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전기차 정복 야심, 테슬라와 왕좌 놓고 한판승부 벌인다
정의선의 전기차 정복 야심, 테슬라와 왕좌 놓고 한판승부 벌인다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7.15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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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전기차 100만대·점유율 10%...노조도 테슬라 추월 지원군 나서
정의선 현대자동착,룹 수석부회장이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 화상연결을 위해 일산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 화상연결을 위해 일산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현대자동차>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2025년까지 전기차 100만대 판매, 점유율 10%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세계 3위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으며 1위 테슬라를 추격 중이다. 이 판매 계획은 테슬라를 추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회사로 전환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내년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E-GMP가 가동되면 신모델이 추가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 2025년까지 23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다는 계획의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과연 테슬라를 따라잡을 수 있느냐다. 정 수석부회장의 원대한 구상 배경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약속이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애초 2025년까지 전기차 85만대 계획을 세웠다. 이번에 15만대가 늘어난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일산 현대모터스튜디오에 마련된 세트장에서 라이브로 화상 연결해 이 계획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정부의 그린뉴딜 사업의 대표 기업 자격으로 참여한 것이다. 그린뉴딜 사업은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 전환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등으로 2025년까지 약 73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세부 과제 중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는 총 20조원이 투입된다.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113만대 생산을 목표로 제시했다.

테슬라 vs 현대차, 미래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15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판매량 조사에서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7.2%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점유율 3.7%와 3.5%를 기록했으며 판매량 순위로는 각각 6위와 7위에 올랐다. 현대차는 5개월 동안 총 2만6500대, 기아차는 2만4600대를 판매했다.

테슬라는 누적 판매량 12만5800대, 점유율 17.7%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다음은 BMW 7%, BYD 5.2%, 폭스바겐 4.3% 순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크게 위축됐음에도 현대·기아차는 선전하고 있다는 평가다.

올 1월~5월 누적 세계 전기차 판매 순위. <SNE리서치>

현대차는 유럽 시장 판매 감소로 전체 판매량이 소폭 줄었지만 감소율이 시장 평균보다 크게 낮아 순위가 세 계단 올랐고 점유율도 늘어났다. 기아차는 시드 PHEV와 봉고 1T EV, 엑시드 PHEV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 14위에서 7위로 껑충 뛰었다. 이같은 결과는 현대·기아차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최근 테슬라는 시가총액 2077억 달러(약 249조7428억원)로 세계 자동차 부문 시총 1위 기업으로 등극했다. 지난 2일의 일이다. 이를 두고 100년이 넘는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가 지고 전기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 시대가 열리는 것을 확인하는 상징적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지난 13일(현지시각) 장중 한때 시총 53조가 날아가는 사건이 있었다. 월가에선 테슬라의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테슬라 급등세에는 새로운 배터리 기술, S&P500 편입 가능성 등 여러 가지 기대가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도 테슬라만큼은 아니지만 큰 변화가 있었다. 현대자동차는 15일 전날 보다 7.39% 오른 10만9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기아자동차도 전날 보다 3.53% 오른 3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판 뉴딜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테슬라 기술력 점검하며 회사에 힘 보태는 현대차 노조

앞으로 세계 시장에서 전기차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는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가동함으로써 본격적인 전기차 생산 시스템을 갖추게 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현대자동차 노조가 최근 테슬라의 전기차 시승 행사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주부터 경북 경주시에서 사업부별로 분산 개최하는 노조 대의원 교육 수련회에서 테슬라의 ‘모델3’ 시승 행사를 벌이고 있다. 이는 전기차 시대 전환에 대비하는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풀이된다. 현대차 노조 관계자는 시승 행사에 대해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차 기술을 대의원들이 직접 경험하고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언론과의 소통 차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담회에선 현장에서 느끼는 전기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전기차 생산체제로 공장 시스템이 바뀌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지만 현대차 노조가 스스로 변화하고 미래를 대비하려는 자세는 전기차 세계 1위 실현 목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생산라인에서 탄력을 받으면 현대·기아차는 전기차 핵심 기술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전기차 전쟁을 앞두고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국내 배터리 생산 기업인 삼성SDI, LG화학, SK이노베이션 공장을 연달아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오너들과 만나 '배터리 동명'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최근 삼성, LG, SK를 차례로 방문해 배터리 신기술에 대해 협의했다”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3사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서로 잘 협력해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테슬라도 미래 배터리로 ‘리튬금속전지’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부회장은 삼성SDI의 전고체 배터리에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는 오는 9월 ‘배터리 데이’를 개최하고 미래 배터리에 대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전기차 경쟁은 배터리 기술 선점에서부터 불붙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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