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조원태 체제 1년...코로나19 돌파해야 입지 굳힌다
한진그룹 조원태 체제 1년...코로나19 돌파해야 입지 굳힌다
  • 강민경 기자
  • 승인 2020.04.2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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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지켰으나 여전히 안팎의 도전 거세...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리더십 발휘해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인사이트코리아=강민경 기자]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선대회장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아들인 조원태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한 지 오는 24일 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 4월 8일 조양호 선대회장이 별세한 후 그달 24일 조원태 회장은 재계 13위 한진그룹 회장으로 추대됐다.

지난해 말부터 한진그룹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이 불거지긴 했지만, 재계 안팎에선 조 회장의 경영 방식에 대해 우호적인 평가가 우세하다. 취임 당시 강조했던 현장중심 경영과 소통경영에 중점을 두고 지난 1년간 그룹을 무난하게 이끌어왔다는 점에서다.

지난해 11월 조 회장은 취임 이후 이뤄진 첫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임원 수 20% 이상을 감축하며 조직 슬림화와 세대교체에 나섰다.

당시 경영 복귀가 점쳐졌던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배제되면서 조 전 부사장이 불만을 품었고, 이후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KCGI, 반도건설과 손잡고 반(反)조원태 전선을 구축했다.

지난 3월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핵심 사안이었던 한진칼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양측의 공방은 치열했으나 결국 조 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의 사내 입지는 굳건해졌다는 평가다. 대한항공 노조를 비롯한 한진그룹 임직원들이 조 회장을 지지하면서 내부 결속을 다지는 계기가 됐다.

한진그룹은 코로나19 사태로 항공 업계가 위기인 만큼 올해 별도 취임 기념행사는 개최하지 않을 예정이다.

우한 전세기 탑승·이사회 의장 자진 사퇴 등 적극 행보

조원태 회장은 취임 이후 소통경영에 힘썼다. 특히 조 회장은 지난 1월말 ‘우한 전세기’에 탑승해 최고경영자로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직원들의 지지를 받았다.

한진칼과 대한항공 주총 이후엔 이사회 의장에서 물러나 사상 처음으로 사외이사에게 의장직을 넘겨주는 등 지배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경영권 분쟁 1라운드에서 완승을 거두고 무난하게 그룹을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추락에 마냥 자축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당장 조원태 회장 앞에 놓인 과제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은 여객 매출의 94%에 달하는 국제선 운항을 대부분 중단하며 매출이 급감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필수 인력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6개월간의 휴업에 들어갔고, 임원진은 급여의 30∼50%를 반납하기로 하는 등 위기 탈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또 여전히 조현아 전 부사장 등 3자 연합이 한진칼 지분을 끌어 모으며 임시주총 등 2차전에 대비하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3자 연합의 한진칼 지분은 KCGI(19.36%), 조 전 부사장(6.49%), 반도건설(16.90%) 등 총 42.75%로 조 회장 측 우호 지분(41.30%)을 넘어섰다.

대한항공을 비롯한 주력 계열사들이 코로나19로 휘청이는 가운데, 조 회장이 향후 어떻게 미증유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경영권을 지켜나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아버지 조양호 선대회장의 '위기를 기회로' 계승

조원태 회장은 역발상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등 그간 쌓은 업무 경험과 아버지인 조양호 선대회장의 가르침을 기반으로 위기 극복에 매진하고 있다.

조양호 선대회장이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자체 소유 항공기를 매각한 후 재임차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했고, 1998년 외환위기가 절정에 달했을 때는 유리한 조건으로 보잉 737 항공기 27대를 구매해 성장 발판으로 활용했다. 조 선대회장이 위기에서 승부사 기질을 발휘한 만큼 그룹 안팎에선 아들인 조 회장도 이 같은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 회장은 지난달 “코로나19로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내고, 송현동 부지를 비롯한 그룹의 유휴 자산 매각을 추진하는 등 그룹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조 회장은 담화문을 통해 “코로나19 위기의 파고를 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뼈를 깎는 자구 노력도 병행하겠다”며 “기존에 발표한 송현동 부지 등 유휴자산 매각과 더불어 이사회와 협의해 추가적인 자본 확충 등으로 회사의 체질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사태로 멈춰있던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전략을 통해 화물 부문 매출을 키우고 있다. 이는 조 회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공항에 멈춰 서 있던 여객기를 화물기로 활용하면서 공항 주기료를 줄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제선 화물 운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3배 이상 급등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올해 화물 부문 매출 목표는 5월 중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객 매출은 급감했으나 화물 매출을 통해 실적 방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에 빠진 상황에서 그나마 돌파구가 되고 있는 셈이다.

현금 확보가 관건..."위기 극복 시 경영권 더욱 굳건해 질 것"

조원태 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최근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1일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은 롯데렌탈과 렌터카 차량 3000여대를 600억원에 파는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한진의 이번 렌터카사업 매각은 지난해 2월 발표한 한진 중장기 비전과 경영발전방안 일환이다. 한진은 추후 핵심 사업인 택배·물류사업 집중 육성과 경쟁력 확보가 어려운 사업의 외부 매각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경영효율성을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은 최대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의 금융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자구안이 선행돼야 하는 만큼 유상증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또 23일 정부가 대한항공을 비롯한 대형 항공사에 자금지원을 결정하면서 한진그룹 전반의 재정 부담도 일정 부분 완화 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끝나기 전까지 여러차례  어려움이 닥치겠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는 경영능력을 발휘한다면 조원태 회장의 입지는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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