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에 디스커버리까지...기업은행은 왜 의혹의 중심에 섰나
라임에 디스커버리까지...기업은행은 왜 의혹의 중심에 섰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4.14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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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성 동생 펀드’ 대거 팔다 700억원 환매중단...김종석 의원 “정권 특혜 의심”
IBK기업은행이 지난해 12월에 설립한 인력관리 전문 자회사 'IBK서비스'에서 아무개 현장소장이 노동자의 수당을 갈취하고 고정근무를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원청인 기업은행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뉴시스
기업은행이 이른바 ‘장하성 동생 펀드’로 불리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를 대거 판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펀드를 팔아 한 차례 홍역을 앓았던 IBK기업은행이 이번엔 이른바 ‘장하성 동생 펀드’로 불리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환매 중단 펀드를 대거 판 사실이 확인돼 또 논란이 되고 있다.

14일 기업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이 판매했다가 환매 중단 사태를 겪은 디스커버리 운용 펀드는 695억원 상당으로 투자자는 200여명에 이른다.

투자 손실에 직면한 투자자들은 지난 7일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불완전 판매를 보상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투자자들은 기업은행이 고위험 상품을 위험성 고지 없이 안정적 펀드라고 속여 판매했다고 강조했고 향후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이들 피해자가 가입한 펀드는 디스커버리운용이 원리금 상환을 중단한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다. 이 펀드는 미국 핀테크 회사인 '다이렉트랜딩글로벌'(DLG)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투자했는데 DLG가 유동성 문제로 해당 사모사채의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또한 이 펀드의 미국 운용사 ‘다이렉트 랜딩 인베스트먼트(DLI)’는 실제 수익률과 투자자산 실제 가치 등을 허위보고한 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적발돼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됐고 펀드 자산도 동결됐다.

논란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판매사인 기업은행도 지난 3월 김성태 수석부행장을 팀장으로 하는 디스커버리펀드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상태다.

윤종원 행장은 취임 100일 기념 서면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전무이사를 단장으로 하는 ‘투자상품 전행 대응 TF’를 구성해 정보 신속제공, 법률검토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고객 입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은행, 신생 자산운용사 펀드 대거 팔아 준 까닭은?

펀드 부실이 문제가 되면서 기업은행의 디스커버리운용 상품 판매에 대한 각종 의문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디스커버리운용의 대표인 장하원 씨는 장하성 주중 한국대사의 동생으로, 이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선 ‘판매 특혜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

기업은행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판매 현황.<김종석 미래한국당 의원실>

김종석 미래한국당 의원실이 제공한 ‘기업은행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판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2018년 이후 전체 펀드 가운데 디스커버리운용 펀드를 가장 많이 팔았다. 액수로는 5843억원이며 가입자 수는 1975명에 달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의 판매액은 3612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의 약 19.2%가 환매 중단된 것이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이 판 사모펀드 총액수는 2조134억원으로, 이 가운데 디스커버리운용 펀드 비중은 28.4%에 달한다. 2017년 설립한 업계 167위의 하위 자산운용 상품을 대거 팔았다는 점에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는 것이다.

김종석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은행 차원에서 얼마든지 특정 상품의 판매량 등에 의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능한 구조”라며 “정권 실세의 친동생이 펀드매니저라는 점이 영향력을 미친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이 있는 만큼 당국은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매 중단된 상품의 투자 위험등급이 초고위험(1등급)이었음에도 투자 수익이 만기 연환산 3%에 불과하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펀드 상품 가운데는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고 투자수익률이 더 높은 상품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기업은행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6개월 단기에 연 환산 3% 수익을 줘 재투자 문의가 많았을 만큼 인기가 좋았던 상품”이라며 “일각에서 외압설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운용사 대표가 미국에 기소가 돼 있고 해당 상품의 자산이 분산돼 있다 보니 당장 실사가 쉽지 않은 상태”라며 “지속적으로 디스커버리운용과 소통하고 있고, 내부적으로는 법률적 검토를 통해 판매사로서 풀어야 할 부분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6월 해당 펀드의 환매가 중단됐을 당시 디스커버리운용에 대한 검사를 진행한 바 있다. 통상 검사 종료 후 사실관계 확정까지 6개월 이상이 소요되며, 상황에 따라 실제 제재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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