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재난대응 CPS기법 개발’ 주역 김주형·홍창희 박사
‘복합재난대응 CPS기법 개발’ 주역 김주형·홍창희 박사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6.01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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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빌딩 복합재난, 골든타임을 사수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혁신본부 김주형·홍창희 박사.<KICT>

전 세계적으로 초고층빌딩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서울은 높이 100m이상의 빌딩이 140개로 세계 14위다. 최근에는 주거 시설에서도 초고층화가 대세다.

일반적으로 초고층복합시설에는 많은 사람이 생활하며, 초고층건물과 대규모 지하복합시설이 연계돼 있는 경우가 많아 구조가 복잡하다. 지진, 화재 등 재난이 발생하는 경우 신속한 상황 파악과 적절한 대응이 중요한 이유다.

문제는 현 시스템에서는 각 재난에 따른 대응 절차가 단순화 돼 있고, 각 시스템이 분리돼 있어 골든타임을 놓치기 쉽다는 점이다. 특히 지진, 화재, 침수 등 재난이 복합적으로 발생할 경우 위험은 배로 커진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스마트건설혁신본부 김주형·홍창희 박사는 이런 초고층빌딩 복합재난 문제에 주목하고, 4차 산업혁명 키워드인 CPS에 연결해 재난 대응이 골든타임 안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통합재난정보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현재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에서 시험 운영 중이다.

지난 5월 25일 경기도 일산 대화동에 위치한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미래융합관에서 만난 두 사람은 “최근 초고층복합시설 관리자들을 중심으로 방재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지만, 대부분 관리 인력에 대한 훈련에 그치고 있고 상황 파악과 대응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있다”며 “재난 발생 시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한 재난 정보와 현장 상태를 파악해 골든타임 안에 객관적으로 적절한 대응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최근 건물의 건축 추세는 어떤가요?

“세계적으로 대도시의 인프라·인구 집중으로 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의 초고층빌딩이 건설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10년 동안 높이 200m 이상 또는 50층 이상의 많은 초고층구조물이 많이 시공되고 있습니다. skyscrapercenter.com 통계에 의하면 높이 100m 이상의 빌딩이 가장 많은 도시는 미국 뉴욕시이며 홍콩, 시카고 순입니다. 높이 200m 이상의 초고층빌딩은 중국 심천이 96개, 두바이 90개, 뉴욕시 81개 순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서울이 높이 100m 이상 빌딩 140개로 세계 14위 수준이며, 부산이 81개로 세계 30위 정도입니다. 높이 200m 이상의 빌딩은 부산이 21개로 오히려 서울 16개 보다 많고, 고양시에 14개, 인천 4개 입니다. 2017년 4월에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롯데월드타워(높이 555m)가 완공돼 주거, 호텔, 쇼핑, 호텔, 사무공간으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서울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 서울을 방문하는 분들의 명소가 되고 있습니다.”

- 복합재난이라면 어떤 상황인가요?

“복합재난이라고 하는 것은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습니다만, 한 가지 재난 발생으로 인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어려운 상황 정도로 표현하면 적절할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재난은 태풍·지진·홍수 등과 같은 자연재해와 폭발·화재·붕괴·감염병 등과 같은 사회적 재난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복합재난이라고 하는 것은 1가지 재해가 진행되는 동안 다른 재해가 발생해 재해에 대한 대응이 매우 복잡한 것을 의미합니다. 대표적으로 지진·태풍·홍수 등 자연재해 발생 후 화재가 발생하거나 도시 전체가 정전이 되는 상황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 건축 과정에서 재난 발생 시 피해를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돼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어떠한 복합재난이 닥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복합재난 발생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확한 상황파악과 적절한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방안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재난 발생 시 컨트롤타워가 우왕좌왕하게 됩니다. 가령 길거리에서 같이 가던 친구 또는 동료가 갑자기 쓰러지는 일이 발생한다면 누구나 당황하게 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머리가 아득해지겠죠. 이 상황에서 119에 전화하면 119에서는 맥박은 있는지, 숨은 쉬는지 등 친구 동료의 상태가 어떤지를 먼저 확인해달라고 할 것이고 그 상태의 확인에 따라 응급처리 방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복합재난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이 상황과 동일합니다. 화재가 발생한 경우 지하층에서 발생했는지, 상층부에서 발생했는지 여부에 따라 대피 방법도 다르게 되고 그 원인이 실화인지 또는 지진과 같은 자연재해에 의한 2차 재난인지 여부에 따라 대응방안이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따라서 정확한 상황 파악과 이에 따른 매뉴얼화 되어 있는 대응 방안 마련이 가장 중요합니다.”

