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시진핑, 두 ‘마초’의 맞짱
트럼프와 시진핑, 두 ‘마초’의 맞짱
  • 윤길주 발행인
  • 승인 2020.06.0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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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마초 스타일’의 두 초강대국(G2) 지도자가 마주보고 폭주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시진핑은 ‘중국의 꿈(中國夢)’을 기치로 성난 수사자처럼 으르렁거리고 있다.

두 거인의 갈등은 중국이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홍콩 국가보안법을 통과시키면서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트럼프는 당장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수순에 돌입했다. 홍콩은 아시아의 금융 허브다. 미국의 제재로 판로가 막힌 중국 기업들이 특별지위를 가진 홍콩으로 우회해 여러 나라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중에도 홍콩에 지사를 둔 중국 기업들은 징벌적 과세를 피할 수 있었다. 홍콩이 특별지위를 잃는다면 중국 경제가 입을 타격은 상상 외로 클 전망이다.

가만히 있을 시진핑이 아니다. 그는 “홍콩 문제에 대한 외국의 간섭은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며 “군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 실전에 버금가는 훈련과 전투준비 태세를 갖춰라”고도 했다. 무력충돌도 불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트럼프의 중국 때리기 목적은 분명하다. 미국이 유일 초강대국으로서 중국의 도전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근원적 이유가 있다. 이는 민주당·공화당이 다르지 않다. 유일 강대국은 미국 정치인들에게 신앙과도 같다. 여기에 도전하는 국가는 가차 없이 응징한다. 과거 일본이 ‘머니 파워’를 앞세워 거들먹거리자 미국은 좌시하지 않았다. 어린아이 손목 비틀 듯 ‘환율 작업’을 통해 손쉽게 일본을 ‘잃어버린 10년’의 수렁에 빠뜨렸다.

2012년 11월 중국공산당 제18차 당 대회에서 당 총서기로 선출된 시진핑은 중화인민공화국 정부가 수립된 1949년에서 100년이 흐른 2049년까지 세계 최강국이 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른바 ‘중국몽’ 실현이다. 거꾸로 말해 이는 미국이 세계 최강국의 지위를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으로선 두고 볼 수 없는 일이다. 트럼프는 ‘중국몽’이란 ‘헛된 꿈’을 꾸지 못하도록 시진핑을 굴복시켜야 한다는 나름의 역사적 사명감에 불타고 있다.

트럼프가 재선 전략으로 중국을 제물로 삼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에 지지율에서 밀리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국내에선 반전 카드가 신통치 않다. 이대로 가다간 재선에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중국의 위협을 부각시켜 여론 지형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속셈을 숨기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의 원인을 중국 탓으로 돌리며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1979년 국교수립 이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군사 적 충돌까지 우려된다.

국제 무역질서는 이미 혼돈에 휩싸였다. 트럼프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낙선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시진핑이 당장 물러날 일도 없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류사적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더해 두 성질 사나운 스트롱맨은 냉전해체 이후 작동해왔던 글로벌 경제 시스템을 흔들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박사의 경고다. “무역전쟁은 승자와 패자가 나눠지는 대신 모든 사람이 자원을 낭비하고 서로를 더 못살게 만든다. 과거 70년에 걸쳐 완성한 자유무역체제가 붕괴되고 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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