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기소’ 검찰-삼성 ’삼성물산 이사회’ 논쟁 이번엔 끝장낼까
‘이재용 기소’ 검찰-삼성 ’삼성물산 이사회’ 논쟁 이번엔 끝장낼까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0.09.04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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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5월 26일 ‘삼성물산 임시이사회’ 위법성 여부 쟁점
검찰 “검토 제대로 않고 형식적 합병 의결” VS 삼성 “합병 필요성과 효과 충분히 심의해 결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한 검찰이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인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삼성물산 이사회 결의를 기소 내용으로 다루고 있어 주목된다. 관련 쟁점을 놓고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특검과 삼성이 치열한 법정공방을 벌쳤지만, 제대로 된 결론이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번에야 말로 이사회 결의에서 드러난 위법성을 밝혀내겠다는 입장인 반면, 삼성 측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쟁점을 하나하나 해명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지난 1일 삼성그룹 합병 및 회계부정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재용 부회장 등에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 2015년 5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작업을 위해 이뤄졌으며, 이를 위해 당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동원돼 여러 위법한 방법으로 합병을 이끌어 냈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검찰의 이번 기소 내용이 2017년 초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사건 때 박영수 특검이 이 부회장 등 삼성 관계자들을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하면서 적시한 공소사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검찰은 이번에도 특검 공소사실 내용과 같은 2015년 5월 26일 있었던 삼성물산의 임시이사회에 관해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당시 미래전략실이 허위 합병 명분과 이를 뒷받침할 허위 시너지 수치를 산출해 삼성물산 이사회에 제공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당시 이사회에서 실제 합병 목적과 합병비율·합병시점의 적정성, 주주 이익 보호 등은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1시간 만에 형식적으로 합병 찬성을 의결한 뒤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의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 등에게 주어진 뇌물공여와 횡령 등 혐의에 대해 큰 틀에서의 판결만을 내렸을 뿐, 이번에 검찰이 제기한 삼성물산 임시이사회에 관한 쟁점은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

삼성물산 이사회 결의 위법성 있었나

2015년 5월 26일 삼성물산 임시이사회 결의가 합병절차에 있어 위법성이 있었다는 검찰 측 주장을 살펴보면, 당시 합병의 필요성에 대한 검토와 합병 시점 및 합병 비율의 적정성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대안 존재 여부에 대한 검토와 주주들의 이익 그리고 주주들의 합병 결정을 돕는 방법 등에 대한 검토 역시 존재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오로지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제일모직 대주주였던 이 부회장에 유리하도록 삼성물산의 주가가 과소평가된 시점에 합병을 결의했다는 설명이다.

물론 삼성 측은 과거 국정농단 관련 재판 때뿐만 아니라, 합병 당시 관련 의혹을 제기한 언론 등에도 수차례 해명한 바 있다. 결론적으로 당시 삼성물산 이사회 결의에는 어떠한 위법 사항도 없다는 입장이었다.

검찰은 당시 이사회가 1시간 만에 형식적으로 합병 찬성을 의결했다고 본 반면, 삼성은 참석한 이사회 인원들이 합병과 관련해 어떤 내용이 나올지 사측의 사전 설명 등을 통해 인지한 상태였고 합병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충분히 심의한 채 결론을 내렸다고 반박해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추진 당시 세계적인 유가하락과 더불어 해외건설 사업부문에 대한 우려 그리고 전반적 상품가격 하락으로 인해 삼성물산 주력사업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었고, 특히 2015년 1분기 삼성물산은 어닝쇼크(Earning Shock)를 기록하면서 주가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었다는 게 삼성 측 주장이다.

삼성물산과 주주들 입장에서 이 침체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레저‧패션‧식음료‧바이오분야 등에서 강점 또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추진할만한 동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설령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위법적 수단까지 동원해 성사시킬 목적이 있었다 할지라도, 이런 내외부적 요인까지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당시 이사회가 삼성물산의 수익성 정체와 성장 지연, 주가하락 등의 우려로 합병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것이다.

현재 회계부정 의혹으로 쟁점이 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합병 시너지와 관련해 당시 이사회 심의안건 및 의사록을 살펴보면, 박근혜 정부에서 국가전략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바이오 산업을 꼽았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그런 만큼 합병 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와 합병 시너지 효과를 이사회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했고, 회계부정 의혹이 크게 제기되지 않았던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성장성과 수익성 등 각종 수치를 이사회가 허위로 받아들였다는 증거는 없었다. 또 삼성이 그 수치를 조작했다고 할만한 근거는 현재까지도 법적으로 밝혀진 바 없다.

“이사회, 개인 주주 이익 보호 등 제대로 검토 안해”… 위법 소지 물을 수 있나

현재 검찰은 기소 내용 중 2015년 5월 26일 임시이사회 당시 ‘주주 이익 보호 등은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1시간 만에 형식적으로 합병 찬성을 의결한 뒤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적했지만, 이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남을 수밖에 없다.

대법원 판례(2004.5.13. 선고, 2002도7340)에 따르면, 주식회사의 이사들은 일반 주주들의 주식 가치를 보존하는 임무를 대행한다거나 주주의 재산보전 행위에 협력하는 자로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당시 삼성물산 이사들은 합병에 대해 경영적 판단을 하면서 주어진 정보를 통해 회사에 이익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합병을 승인하는 행위 이상을 하지는 않는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이사들이 다른 개별 주주들의 구체적이며 경제적 득실까지 고려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당시 삼성 측이 삼성물산 이사들에 조작된 자료를 제공해 그들에 허위의 판단을 이끌어 냈다는 등의 의혹이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이상, 검찰 측 기소 내용대로 당시 이사들이 개인 주주들의 이익 보호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것은 위법적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설명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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