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경영인' 김남호 회장이 보여줄 DB그룹의 미래는?
'준비된 경영인' 김남호 회장이 보여줄 DB그룹의 미래는?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7.02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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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2세 경영 시대 활짝..."미래 성장 발판 하나씩 만들어가겠다”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DB그룹
김남호 DB그룹 회장이 취임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DB그룹>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DB그룹이 50년 가까운 창업주 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2세 경영에 돌입했다. 지난 1일 DB그룹은 김남호 DB금융연구소 부사장을 신임 그룹 회장에 선임하고 이취임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김남호 신임 회장은 김준기 전 회장의 장남으로 1975년생(46세)이다. DB손해보험(9.01%)과 DB Inc.(16.83%)의 최대주주다. DB손해보험은 DB생명·DB금융투자·DB캐피탈 등을, DB Inc.는 DB하이텍·DB메탈 등을 지배하고 있다.

김남호 회장 체제 전환은 시기가 문제였을 뿐 예견된 일이었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김 회장은 2000년대 초반부터 그룹 지배구조상 정점에 있는 계열사들의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해 왔다. 2009년 1월 그룹에 입사해 동부제철, 동부팜한농 등 주요 계열사에서 생산·영업·공정관리·인사 등 각 분야 실무경험을 쌓으며 경영 승계를 위한 준비를 해왔다.

2017년 김준기 전 회장이 갑자기 자리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그룹의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된 이근영(전 금융감독위원장)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 경영을 이끌기 위한 준비를 해왔다. 이근영 전 회장은 김남호 체제로 가는 과도기에 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전 회장은 고령으로 인해 체력적인 부담이 커지면서 여러 차례 퇴임 의사를 밝혀왔으며 지난 6월 말 그룹 경영협의회에서 퇴임을 공식화하고 대주주인 김남호 회장이 책임을 지고 경영 전면에 나서 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입사 후 일 배우며 회사 중요 결정에 적극 참여

기업인 아버지 밑에서 나고 자란 김남호 회장은 일찍부터 그룹 경영을 맡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미국 미주리 웨스트민스터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2002년에는 글로벌경영컨설팅 회사 AT커니에 입사해 경험을 쌓았다. 이후 미국 시애틀 워싱턴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하고 미국 UC 버클리대학교 파이낸스 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그룹에 입사해 전공인 금융분야에서 쌓은 전문지식과 국내외 투자금융 전문가들과의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2010년대 중반 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DB INC.의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동부팜한농·동부대우전자 등의 매각작업을 주도해 DB그룹이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고 금융·IT 중심으로 재정비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DB메탈의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다하며 유상증자를 이끄는 등 DB메탈의 경영 정상화를 이끌어냈다.

2015년부터는 DB금융부문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있는 DB금융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금융 계열사들의 중장기 발전전략을 짜고, 이를 경영 현장에 빠르게 접목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특히 보험·금융 혁신TF를 이끌며 영업·마케팅 다변화, 자산운용 효율화, 해외시장 진출을 견인함으로써 악화하고 있는 업황 속에서도 DB금융부문이 안정성·수익성·성장성 등 모든 면에서 성과를 거두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올해 DB금융부문은 1분기에 매출액 5조8000억원, 순이익 1600억원을 달성하는 등 전년보다 개선된 실적을 거뒀다.

김남호 회장은 취임사에서 “국내외 경제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중임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앞으로 DB를 어떠한 환경 변화도 헤쳐 나갈 수 있는 ‘지속성장하는 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각 사 경영진과 임직원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상품 기획, 생산, 판매, 고객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디지털 컨버전스 구축과 온택트(ontact) 사업역량을 강화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신사업에 도전하겠다는 계획도 밝힘으로써 DB그룹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키우고, 미래를 위한 성장 발판들을 하나씩 만들어가겠다”며 “특히 미래를 위한 새 시대에 맞는 사업을 치밀하게 연구해 새로운 업을 창업한다는 자세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DB손해보험 중심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

DB그룹은 1969년 김준기 전 회장이 24세의 나이에 창업했다. 1970년대 초반 중동 건설시장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둔 이후 철강, 소재, 농업, 물류, 금융 등 국가 기간산업에 진출해 그룹 성장의 발판을 다졌다. 창업 30년 만인 2000년에 10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2010년대 중반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보험, 증권, 여신금융, 반도체, IT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했다. 2019년 말 기준으로 금융부문 포함 자산규모는 66조원이며, 매출액은 21조원이다. 올해 5월 발표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자산 총액 기준 재계 순위에서 DB그룹은 지난해보다 4계단 상승한 39위로 자산총액 9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자산총액은 지난해보다 1조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현재 DB그룹 매출의 90%는 DB손보 등 금융 분야에서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이 신사업을 강조한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산업 분야 재건을 통해 금융·산업 균형 경영을 추구해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남호 회장을 둘러싼 화려한 인맥도 눈길을 끈다. 김 회장의 할아버지는 고(故) 김진만 전 국회부의장이다. 김 회장의 외가는 삼양그룹이다. 김 회장 외증조부는 고(故) 김연수 삼양그룹 창업주이며 외조부는 고(故) 김상준 삼양염업 명예회장이다. 김상준 명예회장 첫째 동생은 고(故) 김상협 전 국무총리다. 김 회장은 차광렬 차그룹 글로벌종합연구소장의 장녀인 원영 씨와 결혼했다. 차광렬 소장은 차병원 설립자인 고(故) 차경섭 차그룹 명예 이사장의 장남이다.

김남호 회장은 취임사에서 “오래전부터 경영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우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목표를 위해 달려왔고 그래서 재계에서는 김 회장을 '준비된 경영인'으로 평가한다. 세상이 변화하는 만큼 DB그룹도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예고했다. 40대의 젊은 오너가 지금까지 쌓은 역량으로 어떤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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