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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8:38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송영숙 회장 구원 등판, 한미약품 후계구도 3가지 변수
송영숙 회장 구원 등판, 한미약품 후계구도 3가지 변수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9.01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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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임성기 회장 지분 34.27% 향방 주목…3남매 지분 비슷
고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한미약품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한미약품>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지난 8월 2일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이 향년 8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기존에 없던 신약개발의 길을 닦은 인물로 평가받아온 고(故) 임성기 회장은 신약개발을 발판으로 그가 직접 세운 한미약품을 매출 1조원대 제약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임성기 회장은 1940년 3월 경기도 김포에서 태어났다. 1967년 중앙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하고 서울 동대문에서 ‘임성기 약국’을 시작했다. 이후 1973년 ‘더 좋은 약을 우리 손으로 만들자’는 비전을 가지고 한미약품을 창업했다. 처음에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제네릭 판매에 집중하며 회사의 기반을 다졌다.

임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신약개발은 내 목숨과도 같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그런만큼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1989년 글로벌 제약기업 로슈에 한미약품의 항생제 세프트리악손 제조기술을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2000년대에는 개량신약 분야에 도전해 아모디핀·아모잘탄 등을 개발해 회사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 2015년에는 한해 동안 총 7건의 대형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성사시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임 회장은 한국 최초의 개량신약, 복합신약, 혁신 신약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며 한국형 R&D를 통한 한국 제약산업의 트렌드를 주도했다.

임 회장은 대형 기술수출 계약 이후 몇 건의 기술수출 반환이 일어난 후, 전체 임원 회의에서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은 외롭고 힘들지만, 그 길에 창조와 혁신이 있다”며 도전을 포기하지 말 것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의 강점은 임 회장의 이러한 도전과 역경, 성공과 실패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평가다.

임 회장은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지금은 흔한 말이 된 ‘기술수출’ ‘오픈 이노베이션’ 등을 선구적으로 실행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8년 신년사에서 “한미약품의 창조와 혁신, 그리고 도전은 대한민국이 제약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확신 한다”며 신약개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의 이러한 신념을 부인 송영숙 회장과 2세들이 어떤 방식으로 이어받아 발전시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성기 회장 별세 이후 세간의 관심은 한미약품의 후계에 집중되는 모양새다. 한미약품은 신임 회장으로 지난 8월 10일 임 회장의 부인인 송영숙 고문을 추대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2세 승계에 관심이 집중되는 사이 부인이 회장에 임명되는 의외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에게 승계하기 위한 과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송영숙 신임 회장 체제 장기화 준비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한미약품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 <한미약품>

그러나 한미약품 관계자는 “송영숙 신임 회장 체제가 굳건히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며 “전문경영인의 전문성과 가족들의 책임경영이 조화를 이루는 체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게 회사의 방침”이라고 선을 그었다.

송영숙 신임 회장은 2002년부터 현재까지 가현문화재단 이사장을 역임했다. 2003년에는 한미사진미술관을 설립해 관장을 맡았다. 2017년부터 한미약품의 사회공헌활동(CSR) 담당 고문으로 경영에 참여해왔다. 송 회장은 한미약품그룹의 발전 과정에서 임 회장과 주요 경영 판단 사항을 협의하는 등 임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그룹의 성장에 공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북경한미약품 설립 당시 한국과 중국의 정치·문화적 차이 때문에 발생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많은 기여했으며 국내 공장·연구소 설립과 확대, 주요 투자 사항 등에 대해서도 임 회장과 논의하며 판단을 도왔다.

송 회장은 취임이 결정된 지난달 10일 “임성기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중단 없이 계속 신약 개발에 매진하고 해외 파트너들과의 지속적 관계 증진 등을 통해 제약 강국을 이루는데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정에 따라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당분간 현재 위치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미국 보스턴대에서 생화학을 전공하고 2000년 한미약품 전략팀 과장으로 입사했다. 2004년에는 중국 진출 후 10여년 동안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던 북경한미약품으로 자리를 옮겨 기획실장·대표이사를 지내며 중국 시장 개척을 진두지휘했다. 2003년 100억원에 머물던 매출이 2019년 2500억원을 넘어섰다.

한미약품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했던 2010년에는 지주회사로 출범한 한미사이언스에서 임성기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로 취임했다. 2016년 임 회장이 미등기임원으로 물러남에 따라 단독대표를 맡게 됐다. 당시 재계에서는 임 대표가 후계자로서 낙점받은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임 대표는 지난 20여년 간 주로 그룹의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역할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로서 그룹의 미래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임 대표는 바이오뱅크 네트워크를 전 세계에 걸쳐 구축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뱅크는 사람과 동식물에서 수집한 혈장, 혈청, 소변 등 ‘인체 유래물’ 전반에 대한 정보를 수집·보관·분양하는 인체 자원은행을 가리킨다.

그래픽=이민자
<그래픽=이민자>

한미약품그룹은 2017년부터 우종수·권세창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사실상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우종수 대표가 경영관리 부문을, 권세창 대표가 신약개발 부문을 맡고 있다. 기술수출 반환 사건 이후 한미약품은 이른바 투톱 체제를 완성시켰다.

지난 3년간 한미약품은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고르게 증가했다.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은 각각 26.2%, 287.7%, 110.9% 증가했다. 이러한 고른 성장 속에서도 R&D 투자를 늘려나갔다. 지난해에만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최고 수준인 2098억원(매출액 대비 18.8%)을 투자했다. 2018년 1929억원보다 169억원 늘어난 수치다. 그러면서도 2018년과 2019년 매출 1조원을 초과 달성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권세창 대표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2023년 3월까지 연장됐다. 우종수 대표의 임기는 2022년 3월까지다. 송영숙 회장이 현 경영진과 함께 가겠다는 의사를 밝힌 만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적어도 2022년 3월까지는 투톱 체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너家와 우종수·권세창 전문경영인 조화 이뤄낼까

한미약품은 일단 송영숙 회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장남인 임종윤 대표 이외에 장녀인 임주현 한미약품 부사장과 차남인 임종훈 한미헬스케어 대표 등도 그룹의 주요 요직에 있으면서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송 회장 체제가 계속 이어진다면, 이들과 함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 사이의 조화가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가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회사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유지되더라도 임성기 회장 소유였던 지분이 가족들에게 얼마만큼 어떻게 분배되느냐는 여전히 관심거리로 남는다. 한미약품은 한미사이언스가 최대주주다. 한미사이언스는 임성기 회장이 34.27%로 최대주주이고 임종윤 대표가 3.65%, 송영숙 회장이 1.26%, 임주현 부사장이 3.55%, 임종훈 대표가 3.14%를 가지고 있다.

임성기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34.27%의 지분이 어떻게 분배될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별도의 유언장이 없다면, 법정 상속 비율이 적용돼 부인과 자녀들에게 각각 1.5 대 1로 배분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다. 그럴경우 송영숙 회장은 총 12.68%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가 된다. 자녀들에게는 7.61%의 지분이 돌아가지만 송 회장의 지분에는 못 미친다.

여러 오너 기업들이 현재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경영의 최종 결정권은 오너가 가지는 게 일반적이다. 전문경영인체제는 원칙적으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있지만 국내 오너 기업들의 경우 이러한 원칙이 100% 지켜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오너의 경영 참여를 잘못이라고만 볼 수는 없기에 조화로운 운영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송영숙 회장은 오는 28일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전문경영인들과 자녀 3명도 상근 등기임원으로 경영에 모두 동참하고 있다. 임성기 회장의 지분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한미약품그룹의 미래를 위해서는 이들이 과연 불화 없이 조화로운 경영을 지속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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