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의 'OLED 승부수'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의 'OLED 승부수'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5.04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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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크기·기술력으로 대세화 주도...차량용 P-OLED로 독보적 1위 굳히기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LG디스플레이>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LG디스플레이에 있어서 올해는 매우 중요한 해다. 5분기 이어지고 있는 적자를 흑자전환하고, 지난해 3년간의 OLED 대규모 투자를 마무리 하면서 외형성장을 이뤄야하는 시점에 접어들었다. OLED 대세화에 힘을 실어줄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도 눈앞에 뒀다. 다만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악재로 전 산업이 불투명한 상황이라서 긴장의 끈을 다잡고 있다. 지난해 9월 어려운 가운데 LG디스플레이 수장에 취임한 전략가 정호영 사장은 이 국면을 어떻게 타개하고 반전 드라마를 쓸까.

LG디스플레이도 코로나19를 비껴가지 못했다. 지난 1분기 LG디스플레이는 3619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5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악화와 코로나19 사태로 중국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이 지연되면서 사업 전환에도 지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유기발광다이오드(올레드·OLED) 사업 전환을 결정한 뒤 2017년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왔다. 신규 라인에서 발생하는 고정비 부담이 실적악화로 이어졌다. 지난해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사실상 올해는 성장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상반기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흑자전환에 또 제동이 걸렸다. 올해 가장 큰 이슈인 중국 광저우 공장 가동이 1분기에서 2분기로 연기됐고, 특수 이벤트 중 하나인 도쿄 올림픽 연기로 TV 수요 약세가 예상되는 등 흑자전환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의 악영향이 본격화되는 2분기 역시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흑자전환, 쉽지 않지만 포기하지 않는다

다만 올해 “여러모로 쉽지 않은 상황”은 정호영 사장도 감안했던 부분이다. 정 사장은 올 초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작년 하반기 수준의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만 오는 하반기부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진단했다. 그는 “전략 과제를 충실히 해나가면 세계 1등의 모습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증권가도 LG디스플레이의 하반기 실적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은 V자로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2분기까지의 LCD 패널 가격 상승, 북미 고객사향 P-OLED 본격 공급,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을 감안하면 영업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내다봤다.

정호영 사장은 지난해 9월 한상범 부회장의 용퇴로 LG디스플레이 수장에 올랐다. 당시 LG디스플레이는 LCD에서 OLED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는 과정으로, 실적이 악화되는 시점이었다. LG전자 영국 법인장을 거쳐 주요 계열사에서 CFO(최고재무책임자), COO(최고운영책임자) 등을 두루 역임한 정 사장이 LG디스플레이가 직면한 어려운 국면을 타개할 적임자로 꼽혔다.

정 사장은 특히 2008년부터 6년 동안 LG디스플레이 CFO로 재직하며 사업전략과 살림살이를 맡은 바 있어, 디스플레이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깊고 전략적 마인드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엔지니어 출신 한상범 부회장이 OLED 기술 연구로 LCD 중심이었던 사업구조를 OLED로 전환하는 기반을 마련했다면, 전략가 정호영 사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OLED 사업을 가속화해야 하는 시기에 적임자라는 게 내부 얘기다.

확대되는 OLED 대세화 이끈다

정 사장은 올해 초 실적개선을 위한 전략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대형 OLED 대세화 주력 ▲P-OLED 사업 경쟁력 제고 ▲LCD 경쟁우위 중심 구조 혁신 가속화 등이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OLED를 디스플레이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체인저로 선정,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 사장도 이런 OLED 대세화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OLED는 가장 완벽한 ‘블랙’을 표현해 LCD가 구현할 수 없는 무한대의 명암비를 자랑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뿐만 아니라 풍부하고 정확한 색 표현, LCD보다 1000배 빠른 응답속도 등 전반적인 화질측면에서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린다. 또한 자유로운 디자인은 물론 사운드·센서 통합, 투명 등 확장성이 용이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차원이 다른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글로벌 대형 OLED 시장에서 독보적 1위로, 프리미엄 TV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TV 업체들이 OLED 진영에 하나둘 합류하면서 OLED TV용 패널 판매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올해 TV용 OLED 패널 출하량은 570만대로 전년 대비 70% 이상 증가하고 2022년에는 1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LG전자를 시작으로 중국의 스카이워스, 일본 소니, 유럽의 필립스 등 유수의 업체가 OLED TV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미국 최대 TV업체인 비지오가 합류한다. 이외에도 일본, 중국 업체들이 올해 더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사가 확대되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은 물론, 원가 경쟁력·Fab 운영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어 OLED 대세화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물량 확대뿐 아니라 OLED의 강점을 극대화한 혁신적인 제품을 지속 선보이며 초대형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높여갈 계획이다. TV용 제품 라인업을 기존 4K 해상도에서 8K까지 확대하고, 휘도와 응답속도 등 성능을 더욱 강화해 경쟁력을 한층 높인다. 아울러 얇고 유연한 OLED만의 디자인으로 탄생한 월페이퍼(Wall paper), 롤러블(Rollable)과 시네마틱 사운드 OLED, 투명 디스플레이 등 차별화 제품도 확대해 시장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육성 드라이브

