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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25 19:18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심층분석]40년 삼성맨 장원기의 중국 기업행...위협적인가, 한 물 갔나
[심층분석]40년 삼성맨 장원기의 중국 기업행...위협적인가, 한 물 갔나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6.12 18: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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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아니라서 덜 우려스럽다 vs 중국 디스플레이 굴기에 큰 도움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삼성 LCD 사업 사령탑이었던 장원기 전 삼성 사장이 최근 중국 회사에 영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매국노’라는 거센 비판까지 나오며 논란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기술 유출인데,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디스플레이·반도체 분야에서 큰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에선 어떻게 평가할까.

업계에 따르면 장원기 전 삼성전자 사장은 최근 중국 에스윈(ESWIN)의 부총경리로 영입됐다.

에스윈은 중국 디스플레이 구동 반도체(DDI) 업체로,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BOE의 창업주인 왕둥성 회장이 지난 2월 설립한 회사다. 왕둥성 회장이 회사를 설립하면서 장 전 사장을 최고위 경영진으로 영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논란의 중심에 선 장원기 전 사장은 40년 넘게 삼성전자에서 일했던 인물이다.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반도체총괄 LCD사업 천안사업장 공장장, LCD사업부장 등을 거쳤고, 2011년부터는 중국 삼성 총괄사장 등을 지내다 2017년 퇴임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디스플레이·반도체 업계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그간 국내 기술 인력의 중국 유출은 지속해서 있었다. 다만 40년을 삼성에서 일한 핵심 인사가 중국에 영입되는 경우는 이례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삼성맨 출신 한 대학 교수는 “주위에서 삼성, LG에 다니다가 중국 업체로 옮기는 경우는 다반사”라며 “중국 업체는 보통 일정기간 동안 근무를 보장해주고, 연봉은 국내에서 받는 것의 몇 배로 올려줘 국내 보다는 훨씬 처우가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장 사장의 경우는 놀랐다는 반응이다. 그는 “워낙 삼성에 오래 계셨던 분이어서 애사심이나 의리 차원에서라도 그런 결정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다”며 “업계에서는 사실이 맞냐며 다들 놀라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만큼 충격이라는 얘기다.

여론도 가세했다. 국가의 주력 산업을 담당하는 기업의 핵심 인사가 경쟁국 회사에 취업했다는 것은 국익이나 개인의 양심 측면에서라도 잘못된 판단이라는 게 대부분의 지적이다.

논란이 일자 삼성에서는 확대해석에 대해 선을 그었다. 장 전 사장의 경우 퇴직 후 2년을 상근 고문으로 지냈고, 그 이후 개인의 선택까지 뭐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경우 고용계약을 할 때 퇴직 후 2년 동안은 동종업계로 못 가도록 하는 규정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기술 개발 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2년 정도가 지나면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정말 심각한 피해가 예상될 경우에는 삼성에서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기술 보다는 영향 제한적”

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기술 유출이다.

현재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각축전이 치열하다. 한국은 현재 주력으로 했던 LCD에서 OLED 기술로 전환하면서 LCD 생산은 철수하는 단계다. 한 때 LCD 시장에서 중국과의 격차가 컸지만 중국이 빠른 속도로 추격하면서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더 이상 중국과 경쟁이 안 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전 세계 LCD 생산의 메인은 중국이다.

다만 중국은 LCD에 주력하면서도 차세대 기술인 OLED 개발에도 관심을 두고 있기 때문에 OLED 분야에서도 꾸준히 인력을 빼 가고 있다. 현재 국내 OLED 기술은 중국과 초격차를 두고 있는 상황이지만,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가 워낙 강해 LCD 기술을 추격한 것처럼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일각에서는 이번 장 전 사장의 중국 기업 취업 파장이 심각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삼성맨 출신 한 교수는 “현재의 LCD 시장 상황을 감안했을 때, 장 사장과 같은 거물급 인사가 중국에 간다고 해서 중국의 LCD 주도권이 넘어간 상황 자체는 바뀌지 않기 때문에 크게 우려되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OLED나 퀀텀닷 등 차세대 기술에서 그런 거물급 인사가 넘어갔다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 전 사장이 LCD에 능통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차세대 기술 보다는 파장이 덜 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OLED나 반도체의 경우 공정별로 오랜 시간에 걸쳐 실수나 노하우 등이 축적돼야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며 “그런 분야에서 노하우를 풍부하게 가지고 있고, 삼성의 전반적인 것을 꿰고 있는 사람이 중국으로 넘어간다면 정말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그런 분야라면 삼성에서도 미래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인력 유출 문제에 대해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전 사장이 연구 실무진이 아니라 경영진이란 점에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삼성과 오랜 기간 협업을 해 오고 있는 한 서울대 교수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실무진이 아니라 경영진이라는 점에서 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주위 사례들을 봤을 때 기술 개발자가 중국에 영입됐을 경우 훨씬 위협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며 “기술의 경우 즉각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업계에선 반농담 삼아 중국 BOE에 한국 기술 인력이 많이 옮겨가면서 BOE의 기술 속도가 빨라졌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장급이면 삼성의 기술 로드맵을 잘 알고 있겠지만, 기술과 로드맵은 워낙 빠르게 변하고 현업을 떠난지 오래됐다는 점에서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전체적인 경영에 대한 자문 위주로 도움을 주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추가적으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면서도 “사장급의 영입은 처음이라 어느 정도의 파급력을 가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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