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화웨이 죽이기, 이재용의 '반도체 패권' 전략 속도 내나
트럼프의 화웨이 죽이기, 이재용의 '반도체 패권' 전략 속도 내나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5.19 1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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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화웨이와 거래중단...삼성전자 파운드리 점유율 확대 가능성
지난 18일 이재용(맨앞)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삼성전자>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제지하면서 전 세계가 그 여파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강의 반도체 기업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의 대응 전략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1년 전 ‘반도체 비전 2030’ 전략을 수립하고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최고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5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미중 무역전쟁의 주요 타깃인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발표했다.

추가 제재안의 핵심은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겠다는 것인데, 미국 기술을 사용한 반도체를 화웨이에 수출할 때는 미국 라이센스를 받아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번 조치로 화웨이가 파운드리로 칩을 제조하는 것은 불가능해졌으며, 타사의 반도체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결국 미국은 화웨이가 반도체 기술을 키우는 것을 막겠다는 얘기다. 반도체 패권을 중국이 장악하겠다는 것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이 화웨이 반도체 굴기에 제재를 가하면서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이자, 화웨이 반도체 설계의 대부분을 맡아 제조해 온 대만 TSMC는 화웨이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 미국의 압박에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화웨이는 반도체 업계의 큰 손으로 꼽힌다. 반도체 밸류체인은 매우 복잡하게 얽혀있어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를 받을 경우 반도체 산업의 불확실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에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1위지만,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세계 2위다. 지난해 12월 기준 삼성전자의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18.5%다. 대만 TSMC가 50.5%의 시장 점유율로 독주하고 있다.

지난해 이재용 부회장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는 등 ‘반도체 비전 2030’ 전략을 세웠다. 오는 2030년까지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에 올라 반도체 패권을 거머쥐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제품을 출시하는 등 TSMC 뒤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8일 이재용 부회장은 중국 산시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찾았다. 시안 공장은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이 부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과 대책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글로벌 현장 행보는 최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대한 절박함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된다"며 위기상황에 적극 대처할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삼성 파운드리 점유율 상승 기대감

증권가에서는 미국의 이번 조치가 삼성전자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웨이의 영업이 위축될 경우 화웨이에 대한 매출 비중이 큰 업체들은 단기적으로 타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는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긍정적 효과가 더 커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에 따르면 TSMC의 화웨이 매출 비중은 14.3%로 화웨이는 TSMC의 두 번째로 큰 고객이다. 중국 업체 SMIC의 경우 화웨이 매출 비중이 18.8%으로 화웨이가 가장 큰 손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화웨이 매출 비중은 1.4%에 불과해 경쟁업체들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화웨이 영향은 적다는 설명이다.

김경민 하나금융그룹 연구원은 “화웨이와 TSMC의 관계가 멀어지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의 SMIC가 대안으로 떠오를 수도 있지만, 화웨이가 필요로 하는 14nm 이하 선단공정에서는 SMIC의 대응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며 “10nm 이하 공정의 경우 SMIC가 아니라 삼성전자의 대응이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2019년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조치 개시 이후 반도체 대형주 내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선호도 증가했다”며 “추가 제재조치 후 주가흐름을 살펴봤을 때 그러한 흐름이 이번에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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