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R
    9℃
    미세먼지
  • 경기
    B
    미세먼지
  • 인천
    B
    미세먼지
  • 광주
    B
    미세먼지
  • 대전
    B
    미세먼지
  • 대구
    B
    미세먼지
  • 울산
    H
    9℃
    미세먼지
  • 부산
    H
    10℃
    미세먼지
  • 강원
    H
    8℃
    미세먼지
  • 충북
    B
    미세먼지
  • 충남
    B
    미세먼지
  • 전북
    B
    미세먼지
  • 전남
    R
    10℃
    미세먼지
  • 경북
    B
    미세먼지
  • 경남
    H
    10℃
    미세먼지
  • 제주
    B
    미세먼지
  • 세종
    B
    미세먼지
최종편집2024-03-28 19:16 (목) 기사제보 구독신청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빌 게이츠의 통찰 되새겨 보라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빌 게이츠의 통찰 되새겨 보라
  • 이원섭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
  • 승인 2020.05.02 2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영의 귀재’ 끌어 내린 ‘자연의 저항’ 바이러스 파워

선‧후진국, 동‧서양 구분없이 코로나19는 일상적인 삶 뿐만 아니라 산업, 경제 전반을 무차별로 무너뜨리는 중이다. 쉽게 통제될 것 같지도 않고 빠른 시일 내에 끝날 것 같지도 않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희생자가 나와야 멈출까 걱정이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그동안 힘으로 조정해 왔던 자연의 저항이 시작된 것이다. 자연 스스로의 자정작용, 생존작용이랄까…. 언제나 처럼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을 터. 코로나19가 인류의 재앙이지만 그동안 개발, 경쟁, 몰(沒)인간화로 급속 전진만 하던 인간에게 숨겨져 있던 못 보던 것들을 볼 수 있게 해줬다.

지구촌 공기가 전보다 훨씬 더 깨끗해진 것이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인간의 외출과 이동을 봉쇄 조치하자 공장 가동이 줄고 차량들 통행이 끊기면서 대기오염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인도의 펀자브 지역은 미세먼지가 심하기로 유명해 평소 가까운 곳 조차도 시야가 투명하지 못했으나 코로나19가 160km나 떨어진 히말라야를 30년 전처럼 다시 볼 수 있게 해줬다.

ESA(유럽우주기구)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과 우리나라의 대기질 상태를 위성으로 촬영한 영상에 따르면 대기오염도가 약 40% 가량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뉴욕타임스가 전문 업체에 의뢰해 위성사진을 비교한 결과에서도 뉴욕 등 대도시의 공기질도 대기오염물질이 50% 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관광객 발길이 끊긴 이탈리아 베니스 운하에는 수많은 배들로 그간의 더럽고 탁했던 물이 사라지고 맑은 물에 물고기들이 떼 지어 나타나기도 했다. 우리나라 하늘도 여간 청명한 게 아니다. 또 있다. 코로나19로 세계 곳곳에서 평소 볼 수 없었던 동물들이 인간들이 사라진 도시에서 인간 대신 도시를 활보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고 어느 만평작가는 우리에 갇힌 인간들을 거꾸로 동물들이 관람을 하는 풍자를 보여주기도 했다.

‘언택트’ 뉴노멀 시대를 열다

코로나19는 평범하게만 알고 있었던 우리의 일상들을 평범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도 해 주었다. 학생들은 개학하면 당연히 학교를 갈 수 있는 것으로 생활화가 되어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으며 직장인들은 눈 뜨면 언제나 갈 수 있었던 일터를 나가지 못하게 되면서 다른 세상을 보게 되었다.

나라간 교류나 비즈니스도 언제나 비행기만 타고 가면 되었지만 비행기도 마음대로 탈 수 없으며 타국 입국은 더 더욱 불가능했다. 비용만 지불하면 언제나 가능했던 관광과 이동도 통제되었으며 전 세계인 축제였던 올림픽도 사상 최초로 열리지 못한다. 각종 프로 스포츠도 예전의 모습이 아니다.

‘방구석 여행’, ‘방구석 콘서트’, ‘방구석 면접’ 등 언택트(untact, 비대면) 세상을 여는 계기가 되며 뉴노멀(New Normal, 이전에 비정상적이던 현상과 표준이 점차 표준이 되어간다는 의미) 시대 변화에 새로운 적응력도 빠르게 갖추게 하는 효과도 줄 것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던 인간이 어쩌면 하찮고 보잘 것 없는 바이러스라는 미생물에게 이렇게 고통을 받을 수도 있다는 교훈의 시간을 인간들에게 주고 그동안과는 대조적으로 위협 받던 자연과 동물들은 맑은 제 세상을 만난, 신나는 모습이다.

