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신동빈-신동주 형제, 아버지 '유언장' 놓고 진실 공방
롯데家 신동빈-신동주 형제, 아버지 '유언장' 놓고 진실 공방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6.25 09: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동빈 "아버지 유언장 따라 후계자로서 책임 다할 것"...신동주 "법률 효력 없고 생전 마지막 발언과 반하는 내용"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뉴시스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지난 1월 별세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명예회장)의 유언장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이를 두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형제의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언장’은 지난 24일 일본 롯데홀딩스 단독 대표로 선임된 신동빈 회장이 소회를 밝히는 과정서 언급됐다.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는 오전 주주총회를 마친 후 오후에 이사회를 열고, 오는 7월 1일 부로 신동빈 회장을 롯데홀딩스 사장·CEO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츠쿠다 다카유키 사장은 이사직은 유지하나 대표직에서는 물러나게 되면서, 신동빈 회장은 일본롯데 지주사인 롯데홀딩스를 이끄는 단일 대표이사 사장이자 일본 롯데그룹 회장으로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실질적으로 아버지인 신격호 명예회장의 역할을 이어받았다는 평가다.

신동빈 "아버지 유언장에 적시된 후계자로서 막중한 책임감 느낀다"

이날 인사에 대해 신동빈 회장은 “대내외 경제 상황이 어려운 만큼 선대회장의 업적과 정신 계승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롯데그룹을 이끌어 나가겠다”며 “최근 아버지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자필로 작성한 유언장이 도쿄 사무실에서 발견됐는데, 유언장엔 ‘사후에 롯데그룹의 후계자를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고 기록돼있어 더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유언장에는 “이후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전 사원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라”는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지가 담겨 있다.

유언장은 신격호 명예회장이 2000년 3월 자필로 작성·서명해 도쿄 사무실 금고에 보관하고 있던 것으로, 신 명예회장 타계 후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지연되었던 사무실·유품 정리를 최근에 시행하던 중 발견됐다고 한다.

유언장은 이 달 일본 법원에서 상속인들의 대리인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개봉됐으며, ‘롯데그룹의 후계자는 신동빈 회장으로 한다’는 내용과 함께 ‘롯데그룹의 발전을 위해 협력해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서 해당 인사 조치 발표가 난 이후, 신동빈 회장은 화상회의를 통해 참석한 자리서 이사회와 주주들에게 이와 같은 소회를 직접 밝혔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 "법률적 효력 없고, 발견 배경과 유언장 내용도 수상"

이에 대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즉각 반박했다. 해당 유언장 자체가 공증을 받지 않아 법률적 효력이 없고, 내용상에서도 몇 가지 문제점이 드러난다는 것이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입장문을 통해 “해당 유언장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후계자로 한다고 기재돼 있다고 하나, 이는 신격호 명예회장이 생전에 표명한 의사와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며 “해당 유언장은 2000년 3월 4일자로 되어 있는데, 그보다 최근 일자인 2016년 4월 촬영된 신격호 명예회장의 발언과 반하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유언장이 발견되었다고 주장하는 상황도 매우 특이하며 부자연스럽다고 지적했다. 지난 1월 19일 신격호 명예회장 별세 후 “유언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롯데그룹이 언론에 공표하였음에도 5개월이 지난 지금 롯데홀딩스가 지배하는 부지 내의 신격호 명예회장 집무실 금고에서 유언장이 발견됐다는 것이 의아하다는 것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오랜 세월 신격호 명예회장의 비서를 지낸 인물에 의하면, 해당 금고는 매달 내용물에 관한 확인·기장이 되며, 이제 와서 새로운 내용물이 발견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오전 도쿄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제기한 신동빈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롯데그룹 회장)의 이사 해임 안건이 부결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 주주인 광윤사의 대표이사다.

이날 주총에서는 금고형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 또는 집행유예가 종료한 지 2년이 지나지 않은 자가 롯데홀딩스의 이사가 되지 못하도록 하는 정관변경안도 신 전 부회장이 제안했으나 역시 부결됐다. 이는 신동빈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준 혐의 등으로 지난해 10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것을 염두에 둔 제안이다.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7월부터 2018년까지 5차례에 걸쳐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회장의 해임안과 본인의 이사직 복귀를 시도했으나 표 대결에서 모두 패배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사회 직후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도 롯데그룹 경영 안정화를 위해 지속해서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주주 제안은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 대표이자 주주로서 롯데그룹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게 하기 위한 제안임과 동시에 신격호 명예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그룹의 준법경영을 이끌기 위한 기본적인 요청사항이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안건이 부결됨에 따라 일본 회사법 854조에 의거해 해당 사안에 대한 소송 진행도 고려 중으로, 향후 롯데그룹의 경영 안정화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