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이어 우리은행도 ‘금융상품 리콜제’ 도입...완전판매 정착 첫 발
하나 이어 우리은행도 ‘금융상품 리콜제’ 도입...완전판매 정착 첫 발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6.04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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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판매 시 15영입일 내 전액 환불...기간 짧고 기준 불투명 지적도
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이 ‘금융상품 리콜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실효성에서는 논란이 예상된다.<각 사>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하나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이 ‘금융상품 리콜제’를 도입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전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요구에 따른 것이다. 다만 리콜제의 사각지대가 당장 커 보인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강하다.

4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일 금융투자상품 리콜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에 공모펀드를 대상으로 했던 ‘펀드철회서비스’를 모든 펀드와 특정금융신탁에까지 확대한 것이다.

우리은행에서 ETN이나 ETF, 사모펀드 등에 청약을 넣은 고객은 15영업일 내 환불을 신청할 수 있다. 이 경우 영업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는지에 대한 사실관계를 거친다. 선취수수료만 반환했던 펀드철회서비스와 달리 리콜서비스는 투자 원금 전액을 반환받을 수 있다. 철회 신청기간도 기존 7영업일에서 15영업일로 늘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존에 불완전판매로 인한 가입자 손실이 있었던 만큼 이번 제도 도입은 완전판매 문화 정착을 통한 고객 신뢰를 강화하는 차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하나은행은 지난 1월부터 리콜 서비스를 시행했다. ‘투자상품 리콜 서비스’로 불리는 이 제도는 우리은행과 같이 상품 가입 후 15영업일 이내에 불완전판매 이의를 신청할 경우 검토를 거쳐 원금 전액 배상 여부가 결정된다. 다만 제도 도입 후 현재까지 리콜 요청은 한 건도 없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리콜제 도입에 대해 "소비자보호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며 "다른 금융기관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도 허점에 실효성 의문...손실보전금지 조항 위배 지적도

두 은행이 이 같은 제도를 도입한 건 지난해 벌어진 해외금리연계 파생금융상품(DLS·DLF) 사태의 교훈으로 풀이된다. 현재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도 리콜 제도에 대한 목소리가 내부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리콜 서비스 도입의 실효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먼저 상품 가입 후 15영업일이라는 기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이다.

리콜은 판매자가 판매한 제품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때 이뤄지는 조치다. 타 업계에서의 리콜은 판매 후 시점과 상관없이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은행권에서의 리콜 제도는 15영업일이라는 굴레를 씌운 것이다.

금융소비자들로선 판매 상품에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보통 15영업일 이후일 경우가 많다. 가령 1년 만기 펀드 상품이 가입 3개월 뒤 손실이 발생할 경우, 불완전판매가 있었더라도 리콜을 통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기존처럼 금융당국에 민원을 넣고 분쟁조정위원회를 거치는 지리한 과정이 이어지게 된다.

불완전판매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는 부분도 다소 애매하다. 상품 판매 전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소명 주체가 누구인지도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상품 판매 프로세스는 말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은데, 전 과정을 녹취하지 못하면 구두로의 불완전판매를 검증하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은행권 관계자는 “영업점에서 판매 시 설명할 부분에 대해 녹취가 이뤄지기는 하나 상품 판매 전 과정을 녹음하지는 않고 있다”며 “실제 심사에 가서 이 같은 부분이 금융소비자에게 유리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리콜이 자본시장법 55조(손실보전금지 조항)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 조항은 금융투자업자가 상품 판매 시 투자자가 입을 손실을 보전해줄 것을 약속하거나 사후에 보전해주는 행위를 막고 있다. 위험 관리에 의해 경제활동을 촉진하는 증권시장의 본질을 훼손하고 안이한 투자판단을 초래해 가격형성의 공정을 왜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관계자는 “리콜 서비스를 만들었더라도 무조건적으로 리콜을 해주는 것은 아니고 불완전판매 여부가 심사를 통해 심의되기 때문에 법 테두리에서는 걸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리콜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영업점에서의 불완전판매 행위를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투자자들의 책임투자 문화도 조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제도 자체의 실효성도 있겠지만 영업점에서 공공연하게 불완전판매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 제도 도입으로 내부 자정이 이뤄질 것을 기대할 수 있다”며 “최근 금융권 펀드 판매에 문제가 있던 게 사실인 만큼 이 같은 제도의 도입 자체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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