- 기존 건축물에서 복합재난 발생 시 사용되던 기술은 무엇인가요?

“기존 건축물에서는 기본적으로 건축법에 따라 화재예방과 지진에 대비하기 위한 건축구조를 시공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재난 발생 시 대응 방안은 해당 건축물의 상태나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규정된 것은 없습니다. 아울러 재난 발생 시 상황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는 화재감지기가 유일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재난 대응 매뉴얼이 미흡하다는 것입니다. 아파트에 살면서 화재가 났을 때, 지진이 났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교육을 받은 적이 있나요? 만약 거주자가 궁금해 관리사무실에 연락해도 매우 기본적인 대응 방법 밖에 알려주지 않을 것입니다. 최근 들어 초고층복합시설 관리자들을 중심으로 방재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자체 화재 대비 훈련 등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관리 인력에 대한 훈련에 그치고 있어 상황 파악과 대응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기존 기술의 한계점은 무엇인가요?

“재난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센서에 대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화재 센서의 경우에는 오작동이 자주 발생하는데, 오작동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직접 확인해야 하고 그에 따른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지진감지 센서는 매우 고가의 제품을 사용하도록 규정되어 있어 일반건축물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초고층 및 지하연계 복합건축물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50층 이상, 높이 200m 이상의 건축물에 제한적으로 적용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지진가속도계측기 설치 운영기준에는 설치 대상과 사양이 언급돼 있는데, 고급 가속도계 설치 사양이 명시돼 있어 현재로는 공공구조물과 초고층구조물 이외에는 적용이 제한적인 상황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많은 초고층복합시설물에서는 재난 발생 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대응절차가 부재합니다. 화재 시, 지진 시, 홍수 시에 대한 대응절차가 매우 단순화돼 있어 재난 상황에 따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 초고층 건물은 어떤 위험이 더 따르나요?

“초고층빌딩은 작은 소도시 규모의 인원이 거주하며 이에 따른 여러 가지 장치와 설비들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난 발생 시에 예상치 못한 매우 복잡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초고층건물에 지진이나 화재가 발생하는 경우 관리자가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해 실내에 있는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지 못한다면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비상계단으로 몰려 발생할 수 있는 2차 사고들이 그 예입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 동일본 대지진 때 초고층빌딩이 지진으로 인해 붕괴되지는 않았습니다만, 내진 설계가 적용돼 있던 빌딩 내에 있는 사람들조차 심한 흔들림으로 공포를 느꼈고 이로 인한 혼란으로 인해 2차 사고가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 초고층아파트에서 화재 경보 오작동으로 인해 고층 부분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이 계단을 통해 1층까지 내려오는 약 40여분 동안 아파트 방재실에서 아무런 추가 정보 제공이 안 돼 1층에 내려오기 까지 매우 불안했다는 현장 애로사항을 청취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재난 발생 시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한 재난 정보와 현장 상태를 파악해 골든타임 안에 객관적으로 적절한 대응을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복합재난대응을 위한 CPS’ 구성도.<김주형>

-‘복합재난대응을 위한 CPS(cyber physical system) 기법 개발’ 기술이란 무엇인가요?

