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K 투자사기 배상책임 “이철에는 있고 영업사원엔 없다” 판결 논란
VIK 투자사기 배상책임 “이철에는 있고 영업사원엔 없다” 판결 논란
  • 한민철 기자
  • 승인 2020.07.24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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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영업사원, 투자상품 문제 인식했다고 볼 증거 없어”… 피해자들 “영업사원도 공동책임 져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뉴시스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한민철 기자] 법원이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투자사기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당시 계약을 도운 영업사원에게 지울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투자사기 피해자들은 영업사원들도 공동정범으로 보상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어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달 초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상훈)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인 C사가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법인과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그리고 이 회사 전 영업사원 L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C사 측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C사는 지난 2015년 5월경 L씨로부터 밸류인베스트코리아에 대한 투자권유를 받고 법인자금 수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C사는 밸류인베스트코리아가 비상장 회사의 주식을 매수한 다음 매수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투자자들에 판매한 뒤, 주식을 관리하면서 약정한 수익실현 시기가 도래하면 기관 투자자 등에 블록딜(매도자-매수자 간 주식 대량 매매)로 매도하면서 수익을 내주겠다는 설명을 접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L씨는 C사 측에 밸류인베스트코리아가 특정 투자 종목에 대한 투자를 명목으로 내세운 개인투자조합 또는 익명투자조합 등을 결성해 출자금을 모집한 뒤 총 출자금에서 관리보수 부분을 먼저 공제하고 나머지 투자금을 해당 사업에 투자해 향후 수익금을 지급한다는 방식도 소개하며 투자를 권유했다.   

하지만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투자사기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이철 전 대표와 임원들이 사기와 유사수신행위규제에관한법률위반,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로 인해 수많은 투자사기 피해자들이 발생했다. C사 역시 수억원대 투자금액을 회수하지 못해 밸류인베스트코리아와 이철 전 대표 그리고 L씨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 사건 재판부는 “이철 전 대표가 영업직원인 L씨로 하여금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투자가 정상적으로 추진되고 약정 기간 내 수익이 지급될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게 하면서, C사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며 “(투자사기로 인해) C사는 투자금 수억원에 대한 손해가 발생했고, 이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법인과 이철 전 대표 등 이 사건 피고인들은 재판 과정에서 “C사가 부주의하게 투자한 과실을 고려해야 한다”다며 일부 책임을 C사에 떠넘겼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용해 고의로 불법행위를 저지른 자가 바로 그 피해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자신의 책임을 감해 달라고 주장하는 건 허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재판부는 C사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법인과 이철 전 대표에게 있다는 점은 명확히 했지만, 영업사원인 L씨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C사는 L씨가 영업행위 과정에서 밸류인베스트코리아의 투자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었고, 그럼에도 투자를 권유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면 투자금을 편취할 목적의 공범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L씨 역시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법인과 이철 전 대표와 함께 손해배상에 대한 공동 책임이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L씨가 법인과 공모해 투자종목 등에 문제가 있었다는 점을 미리 알고 있었다거나, 이철 전 대표의 투자금 편취를 도왔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L씨가 오로지 회사 투자상품에 대한 영업과 계약 취득 행위만을 했을 뿐,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법인과 이철 전 대표 등의 사기나 유사수신 행위를 돕지는 않았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투자사기 피해자들 사이에서는 당시 영업사원들 역시 이철 전 대표 등과 공동정범으로 피해보상을 위한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 강하게 나오고 있어, 향후 이번 판결을 두고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밸류인베스트코리아 투자사기 사건은 이 회사가 마치 선진적 투자기법을 보유한 적법한 종합금융 투자사이자 사모투자 전문기업인 것처럼 투자자들을 기망하고, 영업조직을 통해 원금 및 확정 수익을 보장한다는 소위 ‘확정 수익형’ 등 투자 종목을 홍보하면서 투자자들을 기망, 투자금을 지급받아 편취한데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이철 전 대표와 임원들은 사기와 유사수신행위규제에관한법률위반,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지난해 9월 대법원은 이철 전 대표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총 투자 피해규모는 1조원에 달하며, 대부분의 투자자들에 대한 피해 구제는 현재까지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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