인간이 당장은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전염병 바이러스로 위협받고 있지만 뒤집어 생각하면 이제 환경 생태계에서 어떻게 공존해야 하는지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교훈의 시간도 얻었다고 자위하자. 차후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고 스스로 이겨내는 항체가 생긴다 해도 바이러스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교만하지 말고 지금의 경험을 통해 환경 생태계에서 공생법을 끊임없이 개발해 내길 간절히 바라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미디어로부터 주목을 받은 인물이 있다. 바로 빌 게이츠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 창업자인 빌 게이츠(65)는 이미 천문학적인 기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프랑스어: noblesse oblige, nobility obliges) 선행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MS와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이사회에서 물러나면서 앞으로는 인류를 위한 자선활동을 하겠다고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그는 링크트인에 올린 글에서 “국제 보건과 개발, 교육, 기후변화 대응과 같은 자선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MS와 버크셔의 리더십이 지금보다 강했던 적이 없었다”며 지금이 물러날 적기라고 했다는 것이다.

MS사의 아이콘인 빌 게이츠는 2008년부터 MS보다 아내와 함께 설립한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운영에 집중해 왔다. 이 재단은 지난 2월 코로나19 대처에 1억 달러를 기부하기도 했는데 게이츠는 3월 뉴잉글랜드저널 오브 메디슨 기고를 통해 “코로나19는 우리가 걱정했던 한 세기에 한 번 나타날 병원균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며 세계 지도자들에게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기 위해 경각심을 가지고 덜 준비된 나라들을 위해 도와줄 것”을 촉구했다. 우리나라 문재인 대통령과의 협력도 이런 일환의 일부이다.

한편 미국의 인터넷 경제 전문 뉴스회사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빌 게이츠가 ‘게이츠 연례 편지’(gatesletter.com)에서 예언한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디음과 같이 7가지로 정리해 소개했다.

1. 바이오테러는 1년에 3300만명을 죽일 수 있다.
2. 아프리카는 식량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3. 모바일 뱅킹은 빈곤층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4. 2035년까지 가난은 퇴치될 것이다.
5. 2030년까지 세계는 전력 공급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의 돌파구를 발견할 것이다.
6. 무인 자동화로 무수히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7. 세계는 2019년까지 소아마비를 근절할 수 있다.

이중 하나가 놀랍게도 그가 예견한 대로 코로나19로 나타난 것이다. 지난 2월 빌 게이츠는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 보안 컨퍼런스’에서 세계적 전염병이 핵폭탄이나 기후변화보다 훨씬 위험할 수 있다며 바이오테러리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빌 게이츠는 “전염병학자들은 향후 10~15년 이내에 세계적 전염병이 일어날 합리적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며 전염병은 불과 1년 만에 33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게이츠는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도 바이오테러리즘에 대비하기 위한 투자를 촉구한 바 있다. 또 그는 매사추세츠 메디컬 학회 등이 주최한 전염병에 관한 토론회에 참가해 “우리는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진전이 없는 분야도 있다. 그것이 질병의 대유행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이츠가 소개한 질병 모델링 연구소(Institute for Disease Modelling)에 의한 시뮬레이션에서는 1918년에 대유행해 50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과 같은 새로운 인플루엔자가 지금 등장하면 6개월 만에 3000만 명이 희생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만약 지금 이 순간 3000만 명을 죽일 군사무기가 만들어져 있다면 그 무기에 대한 당장의 위기의식을 가질 것이나 생물학적 위협의 경우 위기감이 너무 부족하다는 것이다. 세계는 전쟁에 대비하는 만큼 심각하게 전염병에 대한 준비를 진행해야 한다”고 게이츠는 역설했다.

이어 전염병 진단의 속도를 개선하는 것이 필수적인 것이라며 새로운 질병 퇴치의 첫 걸음은  격리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그의 부인 멜린다도 인류에게 가장 큰 위험은 자연·인공에 관계없이 세계적인 전염병 대유행의 위협이라고 경고했었다.

전염병 예방의 세계적 선구자, 심재덕

이렇게 살벌한 전염병은 감염 매개체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공기를 통한 전염=병원체에 오염된 공기를 호흡함으로써 감염되는 경우(결핵, 수두, 인플루엔자, 홍역 등)
-물, 음식물을 통한 전염=수인성 전염병이라고도 하며 병원체에 오염된 물, 음식물 등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장티푸스, 콜레라 등)
-신체 접촉을 통한 전염=감염체 혹은 감염자와의 피부 접촉 혹은 성적 접촉 등으로 감염되는 경우(성병 등)
-동물, 곤충을 통한 전염=동물 및 곤충을 통해 감염되는 경우(광견병, 수면병, 일본뇌염, 황열, 흑사병 등)

코로나19는 이중 공기를 통한 전염과 동물, 곤충을 통한 전염으로 볼 수 있는데 이렇게 다양한 감염 매개체를 적절하게 관리하고 통제하지 않는 한 전염병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우리나라에도 이미 빌 게이츠처럼 전염병 예방의 세계적 선구자가 있었다.

