안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업 회생 절차로 들어가지 않고 이렇게 무더기로 내보낸 후 어떻게든 매각하려는 경영진의 행보를 봤을 때, 결국은 본인들 이득 취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뉴시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뉴시스>

사측이 메일로 해고 통보를 하기 전에 노조 측과 어떠한 협의나 합의가 된 것은 없었나.

“사측이 정리해고 의사를 밝혔을 때, 노조는 수차례 무급순환휴직을 제안했었다. 당시 근로자대표단은 별다른 언급이 없다가 그 다음 날부턴 사측과 함께 반대를 하더라. 그러면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사측의 최종 결정이었다. 노조측 제안이 받아들여 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마치 오로지 정리해고만을 염두에 둔 것처럼. 이렇게 사측 입장만 근로자대표단이 받아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발송하는 방식이 계속 이뤄졌고, 지난 7일 메일로 정리해고 통보를 받게 된 것이다.”

이번에 해고 통보된 분들이 대부분 노조원이었다고 들었다.

“노조 집행부와 대의원 전체를 날린 셈이다. 결과적으로 전체 노조 조합원 중 10여명만 남기고 전부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상직 의원 측으로부터 나온 얘기는 없나.

“이상직 의원 측은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다. 전혀 없다. 제3자인 듯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자신이 실질적인 오너임에도 불구하고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한 5억원의 고용보험료조차 사재출연하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중순에 이상직 의원이 회사 근처에 나타난 이후부터 정리해고 얘기가 확 불거졌다. 그때부터 근로자대표 회의를 급하게 열고 정리해고를 하겠다고 사측이 얘길 한 것을 감안했을 때, 이번 정리해고의 배후에도 이상직 의원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해고 기준은 어떻게 된 것인가. 사측으로부터 들은 것이 있나.

“회사가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안이 제주항공과 인수합병을 진행할 당시 정리해고를 하기 위해 직원들 해고명단과 관련해 순번을 매겨 놓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그대로 적용해서 이번에 발표했다고 하더라. 그 때 1600여명에 대한 전체 순번을 매겨놨었다고 하더라.”

회사는 추후 재고용을 전제를 했는데, 어느 정도 현실성이 있다고 보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 대표이사 입장문엔 재고용 의사가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개인에게 보낸 이메일 통지서에는 재고용에 대한 내용이 그 어디에도 없다. 그리고 재고용을 전제로 한다고 해도, 이스타항공 측이 표명할 것이 아니라 인수자가 이에 대한 확인을 해줘야 그나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측이 재고용 운운해도 새 경영자가 들어와서 안하면 그 뿐인 것 아닌가. 지금 사측이 하는 것을 보면, 인수자는 명확하게 없는데 경영진들이 선제적으로 기업 해체 수준의 인원 감축을 해서 다운사이징된 이스타항공을 매각해 어떻게든 이득을 취해서 나가려는 것처럼 보인다. 회생 절차로 들어가지 않고 이렇게 무더기로 내보내고 매각하려는 것도 의아한 부분이다.”

추후 행보는 어떻게 진행할 방침인가.

“지금까지 약 7~8개월 임금을 못 받고 해고까지 당하게 됐다. 오는 10월 14일이 되면 해고가 되는 건데, 그 순간부터 노동위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할 것이다. 각종 시민단체와 연대해서 해고무효 혹은 철회 운동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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