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보톡스 시장, ‘왕좌’ 없는 경쟁 시대 올까
혼돈의 보톡스 시장, ‘왕좌’ 없는 경쟁 시대 올까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8.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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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대웅제약 ‘균주 출처’ ‘불법 원액’ 논란 불씨 남아
종근당 ‘원더톡스’, 제태마 ‘더 톡신’ 등 후발주자 경쟁 가세
국내 보톡스 시장이 균주 출처 논란,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등 경쟁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더욱 경쟁이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국내 보톡스 시장이 균주 출처 논란, 메디톡신 품목허가 취소 등 경쟁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국내 보톡스 시장에서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 취소 명령을 받았던 메디톡스의 3개 제품(메디톡신주 50단위·100단위·150단위)의 판매가 정상화 될 예정이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균주 출처를 놓고 벌인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소송의 결과도 경쟁 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보톡스 시장에 커다란 변수가 생기고 새로운 후발 주자들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경쟁 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4일 대전고등법원은 메디톡스가 식약처를 상대로 낸 메디톡신 제품 품목허가 취소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일명 ‘균주전쟁’에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 준 것도 하나의 변수다. ITC는 예비판결에서 대웅제약의 보톡스 제품인 나보타에 대해 10년간 수입 금지를 미국 정부에 권고했다.

기사회생 메디톡스 품목허가 취소 역경 이겨낼까

국내 보톡스 시장 규모는 1000억~12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까지 휴젤(보툴렉스)과 메디톡스가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면서 근소한 차이로 점유율 1·2위를 다퉜다.

지난해 메디톡스가 메디톡신 제조 과정에서 허가되지 않은 원액을 사용하고 서류를 조작해 마치 허가받은 원액을 사용한 것처럼 꾸몄다는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 4월 17일 식약처는 메디톡신 제품 3종에 대한 잠정 제조·판매 중지 명령를 내렸고 6월 25일 해당 제품의 품목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메디톡스는 식약처의 결정에 반발해 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등 행정소송을 제기해 결국 인용 결정을 이끌어냈다. 우여곡절 끝에 메디톡스는 당분간 메디톡신을 정상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메디톡신의 품목허가 취소 관련 식약처와 메디톡스의 공방이 진행되는 동안 경쟁사인 휴젤이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파악된다. 유안타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휴젤의 2분기 톡신 제품의 국내 매출이 34.7%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에는 종근당이 보톡스 제품 ‘원더톡스’를 출시하면서 보톡스 시장의 판도 변화에 이목이 집중됐다. 업계에선 4개월 사이 보톡스 시장에 새로 진출하는 기업 수가 많이 증가했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하지만 복수의 관계자들 말을 종합하면 이 시기에 시장이 크게 요동치지는 않았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종근당의 원더톡스도 아직은 시장에 진입하는 단계라 돌풍을 일으키지는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메디톡신이 다시 판매될 수 있게 되면서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칠 전망이다. 메디톡스는 본안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최소 1년이라는 시간을 번 셈이다. 그러나 메디톡스에 대한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일각에선 메디톡스가 메디톡신 재고를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메디톡스는 또 메디톡신 제조·판매 중지 기간 매출 하락을 우려해 수출 쪽으로 재고를 소진하고 이노톡스주와 코어톡스주의 판매 가격을 낮추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펼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메디톡스가 위기 극복을 위해 이노톡스 등의 가격을 낮춘 탓에 현재 보톡스 제판의 판매가가 하락한 상태”라며 “향후 치열한 가격경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대전고법의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판로가 다시 열리면서 병·의원에서 구매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빈틈 생긴 경쟁 구도에 도전자 속속 등장

현재로선 국내 보톡스 시장을 예측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11월 ITC의 최종판결에 따라 대웅제약과 메디톡스 양사 중 한 곳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둘 중 한 곳이 보톡스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도될 가능성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양사가 타협을 통해 공존을 모색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톡스 시장에 새롭게 뛰어드는 기업들도 생겨났다. 약 10여개 업체가 시장 진출을 노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중에는 에스테틱 바이오 기업인 제태마(대표이사 김재영)가 눈에 띈다. 지난 4월 20일 동화약품이 제테마에 보툴리눔톡신 치료제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제테마는 2017년 영국 공중보건원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국내 최초로 오리지널 균주를 도입한 유일한 기업으로 현재 ‘더 톡신(The Toxin)’이라는 이름으로 제품화를 추진 중이다. 동화약품은 제테마의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하고 회사의 전문의약품 사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시장 창출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보톡스 시장은 1000억원대 규모로 세계 7조원 규모에 비해 작은 편이다. 경쟁 환경에 변화가 생기면서 한정된 국내 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환경을 생각할 때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는 신생 기업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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