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가 아시아나항공서 발 빼려는 진짜 속내는
HDC가 아시아나항공서 발 빼려는 진짜 속내는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6.1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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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과 재협상 통해 인수가 낮추려는 의도" "진짜 발을 뺄 가능성" 등 관측 구구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HDC현대산업개발과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재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뉴시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HDC현대산업개발과 채권단인 산업은행의 재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최근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두고 재협의 입장을 밝힌데 대해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이를 수락하면서, 향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안건과 아시아나항공의 미래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0일 산은은 “HDC의 아시아나 인수 의지 표명은 환영하지만, 인수확정 조건에 관한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며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먼저 제시해달라”고 밝혔다.

이는 앞서 지난 9일 HDC가 “계약 체결 후 인수 가치 훼손하는 여러 상황이 있다”며 “인수조건 원점서 재점검 해야 한다”는 입장에 대한 채권단 측의 답변이었다.

이에 업계는 추가 협상이 이어지면서 이달 27일이던 현산의 아시아나 인수 딜 클로징(거래 종료) 시점이 사실상 6개월 이후인 오는 12월 27일로 연장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HDC "인수조건 재점검"에 '협상용 카드' vs '발 빼기' 

HDC는 아시아나항공의 회계 처리에 문제를 제기한 이유에 대해 “계약 이후 인수 가치를 훼손하는 상황들이 나오고 있다”는 입장이다.

HDC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계약 체결 당시와 비교해 2019년 말 기준 2조8000억원의 부채가 추가로 인식되고 1조7000억원 추가 차입으로 부채가 총 ‘4조5000억원’ 증가됐다.

부채비율은 올해 1분기말 현재, 계약 기준인 전년 반기말 대비 1만6126% 급증했고 자본총계는 올해 1분기말 기준 전년 반기말 대비 1조772억원 감소, 순손실을 8000억원 이상 확대됐다.

또 HDC는 “지난 3월 공시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인이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표명함에 따라 이번 계약상 기준인 재무제표의 신뢰성 또한 의심스러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지난 3월 19일 공시된 아시아나항공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은 내부회계 관리에 대해 ‘부적정’ 의견을 냈다. “정비 비용을 적시에 반영할 수 있는 통제활동을 설계하지 않았고, 항공기 리스(임대) 회계처리 정확성을 검토하기 위한 충분한 통제장치를 하지 않았다”라는 것이 그 이유였다.

HDC와 산은의 핑퐁게임에 대해 업계는 “향후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HDC의 ‘인수 조건 재검토’ 요구건은 대체로 인수 가격을 낮추기 위한 협상용 카드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상황이 악화된 만큼 재협상을 통해 최대한 유리하게 계약 조건을 바꾸려 한다는 해석이다.

일각에선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HDC가 협상에서 발을 뺄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HDC의 재무 투자자로 참가한 미래에셋이 최근 코로나19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미국 호텔 인수도 차질을 빚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 인수가 사실상 힘들 것이란 게 증권가 관측이다.

분리매각 통한 '재매각' 가능성도..."재매각 불발시 그룹 전체 위험"

만일 HDC가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할 경우엔 재매각 검토가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와 채권단은 HDC와의 협상 결렬에 대비해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투입해 경영정상화를 추진한 뒤 재매각을 추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 재매각 시, 채권단이 통매각이 아닌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 자회사를 분리해 매각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몸값을 낮추기 위해서다.

다만, 분리매각의 경우 항공업계 전반의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자본잠식 상태에 처한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인수하려는 주체가 나타날 가능성은 적어, 결국 저비용항공사(LCC) 업계의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매각마저도 이뤄지지 않을 땐 금호그룹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판 대가로 산업은행으로부터 1300억원을 빌렸고, 예정된 매각 자금 3200억원도 물거품이 돼 그룹 재건에 차질을 빚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두고 HDC와 산은이 기싸움을 벌이고 있으나 금호그룹 입장에선 어떻게든 이번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애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자칫 그룹 전체의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 업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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