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 든든한 후견인 최태원 회장의 바이오 빅픽처
SK바이오팜 든든한 후견인 최태원 회장의 바이오 빅픽처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8.0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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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과 패기 ‘SK정신’ 잭팟 터뜨리다
최태원 SK그룹 회장.<SK>

지난 7월 2일 SK바이오팜은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역대급 청약 흥행을 터뜨린 SK바이오팜은 상장 직후 ‘따상’ ‘3연상’을 기록하며 코스피 역사를 새로 썼다. 상장 이후에도 바이오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바이오 강자로 떠올랐다. 그 배경엔 지난 약 30여년 간 바이오 사업에 대한 두려움 없이 과감히 투자해 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통찰과 뚝심이 일궈낸 결실이라는 게 중론이다.

“1993년 신약개발에 도전한 이후 실패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20년 넘도록 혁신과 패기, 열정으로 지금까지 성장해 왔습니다. 글로벌 신약개발 사업은 시작할 때부터 여러 난관을 예상했기 때문에 장기적인 안목에서 꾸준히 투자해왔습니다. 혁신적인 신약 개발의 꿈을 이룹시다.”

2016년 6월 최태원 SK 회장이 경기도 판교 소재 SK바이오팜 생명과학연구원을 찾아 직원들에게 한 말이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2019년 11월 22일,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Xcopri, 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허가를 따냈다.

또 그로부터 8개월 뒤, SK바이오팜은 성공적으로 코스피 시장에 데뷔했다. 지난 7월 2일 상장된 SK바이오팜은 첫날 시초가 200%에서 시작해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으며, 종가는 12만7000원, 시가총액은 9조 9458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7월 27일엔 시총 15조원을 넘어서며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기염을 토했다. 이 배경에는 SK바이오팜이 미국 식품의약국에서 판매승인 받은 신약을 2개 보유한 국내 유일의 제약사라는 경쟁력이 자리한다. 특히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는 신약개발부터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 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최초의 국산 신약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SK바이오팜은 매출 1조원 이상 블록버스터 신약을 보여줄 최초의 한국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바이오는 ‘차세대 먹거리’”

SK바이오팜의 성공적인 데뷔로, SK그룹의 바이오 사업이 더불어 주목받고 있다.

SK그룹의 제약·바이오 계열사들은 최태원 회장이 이끄는 SK㈜와 최 회장의 사촌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 두 개 지주회사 산하에 있다. SK㈜ 산하에는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가 있으며, SK디스커버리 산하에는 SK케미칼, SK바이오사이언스, SK플라즈마가 있다.

SK케미칼은 SK디스커버리 자회사로 국내 신약 1호인 항암제 ‘선플라’를 개발한 기업이며, SK케미칼의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전문 기업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SK바이오사이언스는 내년 상장을 앞두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 회장이 백신 개발과 관련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언급하면서 SK바이오팜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SK디스커버리의 자회사인 SK플라즈마는 혈액제제 전문기업으로 코로나19 혈장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실상 최태원 회장이 주도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은 SK바이오팜과 SK팜테코라고 볼 수 있다. 최 회장은 신약 개발과 함께 의약품 생산 사업에도 공을 들였다. SK㈜는 2015년 SK바이오팜의 원료 의약품 생산 사업부를 물적분할 해 SK바이오텍을 설립했다. SK바이오텍의 전신인 원료의약품 생산사업부가 1998년부터 특허 만료 전의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을 글로벌 제약사들에 수출해 온 경쟁력에 주목, SK바이오텍은 2017년 글로벌 메이저 제약사인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아일랜드 생산시설을 통째로 인수했다.

국내 원료의약품 생산 기업이 해외 생산설비를 인수한 최초 사례였다. 2018년에는 SK㈜가 미국의 위탁 개발·생산 업체인 앰팩(AMPAC) 지분 100%를 인수하는 글로벌 인수합병(M&A)에 성공했다. 인수 1년만인 지난해 6월 앰팩 버지니아 신생산시설 가동을 시작되면서 한국-미국-유럽의 글로벌 생산기지가 모두 전면 가동에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SK㈜는 의약품 생산법인 세 곳을 통합해 ‘SK팜테코’를 설립했다. SK바이오텍과 SK바이오텍 아일랜드, 앰팩 등 여러 지역에 분산돼 있던 의약품 생산사업의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시너지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SK팜테코는 SK의 차기 IPO 후보로 꼽히며, 시가총액은 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바이오 사업들이 반도체에 이어 SK그룹의 미래를 담당하는 또 다른 중심축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SK하이닉스는 SK그룹을 지탱하고 있는 큰 축으로 발돋움했다. 2011년 말 시총 13조원이었던 SK하이닉스는 SK그룹에 인수된 이후 지속적인 성장으로 2017년 말 시총 100조원을 돌파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은 바이오를 ‘차세대 먹거리’로 설정해 부각시켜 왔다”면서 “앞으로 SK그룹은 통신과 정유, 반도체와 함께 바이오가 4개축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총수의 확고한 신약 개발 의지가 원동력”

