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보험사 직원들인데 설마 그런 행위를 할까?
유명 보험사 직원들인데 설마 그런 행위를 할까?
  • 최환규 전문위원 겸 한국워라밸연구소 소장
  • 승인 2020.07.0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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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윤리와 도덕성, 조직의 생존
리더의 직업윤리와 도덕성은 회사 존립뿐 아니라 관련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제 21대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되었다. 이번에 임기가 시작되는 국회의원 중에는 도덕성에 대한 시비로 개원 전부터 유명세를 떨친 사람이 있다. 대통령 선거 때도 그랬고,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이슈가 사회지도층의 도덕성이다. 일부 기업의 경영자도 도덕성 시비에서 벗어날 수 없기는 마찬가지다. 

몇 년 전에 보험 세일즈맨을 대상으로 교육을 했을 때의 일이다. 대리점주가 국내 유명 보험회사를 거론하면서 영업하는 사람들이 영업하는 과정에서 공공연히 불법을 저지르고 부도덕한 행위를 한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대리점주의 말을 들으면서 ‘설마’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보험회사는 국내 최초로 보험품질보증제도를 도입해 상품 판매과정에서 고객에게 상품 설명을 미흡하게 했거나 고객이 상품에 만족하지 못하면 고객에게 어떠한 불이익도 주지 않고 계약해지가 가능하도록 하는 등 판매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법이나 부도덕한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대리점주의 말을 믿지 못해 교육이 끝난 다음 그 회사에 다니는 지인과 통화하면서 대리점주의 말이 사실임을 확인하고 상당히 실망했었다.

대리점주가 언급한 보험회사에서는 세일즈맨의 불법과 부도덕한 행위를 막기 위해 상당히 오랫동안 다양한 노력을 했다. 고객에게 상품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보장내용을 과장되게 설명해 문제를 일으킨 사람은 절대 영업을 하지 못하도록 회사에서 쫓아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조직원과 세일즈맨들의 저항에 대해 고객의 신뢰가 회사의 경쟁력이라며 조직원을 설득했다. 하지만 대표이사가 직업윤리와 도덕성의 중요성을 간과함에 따라 조직원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기적처럼 만들어진 보험계약

경영진과 조직원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바른 영업이 자리 잡을 무렵 새로운 대표이사가 부임했다. 이 대표이사는 무슨 이유에선지 과정보다는 결과에 더 큰 의미를 부여했다. 대표이사는 매월 말 보고되는 예상 영업결과가 자신의 예상목표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되면 관련 부서의 부서장을 닦달하면서 더 많은 실적을 요구했다.

대표이사로부터 질책을 받은 부서장은 다시 영업 현장으로 추가 실적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부당한 지시가 내려오면 영업 현장에서는 부당함을 주장하기보다는 몇 시간 만에 대표이사가 원하는 결과를 기적과 같이 만들어냈다. 이런 기적이 있기까지에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모든 조직원의 윤리의식 부재가 한몫했다.

대표이사의 지시에 따라 일선 현장에서는 즉시 계약이 가능한 고객을 찾았다. 그런 고객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하면 관리자나 세일즈맨이 희생양이 되었다. 계약자도 모르는 계약이 체결되기도 하고, 세일즈맨이 계약자에게 계약을 구걸하기도 했다.

이렇게 해도 영업실적이 목표에 미달하면 세일즈맨이나 영업조직의 관리자가 계약자가 되는 억지 계약이 수시로 만들어졌다. 이렇게 기적처럼 만들어진 계약은 계약의 질이 나빠 가까운 미래에 해약되거나 회사와 계약자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의 씨앗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대표이사는 이런 문제 상황을 알고 있음에도 현재의 실적을 위해 회사의 미래를 희생했다.

실적 강요는 조직원의 직업윤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영업실적이 저조한 세일즈맨이 리더로부터 폭언이나 폭행과 같은 방법으로 실적 향상과 관련된 협박을 받으면 선택지는 영업을 계속하거나 그만두는 것 두 가지뿐이다. 취미로 영업을 하는 사람이야 별다른 고민 없이 영업을 그만둘 수 있겠지만,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이 영업을 그만두기란 어렵다. 영업을 계속해야 하는 사람은 ‘더러워서 못 해 먹겠다’라는 소리를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속에서 되풀이하지만, 어쩔 수 없이 시키는 대로 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

영업 관리자의 실적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계약을 성사시켜야 한다. 영업하는 사람이 ‘계약 성사’라는 부담을 안고 고객을 만나면 고객보다는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영업을 하게 된다.

고객에게 자신이 판매하는 상품이 경쟁자의 상품보다 경쟁력이 있어 보이게 만들기 위해서는 보장내용을 과장해 설명하기도 하고, 고객에게 불리한 내용은 생략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렇게 세일즈맨이 직업윤리와 도덕성을 포기하고 영업을 하면 당장은 계약을 성공시킬 수 있겠지만, 고객에게 보험금이 필요할 때 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직과 고객의 몫이 된다.

직업윤리‧도덕성의 부재

리더의 직업윤리와 도덕성은 회사 존립뿐 아니라 관련 산업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리더의 압박으로 인해 억지로 만들어진 계약은 보험상품과 보험산업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보험회사가 고객이 청구한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문제가 된다는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는 순간 일반인들은 특정 보험회사의 문제로 인식하기보다는 보험산업과 보험상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보험상품과 관련된 부정적인 보도가 나오면 보험회사들은 상품판매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처럼 일부 보험회사의 문제 행동은 그 회사에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보험회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도덕성은 관련 산업을 지키는 토대가 된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라는 보험은 우리의 일상생활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자동차 보험이 도입되기 전에는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사고로 인한 배상을 해야 하는데, 여유가 있는 회사나 개인이라면 어느 정도 감당이 가능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경제적인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동차 보험은 본인의 중과실만 아니라면 교통사고로 인한 대부분의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생명보험도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암과 같은 질환이 생기면 병원비로 전 재산을 쏟아붓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새로운 치료법이나 신약을 사용하지도 못하고 가족과 안타까운 이별을 하는 일도 있었지만, 암을 보장해주는 보험이 만들어지면서 보험금으로 병원비를 지급하게 되어 경제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보험상품은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도움을 주는 뛰어난 발명품이다.

