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정의선, '배터리 동맹'으로 테슬라 독주 제동 건다
이재용·정의선, '배터리 동맹'으로 테슬라 독주 제동 건다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7.16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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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에너지밀도 높인 차세대 배터리 개발...현대차 전기차에 탑재 주목
지난 1월 2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신년 합동 인사회에 참석한 정의선(왼쪽) 현대차 수석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한국판 뉴딜 정책의 한 축인 그린 뉴딜에 대한 미래 구상을 제시한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2차 회동이 예견되면서 세계 전기차 시장 1위 목표를 위한 국내 기업들의 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이재용 부회장은 오는 21일 현대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미래차 비전과 차세대 배터리 공급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월 첫 회동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첫 회동 때 정 부회장은 삼성SDI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차세대 배터리 기술로 꼽히는 전고체전지 개발 현황을 듣고 차세대 기술에 대해 협의했다.

특히 이번 2차 회동은 정 수석부회장이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그린 뉴딜 청사진을 발표한 이후에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국민보고대회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2025년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 1위 업체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삼성·LG·SK 배터리 3사와 서로 잘 협력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2차 회동에선 이 같은 미래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들이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

정의선 수석부회장 입장에서는 배터리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현대차가 미래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퍼스트무버’ 테슬라를 잡아야 하는데, 테슬라는 전기차 뿐만 아니라 배터리 시장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다.

테슬라는 완성차 OEM 업체들 대비 월등히 높은 주행 거리를 선보이고 있으며, 전기차 성능과 직결되는 배터리 성능과 원가 개선 등에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차량 가격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고, 용량 당 단가를 낮추는 것이 전기차 경쟁력 확보의 관건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배터리 제조사들에 성능 개선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다는 게 업계 얘기다.

현대차 역시 세계 전기차 시장 1위로 올라서기 위해선 테슬라를 능가하는 배터리를 탑재해야 한다. 때문에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과의 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의선이 삼성 배터리에 바라는 점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삼성SDI는 6.4%로 4위다. 국내에서는 LG화학에 이은 2위 업체로 꼽힌다.

삼성SDI는 2021년 하반기부터 신소재와 신공법을 적용한 5세대 배터리를 출시할 예정으로 자동차 업계에서는 기대감이 크다.

삼성SDI는 에너지 밀도 향상을 위해 5세대 배터리에 하이니켈(High-nickel)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양극재를 적용하고, 실리콘 복합체 음극활 물질을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6·7세대 배터리에 양극재 니켈 비중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배터리 내부 소재 생산 공정도 바꾼다. 그간 삼성SDI는 소형과 중대형 배터리에 들어가는 양극재, 음극재 등의 생산 공정에 둘둘 감는 와인딩(Winding) 방식을 채택했다. 이 방식은 조립 과정이 간편해 생산 효율이 높지만 배터리 내부 모서리 공간을 100% 활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는 스태킹 방식의 배터리를 고수하는 현대차가 삼성SDI의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이를 쌓아올리는 형태인 스태킹(Stacking) 방식으로 변경해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현대차와의 협업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삼성SDI는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동시에 원가 절감을 통해 중대형전지 부문 수익성을 빠르게 개선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삼성과의 협업에 적극적인 이유는  또 있다. 최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이 정 수석부회장이 관심을 두고 있는 ‘전고체전지’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핵심 원천기술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전고체전지에는 배터리 음극 소재로 ‘리튬금속’이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리튬금속은 전고체전지의 수명과 안전성을 낮추는 ‘덴드라이트(Dendrite)’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기술적 난제가 있었다.

삼성전자는 전고체전지 음극에 5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은-탄소 나노입자 복합층을 적용한 ‘석출형 리튬음극 기술’을 적용해 1회 충전에 800km 주행, 1000회 이상 배터리 재충전이 가능한 전고체전지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에너지’에 공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기술은 전고체전지의 안전성과 수명을 증가시킨다. 또 기존보다 배터리 음극 두께를 얇게 만들어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리튬-이온전지 대비 크기를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의 차세대 기술이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미래 전기차 야심에 어떤 도움을 줄지 앞으로의 협업 행보가 주목된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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