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vs 테슬라 빅매치, 승부의 관건은?
현대·기아차 vs 테슬라 빅매치, 승부의 관건은?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7.24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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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자율주행 기술 외 E-GMP 구축 효과·브랜드 마케팅 경쟁이 중요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EV 콘셉트카 '45'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EV 콘셉트카 '45'를 공개했다. <현대자동차>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5월부터 전기차 배터리 회동을 4차례나 가졌다. 내년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도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목표는 세계 1위 전기차 생산 기업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내년은 현대차그룹에 전기차 도약을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며 “2025년까지 23종의 전기차를 내놓을 계획이고 연간 100만대 판매, 시장 점유율 10% 이상을 달성해 전기차 부문 글로벌 리더가 되겠다”고 말했다.

향후 전기차 생산 대수가 증가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는 만큼 수치상으로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력도 세계 수준에 올라와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핵심적인 경쟁 요소로는 배터리·자율주행 기술이 꼽힌다. 이미 브랜드·마케팅 측면에서 세계 시장을 선점한 테슬라를 어떻게 따라잡느냐가 관건이다.

전기차 시장 부동의 1위 테슬라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영업이익 3억2700만 달러(약 3931억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할 만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상반기 18만 대를 판매했으며 하반기에는 32만 대 이상 판매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테슬라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미국 캘리포니아 공장의 생산 능력을 현재의 40만대에서 50만대로 확대하고 중국 상하이 공장의 생산량도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오는 9월에는 ‘배터리 데이’라는 행사를 개최하고 새로운 배터리 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미국 텍사스에 기본의 30배 생산 능력을 갖춘 공장을 건설하겠다고도 밝혔다.

오는 9월 테슬라는 어떤 배터리 가져 나올까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전기차는 세계에서 가장 짧은 시간인 20분 내에 충전이 가능하고 한 번 충전에 450km 이상 달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3사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서로 잘 협력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국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기업인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을 방문해 각 기업 오너들과 회동을 가졌다. 배터리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평가되며 이른바 K-배터리 동맹이 결성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2019년 연간 전 세계(중국 제외)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화학 2위, 삼성SDI 3위, SK이노베이션 6위를 차지해 3사가 모두 톱10에 순위를 올렸다. 고무적인 것은 이들의 성장세가 다른 외국 기업들보다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LG화학은 전년 대비 67.7% 사용량이 급증했으며 SK이노배이션은 131.3% 성장해 새롭게 톱10에 진입했다.

특히 테슬라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LG화학은 올해 사용량 순위 1위에 올라섰다. LG화학 배터리를 장착한 현대·기아차의 판매 호조와 함께 테슬라 모델3뿐만 아니라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EV 등 인기 전기차에도 공급을 이어가면서 순위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배터리 기술력이 그만큼 앞서 있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배터리의 성능과 양산능력은 세계 1위 수준으로 다른 국가들이 따라오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가지 변수는 오는 9월 테슬라가 ‘배터리 데이’에 어떤 배터리를 들고 나오느냐다.

현대차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현대자동차
현대차 EV 콘셉트카 '프로페시'. <현대자동차>

E-GMP 기반 차세대 전기차는 어떤 모습일까

현대차그룹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내년 초 가동한다. 그동안 내연기관차 플랫폼에서 생산해왔던 기존 전기차들과 어떤 차이점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구축한 기업은 테슬라가 유일하다. GM·폭스바겐 등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E-GMP 구축이 완료되고 본격 생산에 돌입하는 내년 중후반부터 테슬라와 현대·기아차의 본격 승부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플랫폼이 완전히 바뀌는 만큼 어떤 디자인의 전기차가 나올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현대차 노조 대의원들은 테슬라의 기술을 점검하기 위해 모델3을 시승해보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시승해 본 대의원들은 대체로 차량 내부가 많이 다르고, 자율주행 기술이 뛰어나다는 점에 놀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내년에 출시될 E-GMP 기반 전기차에 대해선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내년에 출시될 차세대 전기차는 기존에 발표된 바 있는 EV 콘셉트카 ‘45’와 ‘프로페시’를 기반으로 한다. 가장 먼저 출시될 것으로 점쳐지는 NE(프로젝트명)는 콘센트카 45를 기반으로 LG화학의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성용 중부대학교 자동차시스템공학과 교수는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에 대해 “기술력 측면에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후 “다만 테슬라가 이미 선점하고 있는 브랜드 마케팅을 어떻게 뛰어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와 관련된 세계 기술 수준은 이미 평준화가 이뤄졌다고 판단되고 한국판 뉴딜 정책에 기반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전기차 세계 1위를 노려볼만 하다는 것이다. 다만, 선점을 빼앗긴 브랜드 마케팅 부문에서 테슬라를 어떻게 넘어서느냐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320만대에서 오는 2025년 1600만대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급성장이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제시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기술이나 자율주행 기술도 중요하지만, 차량 디자인과 브랜드 이미지 등도 그에 못지 않은 경쟁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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