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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4-16 20:04 (화) 기사제보 구독신청
뛰는 ‘카뱅’, 숨 고르는 ‘케뱅’, 출격 몸 푸는 ‘토스’는 메기가 될까
뛰는 ‘카뱅’, 숨 고르는 ‘케뱅’, 출격 몸 푸는 ‘토스’는 메기가 될까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5.04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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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삼국지’ 예고…‘혁신 3.0’ 시대 누가 주도하나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한지 3년이 지났다. 먼저 출범한 케이뱅크는 자본금 문제로 1년 넘게 제대로 된 영업을 못했다. 반면 3개월 늦게 출발한 카카오뱅크는 1000만 고객을 확보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두 회사의 희비가 엇갈린 사이, 물밑에선 핀테크 업계 강자 토스가 2021년 출격을 위해 준비 중이다. 은행권 틈새를 파고들며 탄생한 ‘인뱅 삼국지’는 금융소비자들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삼국지'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게티이미지뱅크>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국내 1, 2호 인터넷은행이다. 2015년 인가 후 2017년 첫 등장까지 금융당국과 금융소비자는 물론 금융권의 관심이 컸다. 두 은행의 등장이 전통 은행들의 영업 방식 변화의 시작이 될 것으로 보는 이들도 많았다. 정체된 생태계에 포식자가 나타나면서 활력이 도는 현상을 뜻하는 ‘메기 효과’라는 용어도 심심치 않게 나왔다. 그리고 출범 3년이 흐른 지금, 두 은행이 받아든 성적표는 사뭇 다르다.

카뱅 웃고, 케뱅은 진땀 흘린 이유

케이뱅크-카카오뱅크 주요 실적 지표 비교.
<자료=각 사, 그래픽=이민자 팀장>

웃은 쪽은 카카오뱅크였다. 2017년 1045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카카오뱅크는 2018년 201억원으로 적자 폭을 5분의 1까지 줄였고, 지난해에는 137억원 흑자를 기록하며 반전에 성공했다. 당초 이익을 남기려면 최소 2020년은 돼야 할 것이라던 관측보다도 훨씬 이른 시점이었다. 반면 케이뱅크는 2019년 1008억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적자와 함께 사업 정상화가 불투명할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를 자아냈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이처럼 다른 결과를 낸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두 은행은 출발부터 다른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첫날 24만 고객 유치를 시작으로 닷새 만에 100만, 연말 500만 돌파에 이어 지난해 7월 1000만 고객 확보에 성공했다. 반면 케이뱅크는 2019년 4월에서야 100만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두 해 만에 고객 수가 무려 10배나 차이 난 것이다.

두 회사는 왜 초반부터 이처럼 큰 격차가 발생했을까.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모두 저비용 구조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출시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혹자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차이가 있었다고 하지만, 단기간 내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고 예금과 대출을 할 수 있다는 점 또한 큰 차이는 없었다. 카카오와 KT라는 ‘이름표’만 떼고 보면 출시 후 채 일주일도 안 된 시점부터 이 같은 차이가 발생할 이유는 없었다.

결국 두 브랜드에 대한 ‘이름표’가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연구소가 2017년 초 발표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 재조명> 보고서에서는 “UI(유저 인터페이스)/UX(사용자 경험)의 친근감이 카카오뱅크가 케이뱅크를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라며 “일상생활에서 친숙한 카카오톡과 유사한 UI/UX로 접근함으로써 거부감 없이 고객에 다가설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뱅크의 초반 체크카드 전략도 주요했다. 카카오톡 캐릭터들로 구성된 5종의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려는 사람이 워낙 많아 수 주나 기다리는 사태가 생길 정도였다. 이처럼 카카오뱅크가 마케팅 측면에서 친근감을 동원해 젊은층의 소비자 감성을 자극한 반면, 케이뱅크는 가입자에 욕구를 일으킬만한 특별한 마케팅이 눈에 띄지 않았다. 비대면을 앞세운 두 인터넷은행의 초반 격차에 실물카드라는 구시대 산물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케이뱅크가 2017년 총자산 1조3500억, 2018년 2조1800억원, 2019년 2조5600억원으로 정체된 사이 카카오뱅크 총자산은 2017년 5조8400억원, 2018년 12조1300억원에 이어 2019년 22조7200억원으로 매년 두 배씩 늘어났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순자산은 2337억원에서 2044억원으로 12.54% 줄어든 반면 카카오뱅크는 6679억원에서 1조6787억원으로 151.34%나 커졌다.

