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진’ 전략가 임상민, 대상 3세경영 돛을 올리다
‘야무진’ 전략가 임상민, 대상 3세경영 돛을 올리다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5.02 21: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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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사 최대주주 사내이사 입성…경영권 승계 초읽기
임상민 대상 전무.대상
임상민 대상 전무.<대상>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대상그룹이 본격적인 3세 경영의 돛을 올렸다. 임창욱 명예회장의 차녀인 임상민 대상 전무가 지난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되면서, 재계는 임 전무가 본격적으로 경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초 임 전무는 2005년부터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에 올랐지만 그간 그룹 내 어떤 회사에서도 대표이사나 등기이사를 맡은 적이 없었다는 점에서, 이번 임 전무의 사내이사 선임은 그가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대해 대상은 “최근 대상 자산이 2조원을 넘으면서 이사 수가 늘게 됐고, 이번 기회를 통해 책임경영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전략 중역 맡으며 일찌감치 후계자 떠올라

대상그룹은 국내 전통적인 식품업계 강자지만 보수적인 경영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임상민 전무가 지분 상 대상그룹 전체를 지배한 지 15년 가량이 흐른 지금에서야 경영 전면에 나선 이유도 보수적인 문화와 관계가 깊다는 분석이다.

앞서 대상은 사실상 임 전무를 그룹 후계자로 보고 지분 구도를 정리한 상태다. 지주사인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임상민 전무로 그가 36.71%를 보유하고 있고, 언니인 임세령 전무가 20.41%를 보유하고 있다.

임 전무는 아버지인 임창욱 명예회장과 어머니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의 둘째 딸이지만 일찍이 언니인 임세령 대상 식품BU 마케팅담당 중역과 함께 경영권을 이을 후계자로 떠올랐다.

2005년부터 대상홀딩스의 최대주주였던 임 전무는 2009년엔 임창욱 명예회장과 박현주 부회장으로부터 대상홀딩스 지분 3.36%씩을 각각 추가로 양도받으며 그룹 지주사의 최대주주 자리를 굳혔다.

임세령 전무가 임 명예회장과 박 부회장의 남은 대상홀딩스 지분 4.09%와 3.87% 모두를 물려받는다 해도 임상민 전무의 지분을 넘을 수 없는 것을 감안했을 때 그룹에서 그의 지배력은 상당히 안정적인 셈이다.

임 전무는 경영활동 측면에서도 보폭을 넓히며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임 전무와 임세령 전무는 2016년 똑같이 전무로 승진했으나, 임세령 전무가 식품BU 마케팅을 맡은 반면 동생 임상민 전무는 식품BU와 소재BU 양쪽의 전략담당 중역을 맡았다.

1980년생인 임 전무는 대상그룹 창업주인 고(故) 임대홍 선대회장의 손녀이자 임창욱 명예회장의 차녀로 이화여대를 졸업한 후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을 거쳐 런던비즈니스스쿨에서 경영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2007년 대상그룹 계열사인 UTC인베스트먼트 투자심사부 차장으로 입사해 2009년 8월 대상 PI본부로 자리를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2012년 10월에는 대상 전략기획본부 부본부장에 올라 신사업 발굴과 글로벌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2013년 12월 부장에서 상무, 2016년 11월 전무로 승진하며 후계자로서 입지를 굳혀왔다. 미국본부와 전략기획본부 등을 거쳐 현재 대상의 국내외 사업 전략을 담당하고 있다.

임 전무는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진 반면, 경영 스타일은 꼼꼼하고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2013년 확정된 예산안을 백지화하고 경영환경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를 반영해 세부적인 예산 운용안을 다시 짜도록 지시한 것이 임 전무의 업무 스타일을 단편적으로 보여준다. 그룹 경영 상황 전체를 아우르는 시각을 갖춘 데다 실무에도 밝다는 평가다.

소재·식품 부문 아우르며 임정배 대표와 ‘투톱’ 구축

이번에 임상민 전무가 오른 사내이사 자리는 본인의 경영능력을 입증해 보일 무대로 평가받는다. 재계는 임 전무가 풍부한 실무경험과 회사 경영환경에 높은 이해도를 지니고 있을 뿐 아니라, 해외법인에서의 경력을 볼 때 섬세한 분석력으로 해외투자와 연계된 업무에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상은 지난 3월 초 임정배·정홍원 각자 대표이사 체제에서 임정배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는데, 임 전무는 임정배 대표이사와 함께 그룹 전면에서 식품사업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또 소재BU를 맡고 있던 정홍원 대표가 사임 후 자문을 맡기로 하면서, 임 전무가 소재 부문까지 총괄하며 사실상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대상 아메리카 부사장, 대상 중국사업 전략담당 중역 등을 거쳐 전략부문 전무를 맡고 있는 그는 해외 시장 개척 분야에서 자신의 경영능력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최근 대상이 힘을 싣고 있는 해외사업부문을 주도하며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는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대상의 해외사업 확장을 임 전무가 성공적으로 추진할 경우 그 만큼 후계 구도에서 유리한 위치에 오르지 않겠냐는 게 재계의 주된 시각이다.

최근 대상은 소재, 바이오부문에 이어 식품사업에서도 해외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 국내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은 올해 글로벌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베트남과 중국, 미국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중국, 미국 등에 현지 생산시설을 마련해 주변국까지 사업을 넓혀갈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간편식, 고령식 등 각국 시장에 맞는 제품 개발의 전초기지를 구축해 ‘K푸드’ 마케팅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상은 현재 중국 렌위강시에 김치, 편의식, 소스류 등을 생산할 수 있는 추가 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에는 지난해 법인을 세운 뒤 현지 김치 생산공장을 세우기 위해 부지선정 등 행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전략부문에서도 임 전무의 비중은 확대될 전망이다. 대상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식품·소재 사업 분야 중심의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제시한 만큼 성장 전략과 신사업 기획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그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대상은 1022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2년 6월 완공을 목표로 마곡산업단지 내 R&D 연구소 건립을 추진 중이다. 대상은 지난해 한국미니스톱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해 약 4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고 최근엔 용인물류센터를 최종 매각하며 1176억원을 확보했다. 이 자금은 곧바로 마곡연구소 신축 투자금으로 쓰였다. 마곡연구소가 완공되는 대로 기존 이천중앙연구소 인력과 설비를 옮겨와 R&D 역량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임 전무의 경영 보폭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남편인 국유진 블랙스톤 상무와의 시너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국 상무는 글로벌 최대 사모펀드(PEF)로 꼽히는 블랙스톤에 근무 중이며 2016년 뉴욕 본사에서 홍콩지사로 배치 받고 한국 투자를 총괄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일찍이 ‘대상 차기 총수’ 후보 물망에 올라온 임상민 전무가 코로나19 사태로 국내외 시장의 불확실성이 심화되고 있는 환경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주도한다면 향후 승계 작업에 더욱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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