세계화장실협회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역임한 심재덕 전 수원시장. 심재덕기념사업회
세계화장실협회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역임한 심재덕 전 수원시장. <심재덕기념사업회>

두 번째 물, 음식물을 통한 전염, 즉 수인성 전염병 세계 퇴치에 일생을 바쳤던 ‘미스터 토일렛(Mr. Toilet)’ 고 심재덕 전 수원시장이다. 세계화장실협회(World Toilet Association)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역임한 심 시장은 “인류를 위해 (위생적인 화장실 시설·설비 문제로) 힘들고 어려운 나라를 돕고 인류를 전염병에서 구하고 지구환경을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화장실과 위생시설은 건강한 삶과 직결되는 문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인구 중 40%에 달하는 26억명이 아직도 비위생적인 화장실과 관련 시설로 고통받고 있다. 그는 안전하지 못한 식수와 부적절한 위생시설에서 비롯된 수인성 전염병으로 매년 200만명이 죽어가고 있다(WTA 설립 당시 통계)며 후진국에 선진 화장실 구축 보급사업을 펼쳤다.

화장실이 없이 마구 버려진 오물이 수인성 전염병을 일으키는 근본원인이라며 오물로 인해 식수가 오염되고 빈민국 국민들이 그 물을 먹고 수인성 전염병에 감염된다는 것이다. UN은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2008년을 ‘세계 위생의 해’로 선언했다.

그러나 화장실에 대한 인식과 지원체계가 부족해 화장실 시설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는 미완으로 남아 있다. 수인성 전염병도 코로나19처럼 미리 대처를 해야 한다고 심 시장은 호소를 하며 전 세계를 돌아 다녔다.

그의 지적대로 한국 화장실 역시 20년 전만 해도 부끄러움 자체였다. 우리 화장실에 ‘혁명’에 가까운 변화가 시작된 건 2002년 월드컵을 전후해서다. 그는 당시 수원시장으로 재직하며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사업과 ‘으뜸화장실 콘테스트’를 추진해 화장실 붐을 일으켰다. 화장실 전담 부서를 설치해 관리자와 사용자 의식 변화를 이끌어냈다. 한국화장실협회 창립, ‘공중화장실법’ 제정 등은 그가 이끌어낸 성과다.

심 시장은 특히 정부 예산과 비정부기구 모금활동이 화장실 문화운동을 세계로 확산시키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가 손잡은 1달러 기부운동이 소외국가를 위해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화장실 혁명이 인류 미래를 바꾼다고 역설했다. 그런 그가 아이러니하게도 ‘미스터 토일릿’이란 업처럼 11년 전 전립선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세계화장실협회(WTA)는 그의 유지를 받들어 지금도 개발도상국 공중화장실 건립 지원 사업으로 화장실이 부족하고 위생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 공중화장실 보급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화장실 설비 및 위생시설 개선이 절실한 개발도상국으로서 UN이 정한 ODA 중점 협력 대상국을 우선적으로 공중화장실 시설보급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심 시장은 자기 집을 세계 최초, 최대 변기 모양으로 만들어 살 정도로 화장실 문화에 대한 집념이 대단했다. ‘근심을 덜어내는 집’이라는 이름의 ‘해우재(解憂齋)’(지하 1층, 지상 2층)는 원래 심 시장이 30여 년간 살아왔던 집을 2007년 변기모양으로 지었는데 2009년 세상을 떠나면서 수원시에 기증했다. 수원시는 해우재를 화장실문화 전시관으로 만들고 일대를 화장실문화 공원으로 만드는 등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며 수원시 화장실 문화 전시관으로 운영 중이다.

현재 WTA는 이런 노력의 결실로 고인이 그토록 원했던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의 ‘특별 협의 지위(Special consultative status)’를 획득하며 글로벌 비정부기구로서의 위상을 갖추고 활동 중이다.

전염병은 발생과 전파가 이제는 한 나라만의 국지적 상황이 아니다. 유행할 조짐이 보이면 세계가 하나로 발 빠르게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유행하기 시작하면 정보를 세계가 공유해 전염병의 정체를 밝히고 적절한 대응 방침을 세계인들에게 제시해 불안과 공포를 해소해야 한다.
이미 이런 전염병이 지도자들에게는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존재가 되었으며 단기 미봉책 처방으로 해결되지 않음을 봤다. 빌 게이츠나 심재덕 시장이 역설했던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대응이 필요한 이유이다.

전염병은 작게 한 사람에서부터 미미하게 시작되지만 타인으로 옮아가면서 병을 급속도로 전파한다. 유행이 확산되면 개인의 일상생활도 없으며 사회 전반 활동도 중지되고 경제 활동도 극도로 파괴됨을 경험했다. 전염병 유행은 이제 국가적 재난이다. 재난을 사전 예방하고, 확산을 막고, 회복하는 일련의 과정도 중요하지만 빌 게이츠나 심 시장과 같은 미래 준비자들의 역설을 따라야 하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