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이 주식을 아무데나 버리고 가 왕창 꼬였다"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이 주식을 아무데나 버리고 가 왕창 꼬였다"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7.02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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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삼 조종사 노조위원장 인터뷰...노조 이상직 의원, 이수지 대표 배임혐의 고발 예정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헌납’하겠다는 발언에 대해 업계 일각에선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뉴시스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가가 보유한 지분을 모두 ‘헌납’하겠다는 발언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자신과 가족의 지분을 모두 ‘헌납’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업계와 회사 내부에서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은 다음주 중 이상직 의원과 딸인 이수지 이스타홀딩스 대표를 업무상 횡령과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건에 대해 현재 변호사, 회계사 등 전문가 집단과 경제민주주의21과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함께 법률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별개로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2일 임금 체불과 관련해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4월과 6월 체불 임금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고,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은 이스타항공 측에 지난 6월 9일까지 체불임금 지급명령을 했으나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 협상이 난항을 겪으며 1600여명 노동자들의 임금을 5개월 이상 체불했다.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이 5개월 간 받지 못한 임금은 250억원에 달하며 이에 따라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에 대한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29일 이상직 의원은 가족이 이스타홀딩스를 통해 보유한 이스타항공 지분 38.6%를 포기한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스타항공의 대주주 이스타홀딩스는 이 의원의 딸 이수지 이스타항공 상무 겸 이스타홀딩스 대표가 33.3%, 아들 원준 씨가 66.7%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해당 지분 가치는 41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무책임한 꼬리 자르기”라며 반발하고 있다. 인수합병 계약이 성사돼야만 매각대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 의원 일가의 지분 포기 발표는 도의적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라는 주장이다.

이스타항공은 “매각 성사 여부와 관련 없이 이상직 의원 가족의 이스타홀딩스 지분은 회사에 헌납하겠다는 입장이며 체불 임금 확보를 위해 제주항공과의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반발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1일 타사 조종사들도 이 의원에게 이스타항공 정상화를 위해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연맹과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성명을 내고 “이 의원의 기자회견문의 본질은 이 의원 일가가 인수 과정에서 빠지고 모든 책임을 상대방과 직원에게 떠넘기는 것”이라며 “이스타항공 사태의 원인은 코로나19가 아닌 과거의 비정상 경영에서부터 비롯된다. 이 의원 일가는 경영에 참여한 적 없다고 주장하며 임금 체불 5개월 동안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다가 각종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마지못해 창업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꼬리 자르기 정치쇼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창업 과정의 비정상적인 자금출처, 편법 증여 의혹, 자녀의 회사 임원 보직, 투명하지 않은 회계처리 등 모든 과정이 합법·공정·도의를 벗어난 전형적인 적폐 행위”라고 지적했다.

<인사이트코리아>는 지난 1일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의 체불임금 해결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들어보기 위해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과의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추후 이스타항공이나 제주항공이 이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면 게재할 예정이다.

박 위원장은 “이상직 의원이 지분을 포기함으로써 인수합병 계약상 매각 주체가 바뀌게 된 셈”이라며 “체불임금을 직접적으로 해결하려는 의지 없이, 주식을 아무데나 버리고 가면서 인수합병이 오히려 더욱 꼬였다”고 말했다.

아래는 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뉴시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위원장.<뉴시스>

- 이상직 의원과 이수지 대표를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한다고 들었다.

“배임 혐의뿐만 아니라 각종 의혹에 대해 공공운수노조 법률원에 법률 검토를 맡겨 놨다. 변호사와 회계사들, 경제민주주의21와 참여연대 등이 모두 모여서 법률 검토를 하고 있다. 다음 주 중 고발장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때쯤 고발 내용이 확실해질 것이다.”

- 임금체불에 대한 소송 제기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임금체불 진정이 고용노동부에 의해 형사입건 돼 있는 상태다. 2일 최종구 대표를 소환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시작한다. 이날 만약 최종구 대표가 임금체불에 대한 건을 인정하면 바로 검찰되는데, 아마 쉽게 인정을 하진 않을 듯하다. ‘제주항공 요청이 있었다’는 식으로 제주항공을 끌어들여 길게 버티려고 할 텐데, 그렇게 되면 제주항공이 가만히 있겠나. 일단 2일 이후에 이런 저런 얘기가 나올 것 같다.”

- 노조는 이상직 의원이 주식을 넘김으로써 인수합병이 오히려 꼬였다는 주장인데 근거가 뭔가.

“조금 꼬인 게 아니라 ‘왕창’ 꼬였다. 우리는 ‘이상직이 주식을 아무데나 버리고 갔다’고 표현하고 싶다. 그냥 무책임하게 본인과 본인 딸을 보호하기 위해 주식을 이스타항공에 버린 것이다. 이상직 의원이 ‘헌납한다’는 표현을 썼는데, 그럼 이스타항공과 이스타홀딩스 간의 거래에서 생긴 세금 문제는 어떻게 한다는 소리인지 모르겠다. 세금만 80억원이 나올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건 어떻게 할 것이며. 또 이제부터는 매각 작업을 이스타홀딩스가 아닌 이스타항공이 해야 하는데, 제주항공 입장에서는 계약 주체가 이스타홀딩스에서 이스타항공으로 바뀐 것이니 처음부터 다시 검토하거나 혹은 인수합병이 상당히 늦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 지난 6월 29일 이상직 의원의 입장 표명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과 제주항공의 MOU 체결시,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에 계약금 115억을 줬다. 그 계약금은 그럼 ‘먹튀’ 하겠다는 것인가. 체불된 임금에 대한 방안은 일절 언급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어떻게 해결하겠다는 방안이 없고 그냥 주식 던지고, 매각을 하든 어쩌든 너희들이 알아서 하라는 것밖에 안 된다. 자기만 쏙 빠져 나간 것으로 본다.”

- 내부에서 다른 얘기가 나오는 것은 없나?

“이 사태의 내면을 봐야 한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간 거래에서 어느 날 갑자기 ‘250억원’이라는 숫자가 왜 나왔냐는 거다. 그것도 체불임금으로. 우리는 이것을 누군가 만들어 낸 가공의 숫자로 보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MOU 체결 시 이스타항공에 단기차입금 100억원을 빌려줬다. 거기에 담보로 잡혀있는 게 이상직 측의 이스타홀딩스 주식 38.6% 전체다. 그 단기차입금의 만기일이 6월 26일이다. 만기일이 지난 상황이니 제주항공 입장에선 이 매각을 오래 끌수록 유리한 거다. 6월 26일을 넘겨버렸으니 이상직 측은 단기차입금 100억원을 갚을 능력이 없단 소리고, 그렇다면 인수마감을 이날 이후로 넘겨버리면 담보로 잡힌 38.6% 주식을 그냥 가져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제주항공이 애초부터 이런 계획을 세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이상직(이스타홀딩스)과 제주항공의 거래에 250억원이라는 체불임금을 걸어놓으니 노동자들이 자동적으로 개입되는 꼴이 됐다. 그래놓고 양측에선 서로 ‘나도 손해보고 있다’고 언론플레이를 하며, 노동자들에게 ‘너희들도 손해를 좀 봐라’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노동자들이 본인들의 체불임금을 반납하면 이 싸움은 아마 종결 될 것이다. 양쪽은 이득을 챙겨가고 노동자들은 죽는 그 꼴을 만드는 것, 우리는 그렇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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