정 사장이 프리미엄 OLED와 함께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 중소형 플라스틱 OLED(P-OLED) 사업이다. 정 사장은 OLED와 P-OLED 투트랙으로 경영 성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짜고 있다. 이 둘을 합친 매출 비중을 올해 40%, 내년 50%로 늘리겠다는 게 그의 계산이다.

LG디스플레이는 P-OLED 사업이 향후 성장 기회가 가장 큰 분야로 보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지만, 사실상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P-OLED 시장에는 늦게 진입했다. 현재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의 80% 이상이 OLED를 채택하고 있을 만큼 성장성이 크지만, 이 시장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주 중이다. 이 시장을 빠르게 추격하는 것도 LG디스플레이의 주요 과제인 셈이다.

더불어 LG디스플레이는 모빌리티 시대 Auto 사업 시장 선점을 위해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신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자동차 내에 탑재되는 디스플레이로 ▲차량용 정보안내디스플레이 ▲계기판(Cluster) ▲뒷좌석 탑승자를 위한 오락용 엔터테인먼트 디스플레이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 전기차·자율주행의 발전과 함께 인테리어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와 IT의 융합이 가속화하면서 운전자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기능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고화질·대화면 차량용 디스플레이 탑재가 증가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은 2011년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한 데 이어, 2015년 5000만대, 2019년 1분기에는 1억대를 넘어서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차량용 P-OLED.<LG디스플레이>

특히 LG디스플레이는 대형화 하고 있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트렌드에 맞춰 5인치와 10인치 이상 대형 제품군에 투자와 역량을 집중해 차별적 경쟁력을 갖췄다.

5인치 이상 제품군은 2017년 1분기부터 2019년 4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출하량·매출·면적 모두 글로벌 1위를 수성하였으며, 10인치 이상 제품군에서는 2019년 매출 점유율 40.1%를 기록하며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의 최강자로 자리매김 했다. 향후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차세대 자동차의 등장에 따라 20인치 이상 초대형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인터치 등 독자 기술을 활용해 초대형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는 신뢰성 확보 등에 있어 진입장벽이 높아 후발주자가 추격하기 까다로운 시장으로 꼽힌다. 이 시장을 선점한 LG디스플레이에게는 더욱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LG디스플레이는 ▲LTPS(저온폴리실리콘) 기반의 고해상도 LCD ▲화질 및 디자인 자유도가 강점인 P-OLED 제품을 앞세워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1위를 확고히 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특히 P-OLED는 LCD 대비 화질, 시야각이 뛰어나면서도 자연스런 곡면 구현이 가능해 인체공학적 곡선 디자인이 많은 차량 디스플레이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차량용 OLED 시장은 이제 막 시작되는 블루오션이다. IHS마킷에 따르면 2020년 11만대에서 2026년 460만대로 연평균 80% 이상 급속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세계 최초로 차량용 P-OLED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으며, 글로벌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과 P-OLED 적용을 검토하거나 공동 개발을 진행 중이다.

정호영 사장은 지난 1월 차량용 OLED 사업 전망에 대해 “운송 사업 전반에서 디스플레이 매출의 30%는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2분기 말 P-OLED가 적용된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상반기 출하가 본격화되는 P-OLED를 통해 흑자전환에 힘을 싣겠다는 구상이다.

광저우 공장 가동 시 생산능력 두 배

LG디스플레이는 OLED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기존 파주에서만 생산하던 대형 OLED를 중국 광저우에서 생산하는 투트랙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현재 파주에서는 8.5세대 OLED를 월 7만장 규모로 양산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에서는 8.5세대 OLED를 초기 월 6만장 규모로 양산하고, 내년 이후 월 9만장 규모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광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LG디스플레이는 지금 생산 능력의 두 배에 해당되는 OLED 패널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OLED의 기술 진입장벽이 높아 한국을 제외한 다른 업체들이 양산단계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OLED 공장 가동을 계기로 경쟁사들과 격차를 더욱 벌려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가동 계획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분기로 미뤄진 상태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해 광저우 공장 양산을 위한 필수 인력들의 중국 입국길이 어려워지자 전세기를 급파했다. 현재 이들은 공장에 투입돼 양산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광저우 공장에 이어 파주 10.5세대 OLED 공장인 P10 공장까지 가동하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생산량은 더욱 늘어난다. 이를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한편,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OLED 대세화를 확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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