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바이러스 ‘인포데믹’이 코로나 '팬데믹'보다 무섭다
소셜 바이러스 ‘인포데믹’이 코로나 '팬데믹'보다 무섭다
  • 이원섭 IMS Korea 대표 컨설턴트
  • 승인 2020.04.01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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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염병처럼 퍼지는 가짜 정보‧뉴스 경계해야

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처음 환자가 발생한 코로나19가 4개월이 지난 지금은 5대양 6대주 전 세계로 퍼졌다. 중국, 이탈리아, 이란, 우리나라를 비롯해 인도네시아도 대량 확진자 수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 스페인, 독일, 미국 등도 확진자 수가 급증세를 보이며 미국과 스페인 등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이동제한과 집회금지, 검역과 방제 조치에 이어 입국도 제한하고 국경을 폐쇄하는 등 온 힘을 쏟고 있지만 코로나19는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에 대해 역사상 세 번째로(1968년 홍콩 독감, 2009년 신종플루) ‘팬데믹(pandemic)’까지 선언하며 통제에 나섰지만 속수무책으로 백신과 치료약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일본도 수년 간과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2020 도쿄올림픽을 어떻게든 개최하려고 발버둥을 쳐보았지만 미국 연기에 캐나다와 호주가 불참을 선언하자 하는 수 없이 1년 연기를 결정했다. 일본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의 말처럼 40년 주기 올림픽 저주설을 비켜가지 못했다.    

팬데믹(pandemic)은 전염병 경보단계 중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2개 대륙 이상에서 전염병이 퍼진 세계적 대유행 현상을 말한다.

전 세계가 합심해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와중에 각종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가 횡행하고 있어 심리적(마음의 병까지도) 치료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인포데믹(infodemic) 때문이다.

팬데믹이라는 용어는 전부를 뜻하는 pan이라는 접두어에 전염병(epidemic)이라는 단어가 합쳐진 합성어로 비슷한 용어로 에피데믹(epidemic, 팬데믹 전 상황으로 전염병 피해가 일부 지역에만 국한한 상태)과 엔데믹(endemic, 풍토병)이 있다.

2개 전염병과의 전쟁

인포데믹(infodemic)은 팬데믹처럼 전염병(epidemic)이란 용어와 정보(information)의 합성어 로 쉽게 풀이하자면 가짜 정보 전염병이다.

정보가 쉽고, 빠르고, 정제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전달할 수 있는 SNS세상이 되면서 페이스북, 유튜브, 각종 커뮤니티와 같은 채널을  통해 잘못된 정보가 전염병처럼 급속히 전파가 된다.

인포데믹은 코로나19로 생겨난 용어가 아니고 세계적인 전염병이 유행할 때마다 전염병과 같이 발생하고 돌고 있다. 다만 과거 SNS가 덜 발달되었을 때는 국지적이고 전파속도도 덜 빨랐던 반면 지금은 전 세계가 동시권이라 급속, 기하급수적으로 퍼진다는 차이가 있다.

인포데믹이란 말은 2003년 미국 인텔리브릿지(intellibridge) 설립자, 데이비드 로스코프가 워싱턴 포스트지에 기고한 글에서 처음 사용한 것인데 당시는 사스(SARS)가 전 세계를 강타했을 때다.

이때도 전염병(epidemic)인 사스와의 싸움뿐만 아니라 정보전염병(infodemic)과도 싸우는 두 개의 전염병과의 전쟁이었다. WHO도 인포데믹이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며 사회적 혼란과 갈등까지 초래한다며 전염병 퇴치활동과 동시에 같이 힘을 기울이고 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WHO는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동시에 잘못된 정보가 확산되는 인포데믹도 차단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란에서는 알코올을 마시면 감염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소독할 수 있다는 가짜뉴스를 믿고 공업용 메칠 알코올을 마신 사람들이 사망하기도 했다. 또 인도에서는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다는 미신을 믿고 신성 시 여기는 소의 분뇨에 빠져 목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외신 보도에서도 익히 본 장면인 화장지 사재기 소동도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중국에서 화장지 생산이 중단돼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는 SNS 가짜뉴스 때문이었다. WHO는 이런 잘못된 정보로 인명 피해는 물론이고 경제적 악영향의 파장도 크다고 밝혔다. 확산되는 전염병과 싸울 시간과 인력도 모자라는 판에 오해와 거짓 정보, 루머와도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하니 여간 에너지 낭비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출처 불명의 가짜 콘텐츠는 물론이고 유력 언론들도 잘못된 뉴스가 예외는 아니다. 이런 인포데믹은 방역 당국의 노력에 누가 되기도 하고 전염병 퇴치에도 방해가 되며 국가 경제 위기나 사회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염병과 싸우는 것도 힘에 부치는데 불안감을 부추기는 허위 정보가 넘쳐나 코로나19 대응을 더욱 힘들게 한다.

