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벼랑 끝 쌍용자동차,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 서다
[심층분석] 벼랑 끝 쌍용자동차, 죽느냐 사느냐 갈림길 서다
  • 노철중 기자
  • 승인 2020.05.25 18: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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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업 인도 마힌드라, 자금 지원 소극적 실탄 바닥...신차 출시 늦어져 경쟁력 추락
쌍용자동차가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고강도 쇄신방안과 신차 출시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가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과연 회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쌍용자동차>

[인사이트코리아=노철중 기자] 쌍용자동차가 존폐위기에 몰린 가운데 모그룹인 마힌드라의 쌍용차 지원 의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게다가 최근 쌍용차가 공시한 올 1분기 실적보고서에서 감사업체인 삼정KPMG가 '감사의견 거절' 의사를 밝혀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올 1분기 영업손실 986억원, 당기순손실 1935억월을 기록했다. 13분기 연속 적자다. KDB산업은행이 오는 7월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900억원을 유예해주지 않으면 쌍용차는 부도 위기에 몰릴 것으로 우려된다.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도 2500억원에 달한다. 문제는 회생 가능성이다. 삼정KPMG가 감사의견을 거절한 것은 회생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모기업인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살릴 의지가 있는지 여부다. 마힌드라는 당초 쌍용차에 2300억원 투자를 약속했다. 지난 1월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한국을 방문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을 면담했을 때 사실상 산업은행에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많았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쌍용차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했다.

지난 4월 12일 마힌드라는 2300억원 투자 약속을 철회하고 400억원 경영지원금만 제공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이에 대해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자금지원을 통해 철수 의혹을 불식시키고 쌍용차와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긍정적인 해석을 내놨지만, 일각에서는 마힌드라가 쌍용차와 결별을 선언하기 위한 수순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애초 2300억원을 약속해 놓고 6분의 1에 불과한 400억원만 지원한 것은 마힌드라의 의지가 그만큼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쌍용차가 티볼리 흥행 이후 이렇다 할 신차를 내놓지 못한 것도 마힌드라의 책임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자동차 생산 기업은 신차 출시가 최선의 마케팅이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현대·기아차가 꾸준히 신차를 선보이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세계 자동차 시장 침체가 쌍용차의 성장을 가로막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지원이 부족했던 게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쌍용차 “고강도 쇄신경영·신차 출시 계획 차질 없다”

쌍용차는 렉스턴 스포츠 칸, 완전변경 모델 코란도 등을 연달아 출시했지만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기존 흥행 신화를 쓴 티볼리 후속으로 신차급 부분변경 모델도 내놓았지만, 적자를 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해부터 쌍용차는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고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임직원 복지 중단·축소, 재무구조 개선, 인건비 절감 등 고강도 경영 쇄신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쌍용차의 상품기획부터 연구개발·생산·판매·서비스까지 회사의 전 부문에 걸쳐 업무시스템 고도화 등 내부 혁신역량을 강화하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도 일찌감치 마쳤다. 지난 4월 7일 부산물류센터 매각 계약을 마무리하는 등 신규 자금조달을 위해 비핵심자산 매각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구로 정비사업소 매각을 통해 1000억~1300억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시에 정부에 2000억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신차 출시 소식도 들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올 하반기 G4렉스턴 부분변경 모델을 출시하고 판매 중단됐던 티볼리 에어 모델은 재판매에 들어갈 계획이다. 내년엔 전기차 출시와 중형급 SUV(프로젝트명 J100)를 출시한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임직원 복지 중단·축소, 상여금 반납 등 고강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고 최근 진행되고 있는 유휴 자산 매각 등을 통해 계획된 신차 출시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재 신차 개발 과정도 막바지에 와 있어 자금 부담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마힌드라의 400억원 지원 이후 추가지원 계획에 대해서는 “코로나19로 마힌드라의 상황도 좋지 않아 추가지원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답했다.

마힌드라는 농기계 판매를 주업으로 여러 자회사를 거느린 인도 최대 기업 중 하나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최근 포드와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합자회사 규모는 2억7500만 달러(약 3304억원)로 알려져 있다. 모회사의 자동사 산업 진출이 쌍용차에 시너지 효과를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마힌드라의 엔진이 유럽 시장을 겨냥한 쌍용차 티볼리에 장착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마힌드라, 이미 마음 떠났을 수도?

그러나 일각에서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하성용 중부대학교 자동차시스템공학과 교수는 “마힌드라도 코로나19로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적자 구조를 지속하고 주식시장 가치도 떨어지고 있는 쌍용차에 매력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 교수는 쌍용차의 또 다른 문제로 기술력과 판매역량을 꼬집었다. 그는 “내년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미 앞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과 기술력 면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뚜렷한 신차를 내놓지 못했고 출시한 신차들도 판매 실적이 좋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하 교수는 다만 마힌드라가 쌍용차와 결별을 선언한 이후 사태에 대해서는 “정부가 이전부터 상황을 예측하고 먼저 대책을 마련했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차원의 쌍용차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존재하지만, 아직 판단은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쌍용차의 고용인원 5000여명과 관련 협력업체들까지 합하면 몇만명의 대량 실업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정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기간산업 안정기금 운용방안’에 희망을 걸어볼 수 있다. 하지만 기금 지원을 받을 대상이 항공업에 집중될 가능성이 커 쌍용차가 대상이 될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원 대상에 대해 주채권은행,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기금운용심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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