“CPS는 Cyber Physical System의 약자로 가상물리시스템, 즉 물리적인 실제시스템과 사이버 공간의 소프트웨어·주변환경을 실시간으로 통합해 관제까지 하는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현실이 사이버공간에 그대로 들어와 사이버공간에서 현실상황을 파악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입니다. ‘복합재난대응을 위한 CPS’는 다양한 현실에서 발생한 재난 상황을 정밀센서 등을 통해 정확히 파악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피난 대피명령, 재난 최소화 대응 장치를 사이버 상에서 가동할 수 있는 재난관리통합시스템입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복합재난대응을 위한 CPS’는 ‘재난정보 수집→위험도 분석 예측→신속 재난 대응 복구→시스템적 재난 대응’ 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BIM-GIS라는 플랫폼 위에 ①센싱을 통해서 정확한 정보를 받아 현재 상황을 ②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③대응시나리오를 가동해 이에 적합한 ④대응설비를 가동하는 것을 사이버 상태에서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 어떤 기대효과가 있나요?

“급박한 대응이 필요한 재난 상태에서는 골든타임 안에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고 빠른 대응을 해야만 인명·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상황 파악을 위해 수십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면, ‘복합재난대응을 위한 CPS’를 활용한 재난대응은 수분 내에 정확한 상황파악이 가능해 골든타임 내에 많은 인명을 구하고 재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재난 분야 외에 어떤 분야에 활용 가능한가요?

“재난 분야 외에도 노후화된 교량, 댐, 도로 등의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사용가능합니다. 1994년 성수대교 붕괴 사고 이후 국가 인프라에 대한 유지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중요 구조물에 대해서는 유지관리를 위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센싱·해석·대응 부분이 융합돼 있지 않아 각 시스템이 분리되어 있어 상호 데이터 연계가 부족해 신속한 판단이 필요한 경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국가 주요시설 관리에 CPS를 활용한다면 매우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 그간 두 분이 중점적으로 연구하신 것은 무엇인가요?

“김주형 박사는 ‘복합재난대응을 위한 CPS’의 전체 시스템 설계를 수행했으며, 특히 지진 감지 센서와 해석 부분을 연구했습니다. 홍창희 박사는 ‘복합재난대응을 위한 CPS’의 전체 시스템 설계를 수행했으며, 특히 BIM-GIS를 이용해 센싱·해석 결과를 통합 관제하고, 재해 발생 시 필요한 표준행동절차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였습니다.”

- 현재 기술 개발 단계는 어디쯤 인가요?

“현재 기술 개발 단계는 TRL7에 도달해 시스템에 대한 신뢰성 평가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 기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보완되어야 할 부분은 없나요?

“이 시스템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사용자가 관련 전문지식이 있어야 합니다. 현재 사용적인 측면에서는 3가지 재난 대응을 위해서 User interface가 비교적 잘 구성돼 있으나, 다양한 재난 감지 시스템이 추가적으로 붙는 경우에 대비해 보완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 이 기술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

“이 기술은 BIM-GIS 플랫폼을 기반으로 초고층복합시설에 대한 지진·화재·침수 재해 대응을 위해 개발됐습니다. 추후 태풍 등과 같은 자연재해 뿐 만 아니라, 테러 등과 같은 사회적 재난에 대한 신속한 대응시스템도 모듈화 해 시스템에 연결할 수 있으며, 시설물이나 장비의 일상관리 등에도 사용 가능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소도시 규모의 초고층복합시설의 안전·유지관리를 위한 통합시스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미래 100대 기술로서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 기술은 정적인 BIM이라는 툴에 센싱과 해석 그리고 대응이라는 동적인 생명을 불어 넣어 CPS라는 개념이 재난 분야에 적용된 국내 최초의 사례입니다. 이 기술은 재난뿐 만 아니라 구조물의 유지관리 측면에서도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그 미래가 매우 밝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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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 박사

2002년 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박사

2009~2014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지반신공간공학과 부교수

2010~한국건설기술연구원 연구위원

홍창희 박사

2006년 서울대학교 지구환경시스템공학부 박사 수료

2016~ 국토교통부, 공간정보 핵심인재 양성위원

2020~한국건설기술연구원 국가BIM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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