이 같은 초반 격차는 이후 큰 ‘나비효과’를 일으켰다. 케이뱅크는 사업 초반부터 자본 고갈로 수차례 대출 중단 사태를 겪었고, 2019년 4월부터는 기존 대출 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는 등 사실상 ‘반쪽짜리 은행’이 됐다. 자금 확보를 위해 대규모 증자가 필요했지만 주요 주주들과 뜻이 맞지 않아 번번이 ‘브릿지 증자’에 그쳤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넉넉한 자본을 바탕으로 5000억원씩 세 차례, 총 1조5000억원의 증자를 받으며 예대율이 60%대로 내려갈 정도였다.

은산분리 규제도 결과적으로 케이뱅크의 발목을 잡은 요인이었다. 2018년 말 인터넷은행의 대주주인 ICT 사업자가 지분을 34%까지 보유할 수 있도록 한 인터넷은행법 개정에도 대주주 KT가 공정거래법 문제에 발목 잡힌 것이다. KT는 결국 지난 4월 계열사 비씨카드에 지분 전체를 넘기는 결단을 내렸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해소하며 카카오를 최대 주주에 올려놓는 데 성공했다.

‘혁신’ 앞세운 인터넷은행, 하지만 부족한 혁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혁신을 앞세우며 모습을 드러냈지만 실제 사업 내용은 혁신과 다소 동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각 사>

두 인터넷은행은 출범 초 전통적 은행과 차별화된 서비스로 주목받았다. 스마트폰으로 신분증만 촬영해 올리면 은행 계좌를 만들 수 있었고, 24시간 어디서든 공인인증서나 실물 OTP 기기, 보안카드 등을 거치는 불편함 없이 비대면으로 돈을 보내는 게 가능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계좌번호 없이도 카카오톡 친구와의 송금, 수취를 가능하게 했다. 가입자 4000만명을 확보한 카카오톡이라는 거대 플랫폼이 있기에 보여줄 수 있었던 서비스였다.

개인 대출을 비대면으로 할 수 있다는 점도 적잖은 메리트였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 최소 한 번은 은행을 찾아가 관련 서류를 작성해야 했는데, 이 절차를 없애버린 것이다. 케이뱅크는 비상금 대출과 직장인 대출을, 카카오뱅크는 전월세보증금 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을 비대면으로 구현했다. 이와 함께 케이뱅크는 통신정보와 금융정보를 결합한 신용평가모델을 구축했고, 카카오뱅크는 자체 신용등급평가모델(CSS)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두 은행은 지난해부터 혁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본력을 갖춘 시중은행이 IT 역량을 키워 비슷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차별성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사업 초반 빠른 가입자 추세를 보이던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7월 1000만 고객을 돌파한 뒤부터 추가 고객 확보 속도가 눈에 띄게 더뎠다.

해외에서 성공한 인터넷은행과 비교할 때 부족한 차별성이 더 두드러진다. 미국 최대 인터넷은행 찰스 슈왑(Charles Schwab)의 경우 온라인 증권사라는 모태를 기반에 두고 자산관리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며 70조원대 몸값을 평가받고 있다. 일본의 세븐뱅크(Seven Bank)는 모기업 세븐일레븐의 편의점을 기반으로 인터넷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의 서비스 수요를 충족했다.

중국 텐센트의 위뱅크(WeBank)는 자사 플랫폼의 압도적 고객기반과 빅데이터를 활용해 지역 중소은행과 상생하는 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마이뱅크(MyBank)는 상인과 농민을 대상으로 사업 목적의 중금리대출을 공급하며 대출 사각지대를 적극 공략했다. 이들 은행의 경우 모 회사의 거대 플랫폼을 이용해 전통적 은행업의 기반이 약한 지방 영세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반면 두 인터넷은행은 기존 은행을 뛰어넘는 혁신적 서비스를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는다. 케이뱅크의 직장인 대출이나 비상금 대출, 보험 상품은 혁신과 거리가 멀었다. 지난해 1월 출시한 케뱅페이는 제대로 알려지지도 못한 채 묻힌 상태다.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이나 ‘모임통장’의 경우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는 수단이 됐을지언정 혁신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저렴한 해외송금 또한 은행과 카드사(현대카드), 핀테크 사업자가 금방 모방하는 수준에 그쳤다.

특히 중금리대출 수요를 채워줄 것이란 기대와는 동떨어진 모습이다. 2018년 말 기준 금융업 분야별 가계신용대출 평균금리 자료를 보면 은행과 상호금융기관의 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4%대지만 신용카드(14.9%)와 캐피탈(15.3%), 저축은행(21.0%) 등 제2금융권의 금리는 훨씬 높다. 대출의 ‘중간지대’가 없는 상황에서 은행 대출을 거절당한 금융소비자는 고금리 대출로 몰릴 수밖에 없다.

