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온라인 소호 대출 해드려요"...'경쟁' 우려에 은행은 발만 '동동'
네이버 "온라인 소호 대출 해드려요"...'경쟁' 우려에 은행은 발만 '동동'
  • 박지훈
  • 승인 2020.08.0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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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미래에셋, 스마트스토어 판매자 대상 대출 예정
은행권, 시장 주목하면서도 정보 유출될까 홍보 꺼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인사이트코리아=박지훈 기자] 금융부문으로 사업영역을 넓힌 네이버가 온라인 소호 대출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자사상품을 홍보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해당 대출 시장이 '돈이 되고 명분도 쌓인다'는 말이 돌면 전통금융권 간 경쟁이 극심해질 것을 우려해서다.

5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SME(Small & Medium sized Enterprise·중소기업) 대출 상품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주요 대출 대상은 중소 법인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자영업자(소호·SOHO)일 것으로 예상된다. 법인이더라도 직원 수가 10명 내외인 소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가 SME 대출을 신청하면 네이버 측이 판매자에 대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를 진행하고 미래에셋 측이 이를 바탕으로 대출을 내주는 방식이다.

네이버파이낸스는 기존 금융권의 평가방식(매출 중심)과 다른 자체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활용할 계획이다. 판매업체의 매출이 많고 적음을 떠나 얼마나 안정적인지, 업체 고객의 재이용이 얼마나 많은지, 업주가 주문을 받은 직후 얼마나 빨리 배송을 하는지 등 비금융 자료가 평가의 중심에 선다.

이 대출은 신용도가 낮은 청년 판매자의 원활한 자금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는 약 40만명인데, 이 중 사회적으로 신용 수준이 박한 2030세대가 43%를 차지하고 있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지난달 28일 SME 대출에 대해 "그동안 금융 이력이 부족해 사각지대에 머물러야 했던 중소기업과 씬파일러 등 금융 소외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서비스로 금융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게 큰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도 소호와의 '윈윈(Win-Win)' 주목

네이버보다 온라인 소호 대출 시장을 먼저 주목한 곳은 은행들이었다. 쇼핑의 비대면화가 코로나19 사태로 심화되긴 했지만 이미 그전부터 활발하게 진행된 현상이기 때문이다.

A은행은 지난해 무신사와 더블유컨셉 등 MZ세대가 즐겨 찾는 패션플랫폼과 제휴해 소호 대출 상품을 내놨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이커머스업체 쿠팡과 협력해 쿠팡 마켓플레이스 판매자를 위한 즉시정산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판매자가 결제대금을 정산일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은행으로부터 미리 지급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B은행은 SK텔레콤, 11번가와 함께 11번가 판매자 대상 대출 상품을 준비 중이다. 11번가가 판매자에 대한 빅데이터를 은행에 제공하면 은행이 이를 기반으로 대출 가능 여부를 판단하고 한도를 산출한다. 판매자가 SKT 고객이라면 통신정보를 심사에 활용할 수 있다.

B은행이 통신·유통업계와 추진 중인 대출 상품은 전산 준비 작업이 상당부분 진행돼 하반기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C은행은 지난 4월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과 함께 배달앱 주문수와 재주문율, 리뷰 수 등을 활용한 대출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은행들, '외계인' 네이버 침공에도 속수무책

은행들이 내놓는 대출 상품은 소호 친화적이어서 언론과 대중에 '이렇게 잘하고 있다'고 홍보할 만하나 그러기는 사실상 어렵다. 다른 은행이나 제2금융권도 이 같은 상품을 곧 내놓을 예정이거나 출시를 고려하고 있어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실적이 좋다고 홍보하면 경쟁사가 우리 제휴사와 접촉하거나 사업 내용을 모방할 우려가 있다"며 "이미 다른 은행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어서 실적 공개 등의 홍보를 지양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A은행은 쿠팡에 이어 다른 제휴업체들이 추가되고 있지만 이를 알리지 못하고 있다. 대출 상품이 나오기 전에 제휴사를 공개하면 사업 가능한 업종에 대한 정보를 경쟁사에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알려졌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네이버·카카오 같은 빅테크가 방대한 데이터와 높은 기술력으로 금융업종을 넘보고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다 보니 은행간 경쟁이 더욱 심화됐다"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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