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국 사장은 어떻게 연봉 ’200억의 사나이’ 됐나
정문국 사장은 어떻게 연봉 ’200억의 사나이’ 됐나
  • 이일호 기자
  • 승인 2020.03.3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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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라이프 스톡옵션 행사 ’연봉킹’ 등극...합병 신한생명 수장될 수 있을지 주목
정문국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지난해 연봉 210억3600만원으로 '연봉왕'에 올랐다.<오렌지라이프>

[인사이트코리아=이일호 기자]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사장이 국내 최대 연봉자로 이름을 올렸다. 신동빈(롯데)·이재현(CJ)·최태원(SK)·구광모(LG)·정의선(현대차) 등 굴지의 재벌그룹 오너보다도 연봉이 많았다.

31일 금융감독원에 공시에 따르면 정문국 사장은 지난해 급여로 총 210억3600만원을 받았다.

세부적으로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행사 이익이 194억4500만원으로 전체 급여의 92.5%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급여 9억원, 상여 6억1400만원이었다.

정 사장의 스톡옵션은 2013년 오렌지라이프(당시 ING생명)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에 인수되면서 주어졌다. 그가 받은 스톡옵션은 79만9000주로 2016년 6월부터 2021년 6월까지 회사가 타사에 매각될 경우 행사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2019년 1분기 오렌지라이프가 신한금융그룹에 매각되면서 정 사장을 비롯한 오렌지라이프 임원 22명이 보유했던 스톡옵션 행사요건이 충족됐다. 지난해 정 사장의 연봉 총액은 모회사인 신한금융지주의 조용병 회장(12억6000만원)보다도 16.7배나 많다.

정 사장을 제외한 상장기업 연봉 순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81억7800만원, 김창근 SK이노베이션 전 의장 137억7100만원, 이재현 CJ그룹 회장 124억6100만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94억5000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비록 일회성이긴 하나 정 사장의 연봉이 얼마나 많은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합병 확정…성대규 사장과 경쟁 주목

정문국 사장의 고액 연봉이 화제가 됐지만 금융권에서는 ‘이 정도 연봉이 아깝지만은 않다’는 평도 적잖게 나온다. 2014년 회사를 맡은 뒤 보험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재무지표를 업계 상위권 수준으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회사가 신한금융에 매각된 시점까지 오렌지라이프는 2017년 말 기준 실적은 영업수익 4조3000억원, 영업이익 4500억원, 순이익 3400억을 기록했다. 2014년 1월 취임 당시보다 영업수익은 13.1%, 영업이익은 50.0%, 순이익은 52.3%씩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오렌지라이프는 회사 수익성과 건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주력했다. 총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2조8000억원으로 업계 6위다. 과거 모회사였던 ING그룹이 장기간 쌓아온 자산부채관리(ALM) 노하우를 습득해 자본력과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2017년 말 기준 394%(배당 예정액 반영)에 달하는 지급여력(RBC)비율이 이를 반영한다. RBC비율은 보험사가 비상시 고객에게 보험금을 제대로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생보사 RBC비율 평균(286.9%)보다 훨씬 높다.

다변화된 상품 포트폴리오도 오렌지라이프의 강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위험손해율(위험보험료 대비 사망보험금 비율)이 76.4%로 업계 평균인 80%대보다 낮았는데, 이 기간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 비중이 80.9%에 달했던 게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합병 후 실적은 다소 아쉽다. 지난해 순이익은 2715억원으로 줄었는데, 이는 수입보험료 감소(4조791억원, 12.6% 감소)와 운용이익률 하락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보험업황이 갈수록 나빠지는 가운데 무리하게 저축성 보험 판매를 늘리기보다는 보장성 보험 위주로 내실을 끌어올리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순이익 하락에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8%로 전년보다 소폭 오른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줄곧 떨어지는 운용자산 수익률과 더불어 순이익 상승세가 꽤 오랜 기간 주춤하고 있다는 점은 정문국 사장이 올해 풀어야 할 숙제가 될 전망이다.

특히 오렌지라이프는 오는 7월 1일부로 신한생명과의 통합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과 합병법인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정 사장은 지난 1월 ‘2020년 영업전략회의’에서 “변화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한다면 모두가 고사(枯死)할 것”이라며 “지금이야말로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atom@insight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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