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코리아'에서 '바이 코리아'로...증시 훈풍 신호탄?
'셀 코리아'에서 '바이 코리아'로...증시 훈풍 신호탄?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6.03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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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유동성 공급·개인투자자 유입에 반등...실물경기 악화·공매도 규제 해제는 부담 요인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심화하고 있음에도 증시는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3일 KB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KB국민은행>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지난 5월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은 ‘셀 인 메이(Sell in May)’ 공식이 깨졌다는 점이다. 5월 29일 종가 기준 2029.60은 월초(1895.37) 대비 130포인트 가량 오른 수치다. 전례 상 지난 10년 간 5월 증시는 코스피 –1.7%, 코스닥 –1.34%였는데 과거 추세에 역행한 것이다.

증시 상승세는 6월까지 이어지고 있다. 3일 종가 기존 코스피는 2147.00으로 지난 2월 21일(2162.84) 이후 가장 높았다. 사실상 ‘V자 형태’로 코로나19 이전의 주가 흐름을 되찾은 것이다.

반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는 더욱 가시화하고 있다. 지난 2월을 기점으로 미국 내 실업자는 9주만에 무려 3900만명 급증했고, 중국은 양회에서 1990년 이후 처음으로 경제성장률 목표치조차 발표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1.3%가 나왔는데, 이 정도 하락에 ‘선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경기는 침체인데 주가는 왜 오를까

2분기 경제 전망도 긍정적이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최대 확산국이 된 미국의 경제 활동이 이제 막 재개됐고, 유럽도 마찬가지로 경제 활동을 허용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여기에 최근 들어 미중 간 갈등이 확산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코로나19가 다시 퍼지고 있어 경제 심리가 나빠지고 있다.

지난 3월 19일부터 5월 29일까지 코스닥은 66.2%의 상승률을 보이며 글로벌 주요 증시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하이투자증권>

반면 주가 흐름은 정반대다. 지난 3월 19일부터 5월 29일까지 코스피과 코스닥 수익률은 각각 39.2%, 66.6%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승세는 글로벌 주요국가 중 가장 두드러진 수준이며, 특히 코스닥의 경우 전 국가의 주요 증시 가운데 같은 기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경기가 나쁜데도 주가가 오르는 이유는 무엇일까. 증권가에선 증시의 선행성을 강조한다. 코로나19 확산세 초기에 주가가 선행적으로 빠르게 내려앉은 만큼, 바이러스가 정점을 지난 게 확인된 시점부터는 기대감이 먼저 반영된다는 것이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증시 단기 고점에 대한 의심이 드는 구면으로, 과거 쇼크 때 주가가 낙폭의 60~70%를 회복하면 1차 조정 혹은 횡보가 나타났다”면서도 “락다운 해제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이를 확인하기 전까지 조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증시에 전례 없이 유동성이 풍부하게 공급됐다는 점도 주요인이다. 코로나19 확산 초반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이름으로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지속됐는데, 이 기간 코스닥과 코스피에서만 총 30조원에 달하는 개인 매수가 이어졌다.

증시에 언제든 유입될 수 있는 주변 자금으로 분류되는 증권사 계좌 예탁금은 아직도 40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빚투’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면서 신용융자 잔고도 10조원을 넘어선 상태다.

코로나19 초반 매도로 일관했던 외국인들도 최근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지난 5월 19일 3660억원을 매수한 이후 12거래일 간 외국인은 코스피를 6거래일 사들였는데, 이는 지난 3월 초부터 5월 18일까지 무려 47일거래일이나 ‘셀 코리아’를 외친 것과 상반된 분위기다.

불경기 때 증시가 폭락한 후엔 언제나 반등이 찾아온다는 전례도 이번에 성립했다. 과거 데이터를 취합해 보면 미국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마이너스 성장을 총 10차례 겪었는데 불경기 구간 분기별 주식 수익률은 적게는 1.29%에서 많게는 22.89%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차 산업혁명과 언택트 기반의 성장주 주가 흐름은 거의 폭발적인 수준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저금리 기조와 각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이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리포트에서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사례에서도 보듯이 성장주들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이 극대화되는 구간에서 상승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며 “또한 코스닥의 경우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고 코스피는 외국인 수급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외국인이 매도하는 환경하에서는 코스닥의 상승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저금리로 인한 유동성 장세 환경하에서 성장성 등이 극대화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가 재확산되지 않으면 2008년 사례와 같이 공매도 금지 해제 전까지 상승세는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 같은 상승세는 조만간 조정기에 접어들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2분기 경기 수치가 발표되는 시점에 기업 실적 하락 우려가 커질 것이고, 여기에 오는 9월로 예정된 공매도 규제 해제를 앞두고 차익 실현 매물이 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급격한 주가 상승을 이룬 종목 가운데 테마주를 중심으로 공매도에 따른 조정을 받지 않은 종목들이 있었다"며 "근거 없는 주가 상승이 있었던 종목들은 공매도 규제 해제 전 차익 실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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