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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2024-03-29 13:54 (금) 기사제보 구독신청
코로나19와 재택근무 아날로그 세대가 느끼는 ‘격세지감’
코로나19와 재택근무 아날로그 세대가 느끼는 ‘격세지감’
  • 문기환 전문위원 겸 새턴PR컨설팅 대표
  • 승인 2020.04.01 15: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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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스로 보도자료를 보내다니! 이거 정말 너무 한 것 아니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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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코리아=문기환 전문위원] 지난해 말, 중국 우한 지역에서 시작된 역병이 한국, 일본 등 아시아를 거쳐 유럽, 미국 등 전세계로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급기야 지난 3월 중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를 전염병 경보단계 중 최고 위험 등급인 ‘팬데믹(pandemic, 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선언했다.

그리고 최근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감염병처럼 퍼지는 ‘인포데믹(infodemic, 정보 감염증)’ 현상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싸고 이른바 혹세무민(惑世誣民)하는 가짜 뉴스가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타고 빠르게 퍼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가짜 뉴스를 차단하고 정확한 정보를 국민들에게 전달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즉, 국민과 소통하는 가장 신속하고도 효과적인 방법 말이다. 이는 언론 매체를 통해 정부 책임자가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고 국민들의 궁금증과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미국 백악관에서는 매일 코로나19 관련 기자 브리핑(press briefing)을 실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의료전문가 등 태스크포스 인사들을 대동하고 수많은 백악관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현황을 설명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하고 있는 것이다. 미연방정부 이외에도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주지사와 시장들은 같은 방법으로 시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다.

물론 코로나19 사태의 심각성을 오판하고 초기에 대응을 잘못하는 등 실책도 있었지만, 언론을 통해 현재 상황 및 향후 대책에 대해 투명하게 소통하는 모습은 중국의 그것과 대비되는 이색적인 장면이었다.

각국 정부는 코로나19의 진단, 의료품 및 병원 시설 공급 확대를 비롯해 학교 휴업, 각종 행사, 모임의 연기 및 취소 등 연일 각종 대책을 숨가쁘게 발표하고 있다. 그 중 가장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이다. 식료품 구입, 병원 방문 등 불가피한 용무를 제외하고는 당분간 다른 사람들을 만나러 밖에 다니지 말고 집에만 있으라는 강력한 권유다. 

‘상상도 못할 일’ 

필자도 며칠 전 귀한 저녁모임 하나를 부득이 취소한 적이 있다. 몇 개월 전에 한 약속이고 오랜만에 만나는 모임이라 웬만하면 강행하려 했으나 결국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마음에서 모두의 만장일치로 연기하게 됐다. 이처럼 요즘 각 직장에서는 가급적 비대면 업무를 권장하고 업무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가능한 재택근무를 시키고 있다고 한다. 남녀노소 국민 대다수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고 집집마다 컴퓨터가 있으며 초고속 인터넷 망이 전국 곳곳에 깔려 있는 덕분이다.

지금은 홍보실 직원들이 기자들에게 자료를 보낼 때 사무실이든 카페든 집이든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컴퓨터와 인터넷을 이용해 매우 편리하게 보내고 있다. 용량이 큰 사진과 동영상도 외부 저장장치를 이용하면 역시 오케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은 기업 홍보실 초기에는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오늘은 홍보자료 전달 방법을 두고 벌어진 웃지 못할 에피소드를 필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얘기하고자 한다. 사무실 전화벨이 요란하게 울린다. 수화기 저편으로 들리는 화가 단단히 난 목소리. “아니, 팩스로 보도자료를 보내다니! 이거 정말 너무 한 것 아니오?”.

팩시밀리라는 기계가 발명되고 드디어 홍보실에도 보급 된 시점이니 아마 1980년대 중반이라고 추정된다. 그 때 까지만 해도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할 때는 먼저 타이프라이터로 문안을 정성껏 작성한 후(오자, 탈자, 혹은 수정할 사항이 발생하면 처음부터 다시 타이핑해야 했다) 전달해야 할 언론사 수효만큼 복사한다.

그리고 나서 그 자료를 회사로고가 박힌 편지봉투에 넣은 후 봉투 겉면에 언론사와 출입기자의 이름을 일일이 써 넣고 풀을 붙인다. 모든 준비를 마치면 조간과 석간, 그리고 광화문 지역과 기타지역 등 구역을 나누어 직원 2명이 회사 빌딩 앞에 미리 대기 중인 운전기사 딸린 승용차 2대로 출동을 한다.(주차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 언론사 주차경비원의 양해를 구하고 시동을 켜놓은 채 직원 한 명이 잽싸게 출입 기자에게 전달하고 돌아와야 한다.)

