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해외 기업과 협업해 신약개발 총력전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해외 기업과 협업해 신약개발 총력전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8.03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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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박사가 추구한 ‘글로벌 유한’, 오픈 이노베이션으로 완수 한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유한양행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 <유한양행>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창립 94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은 창업주 유일한 박사의 목표였던 ‘글로벌 유한(Global Yuhan)’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재임 기간(2015년 3월~현재) 동안 글로벌 유한에 가장 가깝게 유한양행을 끌어올린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내년 3월 퇴임을 앞둔 이정희 사장은 취임 초기부터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과도 협력해 신약을 개발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추진했다. 그 결과 최근 2년 동안 총 4건의 기술수출과 약 3조5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5년 동안 R&D 오픈 이노베이션 계약을 체결한 국내외 기업은 총 23개에 이른다.

‘글로벌 유한’을 향한 도전은 회사 창립 초기부터 시작됐다. 1926년 유한양행을 창업한 유일한 박사는 1936년 주식회사로 변경하고 이듬해인 1937년부터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유한양행은 중국, 베트남,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이르기까지 해외 지사와 공장, 출장소 등을 둔 글로벌 1세대 기업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창업주 유일한 박사 ‘글로벌 유한’ 목표 이어져

유한양행은 1970~80년대 국제화 시대에 발맞춰 합작투자 법인인 유한킴벌리, 유한 크로락스, 유한 스미스 클라인, 유한 사이나미드, 한국얀센 등을 설립했다. 1990년대에는 자체 개발한 기술을 미국과 일본에 수출하고 인도에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해 체계적인 글로벌 제약사로 발돋움하는 기틀을 마련했다. 내적으로는 2005년 경기도 용인에 중앙연구소, 2006년 충청북도 청주에 cGMP 수준의 신공장을 준공해 최고의 시설과 기술을 갖춘 제약회사로 거듭나게 된다.

2013년 제약업계 매출 1위 기업으로 올라선 유한양행은 2014년 업계 최초 매출 1조원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제약산업의 전체 매출이 20조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매출 1조 기업 출현은 국내 제약산업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제 국내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기초체력을 갖추게 된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전경. <뉴시스>

이정희 사장은 2015년 취임 이후 미래성장의 핵심 역량인 R&D 부문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했다.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과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사명이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R&D 부문의 경쟁력을 최우선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게 그의 확고한 경영 방침이다.

이 사장은 “단기적인 이익 실현에만 몰두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부분에 특히 역점을 두고 있다”며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과 많은 투자가 선행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소명으로, 미래의 희망이 된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R&D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한양행의 2019년 R&D 투자금액은 1400억원 규모로 2016년 864억원 대비 50% 이상 증액됐다. 올해 전체적인 연간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오픈 이노베이션 통한 연구개발 역량 확대 주력

<그래픽=이민자>

이정희 사장은 2015년부터 R&D 투자 확대와 함께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오픈 이노베이션을 적극 추진해 왔다. 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은 도입된 기술이나 약물의 개발단계에 따라 회사의 강점인 신약 물질의 효능, 독성을 평가하는 전임상 연구와 초기 임상연구를 통한 중개연구·생산연구·제제연구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개발업무를 수행함으로써, 도입한 기술이나 물질에 가치를 극대화해 글로벌 기술수출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의견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연구소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조직문화의 변화를 모색했다. 이러한 경영진의 의지는 조직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 일으켰으며,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공감대가 전사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연구원들은 외부로 나가 최신 동향을 살피고 유망 후보물질이나 기술을 찾아 발로 뛰었다. 2015년 초 9개였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현재 30개 가까이 늘어났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 공동연구과제로 이루어졌다.

2018년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1조4000억원에 기술수출 한 비소세포성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의 대표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결실의 하나로 꼽힌다. 2015년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된 레이저티닙은 도입 시 전임상 직전 단계의 약물을 유한양행에서 물질 최적화, 공정개발, 전임상과 임상을 통해 가치를 높여 얀센바이오텍에 수출한 것이다.

