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체제 2년] 현대차가 가장 먼저 내연기관 시대 끝낸다
[정의선 체제 2년] 현대차가 가장 먼저 내연기관 시대 끝낸다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9.03 1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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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혁신·도전 키워드로 줄기찬 도전의 시간
미래 모빌리티 주도하며 전기차 세계 1위 목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한국판 뉴딜 대국민 보고대회 현장 라이브 연결을 위해 스튜디오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현대차그룹>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2018년 9월 14일 승진하면서 그룹을 사실상 총괄하는 중책을 맡았다. 정의선 체제 2년을 맞이하고 있는 지금 재계와 업계 안팎에서는 ‘성공적 안착’ '혁신의 2년'이라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로는 우선 2019년 연매출 사상 첫 100조원 돌파를 꼽을 수 있다.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그린뉴딜을 이끌 민간기업 대표로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현대차그룹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기·수소차, 도심항공모빌리티, 수소에너지 등 주요 사업이 국가사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정부가 정 수석부회장과 현대차그룹에 대해 그만큼 신뢰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그린뉴딜 사업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고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의 지난 2년은 ‘변화’ ‘혁신’ ‘도전’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그룹의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변화시켰다. 사업적으로는 오픈이노베이션과 합종연횡을 과감하게 단행했다. 그 결과 세계 전기차 시장 1위라는 목표를 향해 가속도가 붙는 중이다.

자율복·직급체계 개편·상시채용 정착 등 수평적 조직문화 완성

2019년 1월 2일 현대차그룹 시무식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연출됐다. 정 수석부회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하는 시무식이었다. 대강당 단상에 임원들의 자리가 배치됐던 과거와는 달리 정 수석부회장을 포함한 임원들의 자리는 다른 직원들과 같은 단상 아래에 놓였다.

이날 시무식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변화와 혁신 전략이 성공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서는 선진화된 경영 시스템과 유연한 기업 문화가 필수”라며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데, 저부터 임직원 여러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도전적 실행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해 3월 현대차그룹은 완전 자율복 근무제를 전면 시행했다. 기업문화가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현대차그룹에서 자율복 근무는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많은 기업들이 앞서 자율복 제도를 도입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변하지 않았던 조직문화를 정 수석부회장이 단숨에 바꾼 것이다. 그해 9월에는 직원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직급·호칭 체계를 싹 뜯어고쳤다. 5급사원·4급사원·대리·과장·부장 등 6단계로 나뉘어 있던 직급을 G 1·2·3·4 등으로 줄이고 호칭은 매니저와 책임매니저로 간소화했다. 이러한 개편의 목적은 ‘일’ 중심의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었다.

전통적인 정기공채 방식을 상시채용으로 전면 전환했다. 기존 정기공채 방식으로는 적시에 적합한 인재를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선 채용 인원이 줄어들고 지원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현대차 ‘2020 지속가능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신규 채용(국내기준) 규모는 4805명으로 2018년 4154명 대비 15.7% 늘어났다. 이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는 타운홀미팅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현대차그룹>

4차 산업혁명·미래차 전환 준비

정 수석부회장은 전 세계 자동차산업이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시대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그룹을 책임지는 자리에 올랐다. 2019년은 전기차 시대 전환을 포함한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준비를 한 해였다. 그는 전기차로 완전히 전환될 경우에 대비해 자율주행, 차량공유, 도심항공서비스, 로보택시 등 모두를 포함한 큰 그림을 그렸다.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국내외 4차 산업혁명 기업들에 투자하고 협력관계를 맺는 것이다. 지난해 9월 현대차는 세계 최고의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기업 ‘앱티브’에 2조3000억원을 투자해 합작법인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엔 합작법인 공식 명칭을 ‘모셔널’로 정하고 본격적인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돌입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차량공유 시대에 대비해 동남아시아 최대 카헤일링 업체인 ‘그랩’에 2억7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스라엘의 라이다(사물 자동 인식 프로그램) 전문 개발 스타트업 ‘옵시스’, 미국의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 ‘퍼셉티브 오토마타’ 등 여러 IT·AI 관련 기업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이들에 투자한 금액은 2019년 상반기에만 779억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한 것은 차질없이 실현하는 ‘뚝심’

다시 시계를 2019년 시무식으로 돌려보자. 당시 정 수석부회장은 “ICT 융합, 공유경제(차량공유), 인공지능(자율주행), 스마트 모빌리티와 같은 미래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술혁신을 가속화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하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수소차를 포함한 전동화 모델을 개발해 2025년 44개 모델, 연간 165만대 판매를 목표로 글로벌 전동화 시작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개발에도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수소전기차에 대해서는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의 대중화를 완성하겠다고 선언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계획들은 차질없이 착착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세계 자동차 업체들이 침체에 빠진 가운데서도 현대차그룹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부 계획에 차질이 생기기도 했지만 멈추지 않는 신차 출시로 위기를 돌파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내년에 출시될 전기차 모델 콘셉트(위)와 도심항공모빌리티 미래 비전.<현대차그룹>

지난 한국판 뉴딜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또 다른 도전을 제시했다. 그는 “내년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며 “2025년에는 전기차를 100만대 판매하고 시장점유율 10% 이상을 기록해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상 전기차 부문 세계 1위를 선포한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 발표 이전에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는 삼성·LG·SK 총수들을 차례로 만났다. 전기차의 핵심은 최첨단 배터리 기술이다. 이들 국내 3사와 협력관계 없이는 세계 1위 도약이 힘들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정 수석부회장이 전기차 세계 1위를 향해 얼마나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정 수석부회장의 도전은 내연기관 체제에서 미래 시대에 맞게 그룹을 완전히 전환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전기·수소차,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 수소에너지 등이 있다. 지금까지 보여온 말하기 전에 준비하고 실천하는 그의 행동 양식을 볼 때 또 어떤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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