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 가속도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 가속도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8.03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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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수소차 앞세워 ‘그린뉴딜’ 이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7월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 인터넷 현장 연결을 위해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7월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 인터넷 현장 연결을 위해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7월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관하는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참여해 전기차(EV)와 수소전기차(FCEV)를 중심으로 그린뉴딜을 견인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비전을 설명했다.

정부가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안’에 따르면 그린뉴딜은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 전환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등을 목표로 한다. 여기서 현대차그룹이 기여할 대목은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사업에 포함된 ‘전기차·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 보급 확대’ 부문이다.

환경부는 전기·수소차 보급에 오는 2025년까지 총 13조4000억원(전기차 8조원·수소차 5조400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전기차는 113만 대(누적), 수소차는 20만 대(누적) 보급을 목표로 하며 전기차 급속충전기 1만5000대, 완속충전기 3만 대, 수소충전소 450대도 설치할 예정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정부의 친환경 모빌리티 정책은 현대차그룹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봐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따라서 현대차가 전개하는 미래(그린) 모빌리티 사업에 주목하는 것은 가까운 미래에 맞이하게 될 새로운 환경을 가늠해 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현대·기아·제네시스 브랜드로 2025년까지 23차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란 각오를 펼쳐 보였다. 2025년에는 전기차를 100만 대 판매하고 시장점유율을 10% 이상 올려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는 포부다.

실제로 지난해 현대 수소전기차 넥쏘는 전 세계 수소전기차 중에서 가장 많은 5000대를 판매했다. 수소전기트럭을 세계 최초로 대량 생산해 최근 스위스로 10대를 선적했으며 2025년까지 유럽 전역에 1600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현대차 그린뉴딜의 다른 한 축은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이 시스템은 선박이나 열차, 도심형 항공기, 빌딩, 발전소 등 생활 모든 영역과 군사용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면서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은 ‘미래 친환경 솔루션’이며,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에서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생산하고 있다.

신형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주목

정 수석부회장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가 가동을 시작하는 내년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사업이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 밝혔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통해 전기차를 생산하면 제조업체들은 차급에 따라 배터리 탑재 용량을 자유롭게 구축할 수 있고 전기차 충전 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E-GMP는 자동차 생산량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전용 플랫폼을 상용화하면 생산 효율을 최대 40%까지 높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기존 내연기관보다 훨씬 넓은 실내 공간으로 차량을 설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여기에 자율주행 기술까지 접목되면 운전들이 차량 안에서 보다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는 2019년 미국 라스베거스에 열린 ‘CES 2019’에서 미래 모빌리티 고객 경험 전략의 방향성을 ‘스타일 셋 프리(Style Set Free)’라고 발표했다. 단순한 이동수단이었던 자동차는 자율주행 기술을 만나 개인화된 디지털 공간, 움직이는 사무실, 편안한 휴식 공간 등으로 확장되며 운전자는 운전만 하던 제한된 경험에서 벗어나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그린뉴딜은 말 그대로 환경을 최우선으로 한다. 현대차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4차산업 혁명 시대에 걸맞는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다.

2030년 수소전기차 50만 대 생산, 수소경제 ‘퍼스트 무버’ 야심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2018년 12월 현대모비스 충주 공장 내 수소 연료전지시스템 생산 확대를 위한 제2공장 신축 기공식 자리에서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연간 50만 대 생산, 수소연료전지시스템 70만기 국내 생산을 목표로 하는 내용을 담은 ‘FCEV 비전 2030’을 공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경제라는 신산업 분야의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가 주요 에너지인 수소사회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부터 약 한 달 후인 2019년 1월 16일 정부는 수소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한국판 뉴딜’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차그룹은 정부의 친환경·경제 정책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친환경’이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자동차 제조 체계를 전기·수소차로 전환해야만 하는 과제를 안은 현대차그룹으로선 숙명과도 같은 일이다. 세계적인 친환경 질서를 따라야 하는 정부로서도 국내 자동차산업을 이끌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주도적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수소모빌리티+쇼에 전시된 넥쏘 절개차 전시 모습. 현대차그룹
수소모빌리티+쇼에 전시된 넥쏘 절개차 전시 모습. <현대차그룹>