하지만 직업윤리와 도덕성의 부재는 훌륭한 상품도 쓰레기로 만든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험이다. 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보험료를 받지 않거나 리베이트를 주는 불법행위도 있다.

이렇게 영업하는 사람의 문제도 있지만 이런 것들을 요구하는 고객의 부도덕하거나 불법적인 요구도 많다. 또한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상품보다는 영업하는 사람에게 유리한 상품을 파는 경우도 흔하다. 이런 행동은 단기적으로 고객과 영업하는 사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의 신뢰를 잃으면서 보험시장 전체가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직업윤리나 도덕성 부재는 보험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라임 펀드가 문제가 되고 있는데, 펀드의 근본적인 문제를 전문가들은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펀드를 판매하는 금융회사와 소속 직원들은 부실 펀드를 우량 펀드인 것처럼 속이면서 고객에게 판매했다.

금융회사 직원들은 부실 펀드 판매에 따른 푸짐한 보너스를 챙겼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떠넘겨졌다. 도덕적인 금융기관이라면 책임의식을 가지고 고객의 피해를 보상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사건에 관련된 금융회사들은 책임을 지기는커녕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 바빴다. 고객들은 금융사들의 이런 행태를 보면서 금융회사에 대한 신뢰를 잃어간다.

일의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한다면…

직업윤리와 도덕성은 제조업체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친다. 제조업체의 비도덕적인 행태는 고객들의 신뢰를 잃어 오랫동안 고통을 겪게 만든다. 유가공 제품으로 유명한 식품회사와 피자 프렌차이즈가 대표적인 사례다.

대리점을 대상으로 갑질을 한 식품회사는 고객의 불매운동으로 10년 이상 실적 부진으로 고통을 경험하고 있고, 피자 업체는 불황으로 고통받고 있으며, 회사의 존재감이 고객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그러므로 조직의 도덕성과 조직원의 직업윤리는 기업을 넘어 관련 산업의 유지를 위해 가장 중요한 지침이어야 한다.

직업윤리는 조직원 행동의 기본바탕이 된다. 금융상품 중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전문성이 필요한 것이 보험상품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사람은 고객의 선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설명을 생략하거나 약관과 다르게 설명하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이런 유혹을 참으면 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고객의 신뢰를 얻을 가능성은 상당히 크다. 이런 방식으로 영업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빛을 보고, 회사의 중요한 자산이 된다. 

조직원의 직업윤리를 유지하기 위한 근본의 노력은 인간존중이다. 한때 보험회사의 임직원은 보험회사에서 영업하는 사람을 회사의 발전을 함께 하는 파트너로 대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실적 도구’로 여기는 경우가 많았다. 영화 <써니>에서 보험회사의 관리자가 영업 사원을 함부로 대하는 장면처럼 ‘영업실적이 곧 인격’이라는 말을 하면서 실적이 저조한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조직에서 조직원의 직업윤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도덕성이 부족한 일부 고객도 문제다. 쇼핑몰에서 구매한 옷을 입고 난 다음 환불을 요구하는 사례는 해당 업종에 근무하는 사람들이 자주 경험하는 사례다. 지금이야 드물지만, 예전에는 일부 고객이 자동차 정비업체와 짜고 자동차 사고가 나면 사고와 관련이 없는 부품까지 교환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또한 병원에서는 더 많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의사가 고객과 단합해 불필요한 시술이나 수술을 하기도 했다. 고객이 이런 비도덕적 행동들을 통해 얻은 이익만큼 다른 사람에게 손해를 끼치기 때문에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한다. 

직업윤리와 도덕성은 사회를 지탱하는 기본 덕목이다. 직업윤리는 ‘어떤 직업을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행동규범’을 의미하며, 도덕성은 ‘어떤 사물이나 상황 등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바르게 행동하는 능력’을 뜻한다. 어릴 때부터 바르게 행동하라는 말을 하루에도 몇 번씩 들으면서 자랐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바르게 행동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사람은 드문 것도 현실이다.

직업윤리와 도덕성이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크다. 특히 사회지도층의 도덕성이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하지만 일부 지도자는 도덕성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자신의 도덕성에 대해 알지 못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 같다. 정보의 교류가 제한적이었던 과거에는 그랬을 수도 있지만, 정보 교류가 활발한 지금은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정보를 다른 사람이 먼저 알 정도로 정보의 확산은 빠르다.

직업윤리와 도덕성의 진가는 오랜 기간에 걸쳐 드러난다. 많은 기업이 사훈이나 경영이념에서 정도경영, 신뢰경영과 투명경영과 같은 문장을 사용하며 직업윤리와 도덕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도덕성은 사훈이나 경영이념으로 강조한다고 향상되는 것이 아니다.

경영진부터 용역 업체 직원까지 모든 조직원이 한마음으로 도덕성의 중요성이나 필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할 때 비로소 도덕성의 가치가 드러난다. 그러므로 모든 조직원은 아침에 출근할 때, 근무 중 그리고 퇴근길에 도덕성의 실천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이 모일 때 비로소 그 조직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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