현재 레이저티닙은 1차 치료제에 대한 다국가 임상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근거 중심의 국산 신약개발이라는 목표에 한 걸음 다가서고 있다. EGFR 돌연변이 양성 비소세포성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환자 모집을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유수의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전 세계 10여개 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할 계획이다. 국내 기업인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도입한 퇴행성 디스크치료제 YH14618은 임상 2상 단계까지 진행한 다음, 2018년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기술이전 했다. 지난해에는 제넥신의 약효지속 플랫폼 기술이 접목된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 YH25724를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 했다.

YH25724는 유한양행이 자체 개발한 물질이지만 제넥신의 지속형 단백질 기술을 활용했다. 유한양행의 바이오의약품 개발 역량과 더불어 외부기술에 대한 열린 자세가 시너지 효과를 낸 사례로 꼽힌다.

미국 항체 신약전문 기업 소렌토사와 설립한 합작투자회사 이뮨온시아의 IMC-001은 대표적인 면역항암제로 국내 최초 임상1상을 성공적으로 완료했고 국내 항체 신약 전문 벤처 앱클론과 공동연구 결과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YHC2101을 도출하기도 했다. 2019년 초 길리어드에 수출된 NASH 치료제 화합물은 유한양행이 자체적으로 타깃을 선정하고 개발을 진행한 과제로 유한양행의 발굴능력을 보여주는 성과라 할 수 있다.

해외 기술수출 잇따라 오픈 이노베이션 결실 영근다

유한양행의 오픈 이노베이션은 신약물질 개발과정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R&D 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일반적으로 기술수출을 하면 계약금액을 결정하고 개발단계에 따라 계약금액의 일부(마일스톤)를 받는다.

유한양행은 지난 4월 10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 출한 NA SH 치료제인 YH25724의 비임상 독성시험이 완료돼 계약금의 잔금 1000만 달러(약 123억원)를 받았다. 지난해 7월 체결된 유한양행과 베링거인겔하임의 공동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 4000만 달러 중 1000만 달러는 비임상 독성시험이 완료된 이후 수령하도록 돼 있다. 이번 잔여 계약금 수령 발표는 양사가 개발 중인 YH25724에 대한 비임상 독성시험 연구가 순조롭게 완료되었으며, 연내에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한 공동연구들이 순항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8일 유한양행은 미국 얀센바이오텍에 기술수출 한 레이저티닙의 개발 마일스톤을 달성해 3500만 달러(약 432억원)의 기술료를 수령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역시 레이저티닙과 얀센의 이중항체인 amivantamab(JNJ-61186372)과의 병용 개발 진행에 대한 마일스톤으로 두 회사의 공동개발 과정이 한 단계 진전됐다고 볼 수 있다.

유한양행 연구원들이 중앙연구소에서 신약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유한양행
유한양행 연구원들이 중앙연구소에서 신약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유한양행>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은 유한에 성공적으로 안착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한양행은 국내를 비롯한 전 세계로 플랫폼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2018년 미국에 Yuhan USA 법인을 설립하고 두 곳에 사무소(샌디에이고·보스톤)를 열어 신규 기술 확보의 교두보로 활용하고 있다.

2019년에는 호주에도 현지 법인을 설립했고 올해 하반기에는 미국과 더불어 바이오 제약산업의 중심지인 유럽에도 현지 법인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 세계 지역별 특성별로 맞춤 적용해 글로벌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실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글로벌 전략을 통해 개방을 통한 가치 창출, 이익창출이라는 R&D 선순환 구조를 글로벌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정희 사장은 혁신신약 개발과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신사업으로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고, 세계 속에서 기업의 가치를 함께 나누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는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노력해 왔다. 임기 마지막 해인 올해 안에 또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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