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 선점 나선 SK 최태원 회장의 '큰 그림'
'소부장' 선점 나선 SK 최태원 회장의 '큰 그림'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7.20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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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어 배터리 부품업체에 1000억원 추가 투자
글로벌 위기 속 국가 경쟁력 높여 사회적 가치 창출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9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이천 캠퍼스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소부장 대화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최근 SK그룹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에 이어 배터리 부품에도 투자를 확대하며 소재 사업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SK의 생존전략임과 동시에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려는 최태원 SK 회장의 큰 그림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SK㈜에 따르면, SK㈜는 최근 글로벌 동박 제조사에 대한 투자 확대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핵심부품 사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SK㈜는 지난 17일 전기차 배터리 필수부품인 동박을 제조하는 중국 왓슨 사에 1000억원을 투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월 2700억원 규모의 신규투자에 이은 추가 투자다.

SK㈜에 따르면 왓슨은 글로벌 1위 동박 제조사로서, SK㈜가 지난해 투자한 이후 경쟁사 인수와 공장 신설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장하고 있다. 왓슨의 7월 현재 전지용 동박 생산규모는 연간 4만 톤으로 글로벌 메이저 동박 제조사 중 가장 큰 규모를 갖췄으며, 2025년에는 14만 톤까지 규모를 키운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핵심소재 중 음극 소재로 쓰인다.

SK㈜가 동박 업체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향후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동박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SK㈜ 관계자는 이번 투자에 대해 “고성장하는 동박시장에 대한 선제적 투자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면서 “전기차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세와 함께 동박 시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왓슨의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SK는 전기차 관련 부품·소재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IPO도 검토하고 있어 기업가치 증대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SK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 외에 국가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최근 현대차를 중심으로 삼성·LG·SK 4대그룹은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 실현에 부응하기 위해 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이 치열한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갖기 위해서는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셈이다. 이에 SK도 배터리의 성능을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부품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힘을 보태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SK 핵심기술 공유해 국가경쟁력 확보에 보탬”

이에 앞서 SK는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반도체 소재 국산화 작업에도 속력을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SK그룹 내 특수 가스 전문 계열사 SK머티리얼즈가 해외 의존도가 100%에 달하는 초고순도(순도 99.999%) 불화수소(HF) 가스 양산을 시작하며,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재 개발에 성과를 내기도 했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를 계기로 불화수소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지난해 말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후, 경북 영주 공장 내 15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등 국산화 작업을 진행해왔고, 지난달 양산에 성공했다. 이번 양산을 통해 2023년까지 국산화율을 7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SK의 또 다른 계열사 SK실트론도 지난해 미국 듀폰사로부터 전기 자동차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소재인 차세대 전력 반도체용 SiC(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을 인수했다. 실리콘카바이드 웨이퍼 사업은 미국·유럽의 소수 업체가 글로벌 시장을 과점하고 있기에 SK그룹의 듀폰 사업부 인수는 국내 소재 사업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SK그룹에 따르면 이 같은 행보는 2016년 SK 주식회사 합병 당시 SK가 글로벌 지주회사로의 도약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정보기술(IT) 서비스 ▲ICT 융합 ▲액화천연가스(LNG) ▲바이오·제약 ▲반도체 소재를 5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집중 육성해 온 것에 대한 일환이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코로나19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지속되면서 미래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SK의 노력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위기 속에서 국가 경쟁력을 높여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경영 방향과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SK그룹은 소재 국산화 과정에서 확보한 역량을 중소기업 상생 협력으로 연결해 국내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나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총 4000억원 규모의 상생펀드를 조성해 협력사들에 저금리 융자를 제공하고 있으며, SK그룹 내 소재사들은 중소 협력사들이 고부가의 고순도 가스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중소기업 상생 협력을 강화해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용 창출 효과에도 기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9일 우리나라 반도체 소부장 산업의 발전을 위해 SK의 핵심기술을 공유하겠다는 포부를 천명하며, 소부장과 함께 성장하는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최 회장은 “정부와 기업, 지역과 기업, 기업과 기업의 새로운 협력모델로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등에서 여러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 사회적 가치를 위한 프로그램도 만들어 국가경쟁력 확보에도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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