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구하려 거센 불길 뛰어든 외국인 알리 씨 ‘LG 의인상’
인명 구하려 거센 불길 뛰어든 외국인 알리 씨 ‘LG 의인상’
  • 이경원 기자
  • 승인 2020.04.22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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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체류 사실 알려지는 것보다 사람들 살리는 것이 먼저"
LG의인상 수상한 카자흐스탄 출신 근로자 알리氏.<LG>

[인사이트코리아=이경원 기자] LG복지재단은 강원 양양군 양양읍 구교리 원룸 주택 화재 현장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불길에 뛰어든 카자흐스탄 출신 근로자 알리(28) 씨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키로 했다.

알리 씨는 3월 23일 자정 무렵 집으로 가던 중 자신이 살고 있는 3층 원룸 건물에 화재가 난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불이 난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그는 사람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기 위해 서툰 한국말로 “불이다. 불이야”라고 소리치며, 불이 난 2층 방문을 수차례 두드렸지만 인기척만 있을 뿐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소방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1층에 거주하는 건물 관리인과 열쇠로 문을 열려고 시도했으나, 열리지 않았다.

알리 씨는 사람을 빨리 살려야 한다는 생각에 건물 밖으로 나가 외벽에 설치된 가스배관과 TV 유선줄을 잡고 거센 불길이 치솟고 있는 2층 창문으로 올라갔다.

망설임 없이 창문을 열고 방 안으로 들어갔으나, 이미 연기와 불길로 가득 차 있는 방에서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었다. 알리 씨는 출동한 소방대원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다시 밖으로 나왔고, 이 과정에서 목과 등, 손에 2~3도의 중증 화상을 입었다.

알리 씨의 빠른 대처로 건물 안에 있던 10여명의 주민들은 무사히 대피할 수 있었으나 주민 한 명은 안타깝게 유명을 달리했다.

알리 씨는 카자흐스탄에 있는 부모님과 아내, 두 아이를 부양하기 위해 3년 전 관광비자로 한국에 와 체류 기간을 넘겨 공사장 일용직으로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자신의 안전과 불법체류 사실이 알려지는 것보다 사람들을 살리는 것이 먼저라는 알리 씨의 의로운 행동으로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의인상 시상 배경을 설명했다.

알리 씨는 2017년 ‘LG 의인상’을 수상한 스리랑카 국적 의인 니말 씨에 이은 두 번째 외국인 수상자다.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고(故) 구본무 회장의 뜻에 따라 제정했다.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수상 범위를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행과 봉사를 한 시민까지 확대했고, 알리 씨를 포함해 수상자는 모두 121명이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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