삼성증권이 지난해 5월 발간한 ‘인터넷은행, 어디까지 가봤니?’ 리포트는 “은행이 취급할 수 있는 고객 중 회색지대(grey area)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 중신용 고객과 은행이 거의 취급하지 못하는 저신용 고객은 총 1749만명으로 전체의 40.2%를 차지한다”며 “일각에서는 전체 가계부채 중 20%가량을 이와 같은 중금리신용대출이 가능한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지난해 공급한 중금리대출은 9800억원(사잇돌대출 9165억원, 중신용대출 620억원)이었는데, 이는 2018년 은행권 전체 중금리대출 공급액보다는 많았지만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전체 누적 대출의 7%에 불과했다. 카카오뱅크는 예대율이 70% 전후로 낮았던 시점에서도 유휴 자금을 중금리대출에 공급하기보단 RP와 유가증권에 투자하는 소극적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후발주자’ 토스뱅크에 기대가 큰 이유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의 성패와 별개로 비판이 적지 않은 이유도 결국 혁신성 때문이다. 다시 말해 초기에 보여준 비대면 서비스나 간편한 UI/UX 이후에는 기존 은행과 별반 다를 게 없었다는 것이다. 케뱅과 카뱅이 혁신에 게으른 사이 정신을 차린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은행과 비슷한 모바일 뱅킹 앱을 내놨다. 이제는 저축은행들 또한 비대면 고객 확대 차원에서 모바일 앱에 힘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제3인터넷은행에 도전하는 토스뱅크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한국 핀테크계의 성공신화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인터넷은행 도전에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끝에 지난해 12월 토스뱅크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2021년 하반기를 목표로 출범을 준비 중인 토스의 목표는 ‘2세대 챌린저 뱅크’다.

2021년 하반기 탄생할 '토스뱅크'에 대해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2세대 챌린저 뱅크'가 될 것이라 설명했다.<뉴시스>

지난해 12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는 토스뱅크 예비인가 확정 후 기자회견에서 “2015년 토스 서비스가 시장에 등장하고 새로운 송금의 정의를 내렸다. 이제 그 경험을 새로운 인터넷은행에서 선보이고자 한다”며 “기존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이 제공하지 못한 새로운 기술을 통한 혁신 상품을 제공해 새로운 인터넷은행의 기준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금융 소외계층 포용과 기술 혁신을 이루는 인터넷은행의 기본 취지를 살리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이 대표는 “우리가 인터넷은행에 도전한 이유는 ‘왜 은행은 뻔한 상품에서 벗어나지 못할까’라는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했다”며 “현재 중신용 개인고객 중 1200만명이 금융이력 부족, 국내 경제활동인구 24%에 해당하는 600만명의 소상공인이 대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토스뱅크는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토스가 가진 강점은 2015년부터 쌓아온 포괄적 금융 데이터와 사용자 경험, 불모지였던 핀테크 땅을 개척한 ‘혁신 DNA’다. 여느 금융 플랫폼보다 빠르고 저렴한 간편송금과 무료신용등급조회 등은 토스가 처음 시작하고 타 금융사가 모방한 서비스들이다. 간편결제 부문에서는 카카오페이(3000만명) 다음으로 많은 1500만명의 유저를 확보하고 있으며, 1020세대 사용자 수에서 전체 1위를 차지할 만큼 젊은 세대의 호응을 얻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토스뱅크가 ‘챌린저 뱅크’를 표방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은행업에서도 특정 분야에만 집중하는 소규모 특화 은행을 뜻하는 챌린저 뱅크는 예대마진에 치중하는 전통적 은행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탄생했다는 점에서 인터넷은행의 취지와 가장 부합한다. 토스는 영국 몬조(Monzo), 레볼루트(Revolut)와 브라질 누뱅크(NuBank)를 롤모델로 언급했는데, 이들은 특화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며 주류 은행으로 급부상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토스뱅크는 금융 소외계층인 중신용 개인·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특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한 중기중앙회와 이랜드월드(지분 각각 10%)의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고객, 패션·외식·호텔 등 계열사를 이용한 고객 정보와 다양한 협력업체 정보를 활용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분 5%를 출자하는 웰컴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경험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윤창호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은 토스뱅크 예비인가 당시 “토스뱅크는 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 대한 중금리대출, 사회초년생 월급 가불 대출, 신용카드 미소지 고객 할부성격 토스대출, 자동저축 등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 있다”며 “기존 은행권에서 취약하다고 여겨지는 여러 보완적이고 경쟁적인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 혁신을 촉발할 계기가 될 수 있겠다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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