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 조종사 노조 "이석주 AK홀딩스 대표가 셧다운·희망퇴직 종용"
이스타 조종사 노조 "이석주 AK홀딩스 대표가 셧다운·희망퇴직 종용"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7.03 18: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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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기자회견서 양사 대표 간 통화 녹취파일 내용 공개...제주항공 "해당 내용 검토 중"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조합원들이 3일 오전 애경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조합원들이 3일 오전 애경본사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최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사실상 인수합병 최후통첩 공문을 보낸 가운데,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과 셧다운을 종용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와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현 AK홀딩스 대표) 간 ‘통화 녹취파일’ 내용을 공개해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날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제주항공의 모기업인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위해 이스타항공을 파산으로 내몰았다”며 이석주 AK홀딩스 대표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의 통화 녹취파일 내용을 전격 공개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3월 20일 최종구 대표가 “국내선은 가능한 운항해야 하지 않겠나”고 하자 이석주 대표는 “셧다운을 하고 희망퇴직을 들어가야 한다. 그게 관(官)으로 가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 대표가 “희망 퇴직자에게는 체불임금을 주지만 나머지 직원은 제주항공이 줘야 하지 않겠나. 직원들이 걱정이 많다”고 말했고, 이에 이 대표는 “딜 클로징(종료)을 빨리 끝내자. 그럼 그 돈으로 하면 된다”고 답했다.

또 노조는 제주항공이 지난 5월 항공교통심의위원회의 운수권 배분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스타항공 인수에 어려움을 겪는 제주항공에 정책적 특혜를 몰아줘 당시 제주항공이 11개 노선을 배분받을 수 있었단 것이다.

노조는 오는 4일 오후 2시 민주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하고 이후 각계각층의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불매운동 등 총력 투쟁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지난 1일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측에 “10일 이내 선결 조건 이행하라”는 취지의 답변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보낸 해당 답변서에는 이스타항공이 해당 기간 내에 약 1000억원의 부채를 자체적으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지난 3월 이스타항공 M&A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지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항공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류를 발송한 이유는 전일인 지난 6월 30일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공문을 발송했기 때문이다. 당시 이스타항공은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분 헌납에 대해 재차 설명하고, 인수 작업에 속도를 내 줄 것을 제주항공에 촉구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지난 3월 모든 국제선·국내선 노선을 운항 중단했으며, 지난 4월부터는 계약직 직원을 포함해 약 350명 가량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이스타항공은 셧다운 이후 경영난이 더욱 극심해졌고, 지난 2월부터 5개월째 직원들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해 현재까지 체불 규모는 250억원에 달한다.

"제주항공 이익 위해 이스타항공 희생한 것"

업계 내부에선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의 인수합병 계약은 사실상 파기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과 최대 주주 이스타홀딩스, 이상직 의원 일가 측에 ‘10일 이내에 1000억원 가량의 미지급금을 모두 해결하라’고 통보했으나, 이들이 자금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여력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만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인수를 거부한다면 이스타항공은 파산 가능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가 임금체불의 책임 대상을 당초 이상직 의원 일가와 이스타항공 측에서 제주항공과 애경그룹으로까지 확대한 이유도 이러한 맥락에 있다.

조종사 노조는 “이스타항공의 부채가 급증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심각한 승객 감소도 원인이지만 구조조정에 몰두하면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못 받았고, 이유 없이 전면 운항 중단이 이어지며 손실을 줄이기 못했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의 이익을 위해 이스타항공을 희생해 자력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박탈했다”는 입장이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이스타항공이 파산하게 되면 노동자 1600여명은 모두 실직자가 되고 퇴직금은 하나도 못 받게 되며 체불된 임금도 고용노동부로부터 일정 부분만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체불임금은 매각 대금을 깎기 위한 볼모였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측은 “오늘 제기된 내용들과 관련해선 전반적으로 검토 중에 있다”며 “다음 주 화요일 이후에 공식 입장을 언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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