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로봇이 집앞까지 우편물 배달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로봇이 집앞까지 우편물 배달한다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6.0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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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자율주행으로 비대면 서비스 확대...새로운 택배 트렌드 ‘풀필먼트’ 서비스 주목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빠르면 10월 국내 도입할 자율주행 이동형 우체국.<우정사업본부>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코로나19로 소비행태가 비대면화 하면서 택배산업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택배업계는 확 바뀐 소비행태에 주목하며 기술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집에서만 생활하는 ‘집콕족’이 늘면서 비대면 소비가 급증했다.

지난 5월 29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월별 매출 증감률에 따르면, 코로나19가 시작됐던 2020년 1월 오프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4.1% 증가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2월에는 7.5%, 절정에 이르렀던 3월에는 17.6% 감소했다. 반면 온라인 매출은 1월 10.2%에서 2월 34.3%, 3월에는 16.9%를 기록하며 매출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산자부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면서 외출 자제에 따른 매장방문 감소로 오프라인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으며,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온라인 매출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매출 증가에 힘입어 택배 물동량도 크게 늘었다. 택배업계에 따르면 국내 2020년 1분기 택배 물동량은 전년동기 대비 약 2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간 20~30대 젊은층 중심으로 이뤄졌던 모바일 쇼핑이 모든 연령층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다양화하고 있는 점도 물량 증가에 일조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추정했다. 더불어 이 같은 소비행태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지속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택배 물동량은 2020~2024년까지 연평균 10.2%의 성장세를 시현할 것”이라며 “2019년 말 기준 33억8000개의 택배물동량은 2024년 연간 50억개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0년 4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유통업 매출증감률.<산자부>

 

온라인 소비 증가로 택배 물동량 20% 증가

택배 물동량 증가는 미래 물류 서비스 혁신을 앞당기고 있다.

먼저 신기술이 적용되면서 면대면에서 비대면 서비스로의 전환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그간 택배업은 대표적인 고강도 업종 중 하나로, 택배 기사의 과로사 등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택배산업이 호황을 맞이하면서 택배 기사들의 업무는 더욱 가중됐으며, 코로나19 위험에도 노출됐다. 소비자들도 대면 배송을 꺼리면서 주요 택배기사들은 문 앞에 두고 가고 문자를 발송하는 식의 비대면 위탁배송을 채택했다.

이 같은 비대면 서비스 활성화 등 뉴노멀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는 새로운 형태의 우편서비스 방식을 선보일 것을 예고했다.

지난 5월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5G와 인공지능(AI)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이동우체국과 우편물 배달로봇, 집배원 추종로봇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신기술이 적용된 물류 자동화와 효율화를 통해 집배원의 업무를 줄이고, 근로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키겠다는 취지다.

기술개발은 우편물류의 접수·구분·운송·배달 등 업무 전반에 걸쳐 ▲자율주행 이동우체국 ▲우편물 배달로봇 ▲집배원 추종로봇 등 세 부문이다.

먼저 자율주행 이동우체국은 우체국앱을 통해 등기·택배우편물을 접수·결제하면 이동우체국 차량이 자율주행으로 지정한 시간에 지정한 장소로 이동해 무인 접수하는 방식이다.

소비자들은 택배를 보낼 때 앱으로 지정한 시간에 지정한 장소로 택배를 들고 나가 자율주행 이동우체국 차량해 싣기만 하면 된다. 택배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다. 우체국앱을 통해 지정한 시간과 지정한 장소에서 자율주행 이동우체국의 택배적재함 비밀번호만 누르면 된다. 자율주행 이동우체국은 자율주행, 무인 우편접수·배달 기술을 융합해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 특구에서 운행된다.

우편물 배달로봇은 주로 대학 캠퍼스나 대규모 아파트에서 라스트마일 배송서비스로 활용된다. 자율주행 이동우체국처럼 우체국앱을 통해 우편물 수령을 요청하면 배달로봇이 지정한 장소로 이동한다. 사전에 스마트폰으로 전달된 비밀번호를 누르면 우편물을 받을 수 있다.

집배원 추종로봇은 집배원이 배달할 고중량 택배우편물을 싣고 동행하며 배달보조 역할을 한다. 자율이동으로 택배보관소를 왕복하면서 집배원에게 택배를 전달하면 집배원이 배달한다. 추종로봇이 노동강도를 분담해주기 때문에 집배원은 배달에만 집중하면 돼 근로여건이 개선된다는 게 과기부 설명이다.

과기부에 따르면 글로벌 유통·물류 기업은 물류 서비스 혁신을 위해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배달 서비스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자율주행 로봇(스카우트)를 활용해 미국 서부 어바인시에서 실제 상품 배달 서비스를 시작했다. 독일 우정은 집배원 배달 업무 경감을 위해 집배원 추종로봇을 개발해 중부 바트 헤르스펠트 지역에서 시험 운행 중이다.

과기부는 빠르면 올해 10월부터 국내에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다. 국내 중소·벤처 개발업체들이 우체국, 우편물류센터 등 실제 물류환경에서 시범운용에 들어갈 예정이며, 2021년 말까지 총 21개월간 진행된다.

택배사 ‘바로 배송’ 풀필먼트 서비스 관심

코로나19로 인해 물류 공급 체계에서도 새로운 방식이 태동하고 있다.

주요 택배회사들이 급격히 늘어나는 택배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물류 효율화·자동화 등의 방식을 고민하는 가운데, 새로운 사업영역 트렌드로 ‘풀필먼트(Fulfillment)’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풀필먼트 서비스는 소비자가 인터넷에서 상품을 주문해 배송받기까지 걸리는 모든 물류과정을 물류업체가 대행하는 프로세스다. 재고관리부터 상품창고 보관과 포장, 교환·환불까지 택배사가 대행하기 때문에 물류 시스템이 간소화되고, 배송시간이 크게 단축되면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택배회사 입장에서는 같은 시간 내에 처리할 수 있는 택배 물량이 증가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빨리 물건을 받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풀필먼트 투자를 확대해 성장한 대표적인 기업이 미국의 아마존이다.

아마존은 미국 내에 175 개의 풀필먼트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아마존 풀필먼트센터에서는 지난 1월 기준 20만 개의 로봇 KIVA가 일하고 있다. KIVA는 시속 4.8km 속도로 주행하는 자율주행 로봇으로, 사람을 대신해 주문에 맞는 물품을 창고 내에서 이동시키는 작업을 알아서 처리한다. 아마존은 물류 체계 자동화·효율화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 성장했다.

국내에서는 택배업계 시장점유율 1위인 CJ대한통운이 LG생활건강과의 계약을 통해 풀필먼트 서비스를 시작했다. CJ대한통운은 곤지암 허브터미널에 풀필먼트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자정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바로 배송이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CJ대한통운을 비대면 소비 트렌드 확산에 따른 수혜기업으로 주목하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1위 택배사업자로 코로나19에 의한 택배물량 증가의 최대 수혜기업”이라며 “빠른 배송과 물류자동화를 선제적으로 진행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물량 증대에 적절한 대처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하준영 하이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온라인쇼핑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CJ대한통운이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며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센터에는 CJ 그룹사 외에 LG생활건강이 입점해 있으며 대형 브랜드 업체를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어 신규 브랜드의 입점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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