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스타항공 직원 1600명의 분노...이상직 일가 고발한다
[단독]이스타항공 직원 1600명의 분노...이상직 일가 고발한다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7.24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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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법률 검토 완료...다음 주 초 고발"
박이삼 노조위원장 "지분 헌납 말만 하고, 실제 행동 안 이뤄져"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이르면 다음주 초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에 대한 고발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다.뉴시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이르면 다음주 초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에 대한 고발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불발로 출범 13년 만에 파산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이르면 다음주 초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에 대한 고발 조치를 진행한다.

앞서 지난 2일 노조는 이상직 의원과 딸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를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노조에 따르면, 해당 건에 대해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 집단과 경제민주주의21,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모여 법률 검토를 마쳤고 다음 주 중 고발 조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스타항공은 1600여명 노동자들의 임금을 6개월 이상 체불해 내부에선 이상직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져왔다. 지난 23일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이 완전 결렬되면서 1600여명 노동자들의 대량 해고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을 맞아 이에 대한 책임을 실질적 오너일가에게 묻겠다는 취지다.

또 국토교통부가 인수 결렬된 이스타항공의 ‘플랜B’를 염두에 두고 지원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내용을 백브리핑에서 밝힘에 따라, 노조 측이 이상직 의원 일가의 지분 등 소유권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굳힌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23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첫 항공사간 기업 결합으로 주목받은 양사의 인수·합병이 무산됐다. 지난해 12월 18일 SPA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은 지 7개월, 지난 3월 SPA를 맺은 지 4개월 만의 결과다.

이날 제주항공은 공시를 통해 “진술보장의 중요한 위반 미시정 및 거래종결기한 도과로 인해 기체결한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며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상직 일가 이스타서 완전히 떠나야...'플랜B' 절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양사의 인수 합병 결렬 배경으로 이스타항공의 고질적인 재무건전성 문제를 지목하고 있다.

특히 노조 측은 이상직 의원이 2018년부터 회사를 매각하려는 의도로 2019년에 고의로 적자를 냈다고 보고 있다. “2018년 회사가 다른 회사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자를 내고도 사람을 계속 뽑았다. 몸값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몸집 부풀리기였던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이다.

실제로 이스타항공의 유동성 위기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에 시작됐다. 이스타항공은 2018년 당기순이익 40억을 냈지만, 이듬해인 2019년엔 90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스타항공이 2018년 말 재무제표 기준 약 48%의 자본잠식 상태였고, 2019년 말 이후부턴 자본 전액 잠식 상태로 분석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스타항공의 용역비와 급여규모는 매년 증가했다. 이스타항공의 용역비는 ▲2017년 103억원 ▲2018년 133억원 ▲2019년 157억원으로 늘었다. 급여규모는 ▲2017년 128억원 ▲2018년 153억원 ▲2019년 190억원으로 증가했다. 회계 상황이 악화되는 중에도 직원을 계속 늘린 이유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는 배경이다.

이상직 의원의 ‘족벌경영’도 문제로 언급됐다. 회사 요직에 이 의원의 친인척과 지인이 포진돼있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 따르면, 최종구 대표이사는 이 의원과 이전 회사에서부터 같이 일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며 이 의원의 딸인 이수지 대표는 이스타항공에서 브랜드마케팅본부장(상무)을 역임했다가 지난 1일자로 이스타항공의 브랜드마케팅본부장직에서 사임했다. 또 이 의원의 전 보좌관은 기획전무, 조카 등 친척들도 재무팀과 노무팀 등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이자 지배기업인 ‘이스타홀딩스’의 지분도 눈여겨볼 만 하다. 이스타홀딩스의 지분은 이 의원의 딸 이수지 대표가 33.3%, 아들 원준 씨가 66.7%를 각각 보유하는 등 모든 지분을 자녀들이 독점하고 있다.

지난 6월 말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가족이 소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모두를 회사에 헌납하겠다고 밝혔으나, 노조 측은 “무책임한 꼬리 자르기”라며 반발했다. 인수합병 계약이 성사돼야만 매각대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의원 일가의 지분 포기 발표는 도의적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라는 주장이다.

<인사이트코리아>는 24일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박이삼 노조위원장은 “이상직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는 ‘지분을 헌납하겠다’는 말만 해놓고 이후 어떠한 형식적 행동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상직 의원이 실질적 오너로 계속 있는 한 정부의 지원금이 지원될 리가 만무하고, 지원이 된다고 하더라도 특혜성 시비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고발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1600여명 직원들이 자포자기의 심정으로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다”며 “사측의 플랜B 구상과 시행조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뉴시스>

- 인수 협상이 결렬된 현재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예상을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막상 실제로 닥치니 당황스럽다. 직원들이 다 무너져버리는 모습을 보니까 이게 제일 우려스럽다. 다들 자포자기 심정이다. 이번 주 토요일에도 집회를 하려고 했으나 취소했다. 지금 집회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일으켜 세우는 게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 결렬 확정 이후 이스타항공 측에서 추후 계획이나 입장을 공유한 게 없나.

“어제(23일) 국토교통부가 백프리핑에서 ‘플랜B를 마련하라’고 했는데, 회사가 플랜B를 구상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직원들에게라도 입장문을 통해 진행상황을 알려줬으면 하는데 그런 것도 없으니 직원들이 너무 불안해하고 있다. 지금 오히려 노조가 직원들을 달래고 있으니, 이것이 정상적인 모양새인지 모르겠다. 이스타항공 사측은 지금 플랜B 구상보다 제주항공과의 소송 준비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상황에 소송이 중요한 것은 아니지 않나. 임금체불이 이제 6개월이 넘어가면서 직원들은 고용 불안에 떨고 있다. 소송보다 이러한 상황 해결이 먼저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 플랜B가 어떻게 진행돼야 한다고 보나.

“국토부 백브리핑 내용 중 회사가 법정관리 체계로 넘어가야 그나마 정부가 지원할 수 있다는 뉘앙스의 얘기가 있었다. 법정관리에 가려면 더 이상의 부채를 만들지 않기 위해 회사가 해야 할 조치들이 많은데, 이제 와서 제 3의 인수자를 모색하느니 하는 소리를 하니 답답한 마음이다.”

- 지난 6월 말 이상직 의원이 지분 헌납 의견을 밝힌 이후, 이와 관련해 진행된 사안들이 있나.

“이상직 의원은 지분을 헌납하겠다는 말만 했다. 이후 실제로 어떠한 형식적 행동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본인이 기자회견만 열어서 지분을 헌납하겠다는 말만 해놓고 지분이 넘어간 것도 없다. 거짓말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상직 본인이 실질적 오너로 계속 있는 한 정부의 지원금이 지원될 리가 만무하고, 지원이 된다고 하더라도 특혜성 시비가 나올 수밖에 없을 것인데 도대체 왜 이상직 일가가 손을 안 터는지 모르겠다. 이상직 의원이 너무 밉다.”

- 이상직 의원 일가에 대한 고발 조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잠시 보류했던 이상직 일가 고발건을 진행할 계획이다. 법률 검토가 끝났고 다음 주 초에 고발 조치를 하게 될 것 같다.”

- 인수합병 불발 배경에 노조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어떻게 생각하나.

“항상 이런 일이 있으면 노조가 제물이 된다. 내부에서 불만이 많을 수도 있으나 특별히 대응하고 싶지 않다. 욕먹을 일이 있으면 내가 욕먹어도 된다. 다만 일일이 대응해서 누가 잘했고 잘못했는지 따지는 소모전을 할 여유가 없다. 어쨌든 직원들이 당장 사는 것이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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