당시 동떨어진 곳에 위치한 언론사는 교통체증이라도 걸리는 날이면 타 언론사에 비해 늦게 보도자료가 전달되어 애를 먹기도 했다.(그래서 전달 시간이 다른 점을 감안해 일부 신문 출입기자에게는 먼저 전화로 보도자료 내용을 불러주기도 했다.) 일상적인 보도자료 전달에만 거의 한나절이 걸리는 셈이었다.

그러던 시절이니, 팩스라는 신기한 기계가 보급되자, 하루가 멀다 하고 회사와 언론사를 오가며 퀵서비스 (?)일을 해오던 홍보실 말단 직원들은 ‘동봉 사진자료만 없다면 이제 언론사로 직접 갈 필요가 없어졌구나’ 하며 모두들 좋아했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시기상조였다. 유감스럽게도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직접 전달하는 업무는 한동안 지속되었다. 왜냐하면, ‘사람 얼굴을 대하며 자료를 받아보다가 기계를 통해 받게 되니 인간미가 떨어지고 성의도 없어 보인다’는 일부의 의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삐삐가 안 울렸나 봅니다…” 

소위 ‘삐삐’라고 불리던 무선호출기(페이저)도 마찬가지다. 당초 긴급연락을 필요로 하는 병원 의사들이 차고 다니던 고가(?)의 연락장비가 언론기자들에게도 보급되었고, 대기업 홍보맨들도 하나 둘 허리에 차고 다니던 시절이었다.(당시 회사에서 삐삐를 지급 받은 임직원 숫자가 손꼽을 정도였으니, 족쇄인 줄도 모르고 타 부서 입사동기들에게 괜히 으쓱해 하던 홍보맨도 있었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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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무선호출기는 건물 지하층이나, 창문이 없는 방에서는 수신이 잘 안 되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기자실에서 수신이 잘 안 될 경우, 그 출입처 가기를 꺼려하는 기자들도 초기에는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러다가 ‘음지가 양지가 된다’고 그 기자실이 인기를 더해 가는 것이 아닌가. 전날 과도한 술과의 전투(?)로 인해 데스크의 취재 지시를 잠시 피하고 싶은 경우, 아니면 마감시간에 쫓겨 촌각을 아끼며 집중해 기사 작성을 해야할 경우, ‘아! OO회사 기자실에 있었는데, 그래서 삐삐가 안 울렸나 봅니다’라고 답변하면 훌륭한 핑계가 되곤 했다. (이를 간파해 홍보실로 직접 전화해 출입기자를 찾는 데스크도 물론 있었다. 이 경우, 홍보실 직원들은 절대(?) 거짓말을 못 한다.)

노트북 컴퓨터가 언론사 기자들에게 보급되기 시작하던 1990년대 중후반. 지금은 많이 가벼워졌고, 자기승용차로 이동하는 기자들도 많아져 휴대하기가 편리해졌지만, 당시에는 무거운 노트북을 들고 이곳 저곳 이동하기가 매우 고역이던 시절이었다. 특히 더운 여름에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무거운 가방을 둘러메고 걷기에는 더욱 그랬으리라.

하루는 연배가 비슷해 평소 친구처럼 지내던 모 경제신문의 K출입기자가 기자실을 방문했다. “문 팀장, 다음 주부터 우리 회사도 노트북인가 뭔가가 지급된데. 정말 말도 안되는 처사야. 젊은 기자들은 좋아들 하는데 나는 영 자신이 없어. 난 원고지에 쓰지 않으면, 기사가 도무지 써지질 않거든. 난 아무래도 노트북을 지급받지 않고 지금처럼 원고지로 기사 송고를 한다고 강력히 요청할까봐.” 그러나 곧 반전이 일어났다. 한 달쯤 지난 후, 다시 기자실에서 만난 K기자. 독수리 타법이지만 노트북으로 열심히 기사를 치고 있었다.

20여 년이 훌쩍 지난 요즘, 그는 모 인터넷 언론사 대표로 높은 자리에 있지만, 기자들과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컴퓨터로 메시지를 하루 종일 주고 받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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