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금강산의 꿈', 기약없는 기다림이 이어진다
현정은 회장 '금강산의 꿈', 기약없는 기다림이 이어진다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6.1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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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TF 가동하고 있으나 남북관계 경색으로 '한숨'
2018년 11월 18일 금강산 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한 현정은(오른쪽) 현대그룹 회장이 금강산호텔에 도착해 북한 리택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2018년 11월 18일 금강산 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 참석차 북한을 방문한 현정은(오른쪽) 현대그룹 회장이 금강산호텔에 도착해 북한 리택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지난 16일 북한은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일대에 군사력을 재배치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살포로 촉발된 남북관계 위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 시절부터 남북경협사업에 참여해 온 현대그룹에 관심이 쏠린다. 선대 회장의 유지를 이어받아 며느리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숙원 사업으로 남북경협사업에 온 힘을 다하고 있으나 주변 환경은 냉온탕을 오가며 애를 태우고 있다.

금강산관광은 2008년 이후 중단된 상태고 개성공단은 2016년 이후 폐쇄돼 문이 굳게 닫혀 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었으나 실질적으로 남북경협사업은 진전된 것이 없었다.

이번 북한의 도발에도 현대그룹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금강산관광 중단과 개성공단 폐쇄 이후 진행된 사업이 전혀 없기 때문에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는 게 현대그룹의 입장이다.

현대그룹은 또 현재 상황에 대해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지난 역사를 돌아보더라도 남북관계는 언제나 급격하게 변화했다”며 “언제든 사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최대한 준비를 해놓는 게 사업주체자로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는 사업주체자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부의 결정을 봐가며 사업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은 2018년부터 남북경협사업 TF팀를 운영하고 있다. 현정은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현대아산 대표와 그룹전략기획본부장이 대표위원으로 실무를 지휘하는 구조다.

준비만 몇 년째 ‘남북경협사업 TFT’

TFT를 출범하면서 현 회장은 “남북경협사업을 통해 남북 화해와 통일의 초석을 놓고자 했던 정주영 명예회장과 고(故) 정몽헌 회장의 유지를 잘 받들어 계승해 나가자”며 “금강산·개성 관광, 개성공단은 물론 향후 7대 SOC 사업까지 남북경협사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7대 SOC 사업은 2000년 8월 현대아산이 북측과 합의해 ▲철도 ▲통신 ▲전력 ▲통천비행장 ▲금강산물자원 ▲주요 명승지 종합 관광사업(백두산·묘향산·칠보산) 등 사업권을 획득한 것을 가리킨다. 비록 이러한 사업들이 진행된 것은 없지만 어느 때라도 사업재개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남북경협사업에 희망이 있었다. 현정은 회장은 신년사에서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정주영 명예회장은 ‘사업은 망해도 다시 일으킬 수 있지만 신용은 한번 잃으면 그것으로 끝장이다’라고 말씀했다”며 “남북경협 사업자로서 우리에게는 그동안 쌓아 온 신뢰라는 든든한 자산이 있다. 그 신뢰가 동력이 되어 남북 경협의 새로운 미래가 펼쳐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현 회장은 지난 15일 열린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식’에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우리 정부에 엄포를 놓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 회장은 정부의 초청으로 참석했지만 특별 연설이나 언급은 없었다.

오랫동안 중단된 남북경협은 2018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북미 협상 결렬로 다시 한번 냉각됐다. 올해는 코로나19로 국제 정세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 전문가들은 남북관계 경색 국면이 당분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현정은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신뢰가 위기를 맞고 있다.

현대아산은 금강산관광에 2008년까지 9229억원을 투자했다. 개성공단에는 2016년까지 6021억원을 투입했다. 투자금액이 총 1조5250억원에 달한다. 현대아산은 개성관광, 백두산관광, 7대 SOC 사업, 기타 남북경협과 관련한 사업권을 보유 중이지만 현재 모두 중단된 상태다. 지금 상황에서는 현정은 회장의 인내가 좀 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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