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SKT·네이버가 주도하는 'AI 동맹', 미·중 기술패권에 맞선다
KT·SKT·네이버가 주도하는 'AI 동맹', 미·중 기술패권에 맞선다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6.17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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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LG전자·카카오·소프트뱅크 가세...美 GAFA, 中 BATH와 한판 대결
(왼쪽부터) 박정호 SKT 사장, 구현모 KT 사장, 이해진 네이버  GIO.<각 사, 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디지털 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AI)을 두고 국가 간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통신·IT기업을 중심으로 'AI 동맹'이 가시화 하면서 선두 자리를 꿰차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세계 인공지능 시장은 미국의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 중국의 BATH((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 연합군으로 양분돼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성공하고, 코로나19 대응에서도 K-방역으로 ICT의 우수성을 인정받았으나, AI 분야에서는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AI 연합군에 대항하기 위해선 국내 기업들도 힘을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현재 국내 AI 시장은 크게 KT·LG전자·LG유플러스, SKT·삼성전자·카카오, 네이버·소프트뱅크 등 세 연합군 동맹 구도를 형성하는 분위기다.

국내 AI 연합군은 각 주도기업 수장의 공통된 인식에서 나왔다.

박정호 SK텔레콤 시장은 지난 1월 CES 2020에서 “AI 분야에서 이미 글로벌 강자들끼리 초협력 하고 있다”며 “국내 ICT 기업들이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기업 간 초협력을 강조해 온 것도 이러한 글로벌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KT 구현모 사장도 지난 2월 AI 원팀 출범 당시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AI 1등 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래 전부터 이해진 네이버 GIO는 글로벌 기업들과 맞서 싸우려면 경쟁력 있는 기업과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을 밝혀왔다. 특히 이 GIO는 “미국과 중국 인터넷 제국주의에 맞서 살아남는 기업이 되고 싶다”며 “제국주의와 싸우려면 연합군이 필요하다”고 밝힌바 있다.

KT가 주도하는 AI 동맹군은 ‘AI 원팀’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AI 원팀은 올해 2월 AI 1등 국가를 목표로 출범한 산학연 협의체로, KT와 현대중공업그룹 등이 소속돼 있다. 최근 LG전자·LG유플러스가 합류하면서 동맹군이 확대됐다.

이들 연합의 특징은 비 ICT 기업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KT 연합은 AI를 전 산업에 빠르게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산업별 리더들과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데 방점을 뒀다. KAIST·한양대 등과는 인재양성에 힘을 합치는 한편, 현대중공업과는 AI 기술이 산업현장 곳곳에 확산될 수 있도록 협업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현대중공업의 로봇기업 현대로보틱스와 500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맺었다. 이는 구현모 사장 취임 후 첫 전략적 투자로, KT는 현대로보틱스의 지분 10%를 확보했다. 두 회사는 이번 계약에 따라 지능형 서비스로봇 개발, 자율주행 기술 연구, 스마트팩토리 분야 등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더불어 KT는 LG유플러스·LG전자와도 손을 잡았다. 이들 3사는 AI 역량을 합쳐 사회문제 해결에 AI를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우선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KT의 통신 데이터와 감염병 확산방지 노하우에 LG유플러스의 통신·로밍 데이터를 활용하기로 했다. 여기에 LG전자 제품과 AI 기술력을 결합해, 감염병 확산과 위험을 방지하는 모델도 시도하기로 했다.

실질적인 사업성과 창출을 위한 협력도 강화한다. KT AI 플랫폼 ‘기가지니’와 LG전자 ‘LG 씽큐(LG ThinQ)’의 상호 연동, 대화 확대 등 시너지 방안을 찾아나설 예정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홈 IoT 서비스와 LG전자 가전을 연동해 스마트홈을 한층 진화시킨다는 계획이다.

SKT, 카카오·삼성전자와 초협력

SKT 동맹도 쟁쟁하다. 이 동맹은 국내 대표 이동통신사 SK텔레콤 주도로 국내 대표 기업 삼성전자,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 카카오와 손을 잡았다.

이들은 ICT산업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의 ‘개방과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이들 동맹은 3사가 이미 국내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힘을 합쳐 대한민국 ICT 생태계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더 큰 서비스 혁신을 이루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SKT 동맹은 박정호 사장의 적극적인 주도로 만들어졌다. 박 사장은 초협력 기조를 바탕으로 SK텔레콤이 ‘하이퍼 커넥터(Hyper Connector)’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카카오와 먼저 손을 잡았다. SK텔레콤과 카카오는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하는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통신·커머스·디지털 콘텐츠·미래 ICT 등 4대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통신 분야에서는 5G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고객 경험을 혁신할 계획이다. 미래 ICT 분야에서는 AI·IoT·금융 영역에서 양사의 기술·서비스 간 중장기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는 박정호 사장이 지난 1월 ‘CES 2020’에서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과 만난 자리에서 AI 분야 초협력을 먼저 제안하면서 동맹 분위기가 조성됐다. 박 사장이 삼성전자에 SK텔레콤의 ‘누구’와 협력하는 방향 등을 제안했고, 고 사장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면서다. 아직까지 구체화된 것은 없지만, 삼성전자 AI 플랫폼 ‘빅스비’와 SKT ‘누구’ 등을 통해 양사의 합작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네이버, 소프트뱅크와 ‘글로벌 AI 기업’ 표방

국내 대표 ICT 기업들이 KT·SKT 동맹군으로 나뉘면서 네이버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졌다.

다만 네이버는 국내 기업 대신 소프트뱅크와 손을 잡은 상태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자회사 라인이 야후재팬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Z홀딩스와 경영통합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경영통합으로 라인과 Z홀딩스의 모회사인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주식회사는 50 대 50으로 조인트벤처(JV, Joint Venture)를 만들어 Z홀딩스의 공동 최대주주가 됐다. 당시 이들은 글로벌 AI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공식화하면서 네이버 동맹의 윤곽이 드러났다.

네이버의 AI 야망은 ‘미중 기술패권’에 대항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연합군으로 선택한 것도 미중 AI 기술 패권에 맞서기 위해서는 좀 더 강력한 AI 지원군이 필요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해진 GIO를 필두로 네이버는 한국 중심의 AI 글로벌 흐름을 만드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글로벌 AI 연구 벨트’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AI 연구 벨트’는 한국과 일본, 네이버의 핵심 AI 연구소가 위치한 프랑스, 세계 10위 안에 드는 개발자 규모를 갖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구축되는 네이버 중심의 기술 연구 네트워크다. 네이버는 국경을 초월한 글로벌 기술 네트워크를 구축해 미중 기술 패권에 맞설 새로운 글로벌 흐름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 벨트의 핵심이 ‘국경을 초월한 기술 교류’에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미래 AI 기술 인재까지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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