이른바 ‘신천지’ 관련 허위 정보가 많은데 SNS와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하는 각종 가짜뉴스에 대해 경찰청이 경고문까지 낼 정도이고 결국 엄벌에 처하기로 했다. 인터넷 게시판과 SNS상에는 신천지 신도가 병원으로 몰려와 업무를 방해했다, 0번 환자가 퇴원을 요구하며 간호사 마스크를 벗기고 몸싸움을 시도했다, 모 병원에 감염 의심자를 병원에 방치하고 있다는 등의 허위 소문이 떠돌아 다녔다.

나중에야 모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지역 주민이나 병원 관계자들은 힘든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다.

분당 A교회에서는 당국의 예배 중지 권고에도 불구하고 예배를 강행하면서 소금물이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억제한다는 잘못된 정보에 따라 참석자들 입에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렸다. 그 결과 목사 아내가 예배 참석자 135명의 입에 사용한 분무기가 소독을 거치지 않고 여러 신도들입에 계속 뿌려지면서 사실상 확진자가 대량으로 유발되기도 했다.

정확한 정보 습득하는 노력 필요

이런 허위 정보들이 유포되면서 올바른 정보를 찾아내기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합리적인 대응을 못할 뿐만 아니라 치료를 담당하는 당국을 불신하게 만들어 결국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새로 발생한 전염병이다 보니 검증된 정보가 없고 부정확한 정보가 범람하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책임있는 당국의 정보를 믿고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지가 영국에서 퍼지고 있는 인포데믹 6가지를 팩트 체크한 내용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 코로나19가 계절성 독감보다 덜 위험하다 -> 코로나19가 계절성 독감증상보다 더 심각한 증상을 일으키지는 않으나 전염율과 전체 사망률은 코로나19가 더 높다. 
2. 노약자들에게 위험하고 젊은 사람은 괜찮다 ->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에게 덜 치명적일 수 있으나 계절성 독감보다 심각한 호흡기 증상을 일으킬 확률이 높으니 똑같이 조심해야 한다.
3. 마스크를 안 써도 된다 -> 마스크가 비말 전염을 일으키는 핵심 요인인 침방울 방지에 효과적인 게 사실이다. 연구에 따르면 마스크를 쓰는 것이 5배 정도 안전하다고 한다.
4. 확진자와 10분 이상 같이 있어야 전염된다 -> 독감 지침서에 따르면 바이러스 노출은 재채기나 콧물을 흘리는 사람과 2미터 내에서 10분 이상 같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한다. 바이러스가 묻은 물건을 집은 다음 눈코입을 만지면 전염될 수 있다.
5. 백신이 몇 달 안에 개발된다 -> 개발이 끝났다고 상용 백신을 출시하는 건 아니다. 오랫동안 부작용 등 임상 실험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상용화까지는 아무리 빨라도 일 년 이상 걸린다.
6. 팬데믹이 선언되면 더 이상 손 쓸 방법이 없다 -> 이미 실행되고 있는 대책들은 팬데믹이 선언되더라도 바뀌지 않는다. 격리조치는 전파 속도를 늦춰 의료체계 과부하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인포데믹은 잘못된 정보가 빠른 속도로 전파되면서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불안한 심리를 충동질해 사익을 취하려는 의도들이 대부분이다. 과도한 정보가 쏟아지는데 틀린 정보와 맞는 정보가 마구 뒤섞여서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올바른 정보를 선별하고 판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신체적 치료와 함께 심적 안정감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는 정보의 진위와 신빙성을 따져볼 수 있지만 지금같이 불안한 상태에서는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더욱이 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감과 고립감 등이 무기력증, 우울증 같은 심리적인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으로 인포데믹의 악영향도 있지만 거꾸로 순기능도 있다. 정부의 빠른 브리핑과 휴대전화 메시지 등 바른 정보도 한층 빠르고 많아졌다. 인포데믹이라는 소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으려면 정부 공식 정보창구로 일원화하고 출처도 세심하게 확인하는 훈련이 필요할 때다.

과도한 공포감으로 인포데믹 전염병에 감염되지 말고 소셜 바이러스에 대해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습득하는 스스로의 노력이 최선이다. 그래서 이 전쟁에서 두 가지 전염병을 극복하는 육체적, 심리적 백신을 맞자.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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