올해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의 국내 판매 목표를 1만100대로 잡았다. 지난 2013년 세계 최초의 수소전기차인 ‘투싼ix’를 양산·판매한 데 이어 2018년 3월 넥쏘를 전격 출시했다. 2018년 727대이던 넥쏘의 국내 판매량은 2019년 4194대로 대폭 증가했다. 투싼ix까지 포함한 현대차 수소전기차의 누적 판매량은 5128대(2019년 12월 기준)에 이른다. 올해에는 갈수록 강화되는 세계 각국의 환경 관련 규제에 선제적 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 수소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판매 및 수출을 공격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환경과 관련해 수소전기차는 ‘움직이는 공기청정기’로 불린다. 내연기관차와는 달리 물 이외 오염물질을 전혀 배출하지 않는 동시에 탁월한 미세먼지 저감과 공기 정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넥쏘 1대 운행 시 성인 약 43명에게 필요한 공기를 정화하고 1만 대 운행 시 나무 60만 그루를 심은 것과 같은 수준의 탄소 저감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승용차 외에도 현대차는 수소전기트럭 생산·판매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현대차는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트럭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지난 7월 6일에는 이를 통해 생산된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XCIENT Fuel Cell)’ 10대를 스위스에 첫 수출했다. 이번 수출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유럽 전역에 40대를 추가로 수출하고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1600대를 세계 무대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29일 현대차는 전주시에 수소전기버스 1호차 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 버스는 버스에 맞는 성능과 내구성을 갖춘 연료전지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으며 1회 충전으로 약 450km를 주행할 수 있다. 1km를 달리면 4.863kg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으며, 연간 약 10만km를 주행한다고 가정할 경우, 총 48만6300kg의 공기 정화가 가능하고 이는 성인(몸무게 64kg 기준) 약 85명이 1년 동안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양이다.

현대차는 지난 7월 1일부터 3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쇼’에서 이동형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를 선보였다. 이 수소 발전기는 넥쏘에 탑재된 연료전지 스택2기를 결합해 제작한 발전용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이다.

별도의 보조 전력저장장치 없이 연료전지 스택만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160kW의 최대 출력을 갖춰 정전 등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전기 공급이 가능하며, 섬이나 고산지대, 사막, 극지 등 전기 공급이 어려운 지역과 영화·방송 등 야외 촬영 현장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는 연료전지시스템을 승·상용차뿐 아니라 도심 항공 모빌리티, 기차, 운송, 물류, 선박 등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로 확대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획기적 대체 에너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지난 7월 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쇼’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현대자동차 부스를 찾아 수소전기트럭 콘셉트카 ‘넵튠’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세균 국무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현대차그룹
지난 7월 1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수소모빌리티+쇼’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현대자동차 부스를 찾아 수소전기트럭 콘셉트카 ‘넵튠’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회장,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세균 국무총리,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현대차그룹>

수소연료전지 발전기는 ‘FCEV 비전 2030’ 발표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거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발전용·건물용 등 국내 산업용 연료전지 시장 규모는 2017년 대비 2030년에 약 5배가량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 될 수록 차량을 비롯한 전 부문에서 에너지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는 무공해 연료전지시스템이 다양한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현대차그룹이 그 중심에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빠르게 열리는 수소경제 시대에 대비해 현대차는 지난해 12월 스웨덴의 연료전지 분리판 코팅기술 전문업체 임팩트 코팅스(Impact Coatings AB)와 수소연료전지 기술혁신을 위한 수소연료전지 개발 협력 MOU를 체결했다.

이에 앞서 10월에는 이스라엘의 수전해 기반 수소생산 기술업체 H2프로(H2 Pro), 스위스 수소 저장·압축 기술업체인 GRZ 테크놀로지스(GRZ Technologies)와 함께 전략 투자·공동기술 개발 등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했다.

이 협력사업의 핵심은 연료전지 개발에서부터 수소생산 및 인프라 구축에 이르기까지 수소전기차 관련 혁신기술을 상용화시켜 수소전기차의 제조원가와 수소 생산 비용을 대폭 낮추는 데 있다.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수소전기차 구입과 보유 비용을 낮추고 수소 충전소 등의 인프라를 확충해 수소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한 것이다.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려는 현대차의 그린뉴딜 전략을 이끄는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대목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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