특히 SK바이오팜의 경우 SK㈜의 100% 자회사로 설립된 이래, 신약개발부터 글로벌 마케팅까지 수행하는 종합제약사로 도약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업계에 따르면 신약개발은 통상 10~15년의 기간과 수천억원 이상 비용이 투입되고도 5000~1만개의 후보물질 중 단 1~2개만 신약으로 개발될 만큼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연구 전문성은 물론 경영진의 흔들림 없는 육성 의지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영역이다. 이런 측면에서 SK바이오팜의 엑스코프리는 최 회장의 뚝심과 투자 철학이 없었다면 결실을 맺기 어려웠을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SK㈜는 1993년 대덕연구원에 연구팀을 꾸리면서 불모지와 같았던 제약사업에 발을 들였다. 인구 고령화 등으로 바이오·제약 사업은 고부가 고성장이 예상되는 영역인데다 글로벌 시장에 자체개발 신약 하나 없던 한국에서는 ‘신약주권’을 향한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당시 대부분의 국내 제약사들이 실패 확률이 낮은 복제약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SK바이오팜은 혁신신약개발에만 매달렸다. 단기 재무성과에 목마른 기업 입장에서 큰 결단이었고, 이를 가능하게 했던 것이 최 회장의 비전과 확고한 투자 의지였다는 게 내부 얘기다.

2002년 최 회장은 바이오 사업의 꾸준한 육성을 통해 2030년 이후에는 바이오 사업을 그룹의 중심축 중 하나로 세운다는 장기 목표를 제시했다. 신약 개발에서 의약품 생산, 마케팅까지 모든 밸류체인을 통합해 독자적인 사업 역량을 갖춘 글로벌 바이오·제약 기업을 키워낸다는 게 그의 비전이었다. 이에 따라 같은 해 생명과학연구팀, 의약개발팀 등 5개로 나누어져 있던 조직을 통합, 신약 연구에 집중케 하는 한편, 다양한 의약성분과 기술 확보를 위해 중국과 미국에 연구소를 세웠다.

2007년 지주회사 체제 전환 이후에도 신약개발 조직을 따로 분사하지 않고 지주회사 직속으로 뒀다. 그룹 차원에서 투자와 연구를 지속하게 한 것 역시 최 회장의 신약 개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신약개발이야말로 단기 실적 압박에서 벗어나 지속적인 투자와 장기적인 비전이 담보돼야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최 회장이 든든한 버팀목이 된 셈이다.

성공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SK㈜는 최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수천억 규모의 투자를 지속했다. 임상 1상 완료 후 존슨앤존슨에 기술수출 했던 SK㈜의 첫 뇌전증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가 2008년 출시 문턱에서 좌절했을 때에도 최 회장의 뚝심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해에 SK바이오팜의 미국 현지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의 R&D 조직을 강화하고 업계 최고 전문가들을 채용함으로써 독자 신약 개발을 가속화 했다. 이때 역량을 강화했던 SK라이프사이언스가 FDA 승인을 얻은 엑스코프리의 임상을 주도했고, 발매 이후 미국 시장 마케팅과 영업까지 도맡고 있다.

이후 SK㈜는 신약 개발 사업의 집중 육성을 위해 2011년 사업 조직을 분할해 SK바이오팜을 출범시켰다. 실패에도 굴하지 않고 그룹 총수의 꾸준한 신뢰와 지원을 이어온 덕분에 FDA가 요구하는 엄격한 기준과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임상 전 단계를 수행할 수 있는 독보적인 노하우와 경험이 SK바이오팜에 축적할 수 있었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61억달러(약 7조 1400억원) 규모인 세계 뇌전증 치료제 시장은 2024년까지 70억 달러(약 8조 2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SK㈜는 엑스코프리로부터 발생되는 수익을 기반으로 제2, 제3의 글로벌 혁신신약 개발을 통해 ‘신약 주권’의 도전을 가속화 한다는 계획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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