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꾼·지방 부자들, 강남 '아파트 쇼핑' 시대 끝났나
투기꾼·지방 부자들, 강남 '아파트 쇼핑' 시대 끝났나
  • 도다솔 기자
  • 승인 2020.06.23 18: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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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택자, 삼성·대치·청담·잠실에 집 사려면 기존 집 매매·임대해야
허가구역과 거리 먼 지방 거주 유주택자 경우 소명서 제출
토지거래허가제도가 시행된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부동산중개업소 밀집지역의 모습.뉴시스
토지거래허가제도가 시행된 23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부동산중개업소 밀집지역 모습.<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23일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에서 토지거래허가제도가 1년간 시행된다. 

주거지역이 밀집된 강남권 한복판을 재개발 여부와 관계없이 한꺼번에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 역할을 하는 강남권에 내려진 사상 초유의 규제가 부동산 투기차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3일 ‘강남·송파구 일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관련 Q&A’를 통해 대책 발표 이후 제기된 의문점에 대해 설명했다. 이날부터 서울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발효되면서 허가 기준에 대한 혼선이 큰 탓이다.

이날부터 해당 지역에서는 전세보증금을 승계한 갭투자가 금지되고 주택·상가 구입 후 2년 간 실거주, 또는 실제 장사를 해야 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기준 면적을 넘는 토지뿐만 아니라 토지 지분을 가진 주택과 상가 등은 모두 거래 시 관할 기초자치단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준 토지면적은 주거지역은 18㎡, 상업지역에선 20㎡를 넘기면 허가 대상이다.

허가를 받지 않은 거래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토지가격의 30%에 상당하는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또 허가를 받더라도 원래 부동산 구입 목적대로 부동산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주택의 경우 주인이 2년 동안 실거주를 해야 하고 상가는 실제 영업을 해야 한다.

유주택자, 삼성·대치·청담·잠실에 집 사려면 기존 집 처분해야

이 제도시행의 핵심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주택 구매 당사자가 직접 그 집에서 2년 동안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1주택 이상 보유한 유주택자가 해당 지역에서 집을 사려면 기존에 보유한 주택은 처분하거나 임대를 놓아야 한다. 현행 ‘토지거래업무처리기준’은 허가구역이 속해 있는 시·군 또는 이와 연접한 시·군에 거주하는 매수자가 주택을 이미 보유한 경우에는 기존 주택에 대한 처리계획서(매매·임대 등)를 제출하도록 돼 있다.

예컨대 경기도 성남시에 집을 보유한 사람이 서울 송파구 잠실에서 아파트를 사려면 갖고 있는 성남 집을 팔 것인지, 임대를 놓을 것인지에 대한 처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반드시 기존 주택을 매매하거나 임대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 구입하는 집으로 이사 가면서 기존 주택은 자녀 등이 살도록 하는 경우도 가능하다. 반면 기존 주택에는 당사자가 살고 새로 구입한 집에 자녀가 살게 되는 경우 허가받지 못할 수 있다.

대전, 부산 등 이번 토지거래허가지역에서 먼 지방에 거주하는 유주택자는 기존 주택 처리계획서를 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왜 굳이 강남에 집을 더 사야 하는지 구청에 소명하는 계획서를 내고 설득해야 한다.

만일 사려는 집에 아직 세입자가 살고 있는 등 임대차 계약이 남았다면 허가를 받을 수 없다. 다만 해당 주택의 소유권 이전 전에 임대차계약이 종료된다면 허가 신청이 가능하다. 계약 후 잔금을 치르기까지 통상 2~3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에 토지 취득시점이 도래하기 이전까지 임대차 계약기간이 종료되는 경우엔 예외를 둔다.

단 이 경우 매수자가 토지이용계획서에 잔금 납부일까지 해당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것을 객관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 임차인 확인 등 증빙자료를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허가구역 내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는 수분양자는 2년간 실거주 의무가 없다. 토지거래허가대상이 아닌 만큼 자유롭게 전세로 내놓을 수 있다. 주택법령에 따라 주택 사업 주체가 주택을 공급하는 경우 등은 토지거래허가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단독주택, 다세대 등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경우 일부 공간에 대해서는 임대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독주택에서 남는 방을 임대하거나, 다가구·다세대 주택에서 집주인이 살면서 나머지 집을 임대 놓을 수 있다.

각종 규제에서 예외가 됐던 오피스텔도 허가 기준 면적(주거 18㎡·상업 20㎡)을 초과한다면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거용, 업무용 등 오피스텔의 이용목적을 토지이용계획서에 명시해야 하고 허가받은 이후에는 2년간 실거주 또는 자기경영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제도 허점 노린 꼼수 차단

국토부는 최근 토지거래허가를 피해갈 꼼수로 제기된 ‘공동명의 취득’에 대해서도 허가대상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재 2인 이상이 지분을 갖고 있는 공유지 거래의 경우 지분별로 허가대상면적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허가구역 내 대지지분이 30㎡인 주택을 부부가 절반씩 공동명의로 취득할 경우 대지지분이 15㎡가 된다. 현재 주거지역의 토지 거래허가 기준 면적은 18㎡이므로 기준을 밑돌아 허가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주장이 부동산커뮤니티 등 곳곳에서 제기돼 왔다.

하지만 국토부는 부부·가족 등 세대 구성원이 공유지분을 각각 취득하더라도 동일인의 취득으로 간주하고 공유지분 면적 전체를 합산해 허가대상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부부가 30㎡ 대지지분 주택을 절반씩 나눠 거래하더라도 토지거래허가대상이 된다는 얘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발표 이후 실거래 신고 건에 대해서는 자금조달계획서·증빙자료를 면밀히 검토해 불법증여 등 이상거래 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것”이라며 “허가 회피 목적의 계약일 허위작성 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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