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금융사들이 스타트업 지원에 이어 사내벤처 운영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혁신인재를 찾고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한 시도다.

교보생명은 임직원 아이디어에서 신사업 방안을 찾는 '유니콘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교보생명 유니콘은 유니언(Union)과 콘테스트(Contest) 합성어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이 될 좋은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프로젝트를 의미한다.

이달 중순까지 사내 공모를 거쳐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사내외 전문가들이 모여 유니콘 제출안 중 우수 아이디어를 선발할 예정이다. 오는 연말까지 아이디어를 실체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카드사도 혁신 아이디어를 낸 직원들의 사업 추진을 지원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사내벤처·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아임벤처스(I'm Ventures)' 5기를 지난달 28일 출범시켰다.

아임벤처스 1기 출신 사내벤처인 올댓웨딩은 개인 맞춤형 웨딩상품을 중개하는 사업을 진행하는데, 2017년 출범 이후 지금까지 취급액 70억원, 영업이익 6억원을 창출했다.

신한카드는 이 같은 성과를 보상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낸 직원을 비롯한 업무 수행 직원에게 세전이익 5%에 상당하는 배당금을 지급했다.

하나금융지주는 IT 자회사인 하나금융티아이의 사내벤처인 씨닷츠, 씨씨기부를 독립기업으로 분사했다. 이들 회사들은 자율적인 조직시스템, 보상체계를 운영할 수 있고 지주사로부터 성장 과정에 따른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금융사들은 디지털 전환, 빅블러(업종간 경계 붕괴) 등 업계 변화에 대처할 혁신 수단으로 사내벤처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보수적인 사내 분위기를 바꾸길 원하고 있다. A은행 글로벌사업부문 관계자는 “앞으로 임원 자리는 영업 잘하는 전통 금융맨보다 4차 산업혁명에 어울리는 혁신인재가 차지해야 하지만 여전히 신구(新舊) 갈등이 있다”며 “사내벤처는 능력을 증명한 직원에게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사내벤처는 본사가 육성 중인 스타트업보다 사업 제휴를 하기 용이하다.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은 제휴 목적보다는 사회공헌 측면이 강한 반면, 사내벤처는 출범 전부터 본사와 연계할 사업을 골라 추진하기 때문이다.

사내벤처 운영에 대한 밀레니얼 세대 직원들의 반응도 좋다. B은행 디지털사업부문 행원은 “은행에서 평생 근무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 대학원을 다니고 있고 10년 뒤 퇴사해 사업을 하고 싶다”며 “사내벤처는 또 다른 꿈을 가진 직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