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다주택자들 "때 되면 오를텐데 집을 왜 팔아"
강남 다주택자들 "때 되면 오를텐데 집을 왜 팔아"
  • 도다솔 기자
  • 승인 2020.03.2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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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서울 전체 증여 중 강남4구 41% 차지...세금부담 커도 강남불패, 똘똘한 한 채 기대 여전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시스
서울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매물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시스>

[인사이트코리아=도다솔 기자] 정부의 연이은 고강도 부동산 대책과 코로나19 여파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멈춘 가운데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강남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증여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26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는 지난달 기준 1만6515건으로, 지난해 12월 1만8298건에 비해 9.7% 줄었다. 반면 이 기간 증여는 1327건에서 1347건으로 소폭 늘었다.

특히 지난 1월 서울 전체 증여 1347건수 중 41%인 559건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에 집중됐다.

강남구로만 한정하면 증여 증가세는 더 뚜렷하다. 강남구의 아파트 거래건은 지난해 12월 1071건에서 지난 2월 961건으로 줄었으나 증여건수는 같은 기간 148건에서 230건으로 55% 증가했다. 

그 밖에 ▲용산구(15건→54건) ▲동작구(29건→125건) ▲양천구(89건→128건) 등 시세 9억원을 초과하는 고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자치구에서도 지난 1월보다 증여 건수가 모두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집값이 더 하락할 것이라는 관망세가 늘어나면서 시세보다 수억원이 싼 급매물이 아니면 팔리지 않자 차라리 자녀 등에게 증여하는 게 낫다고 판단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20% 이상 급등한 데다 정부의 연이은 고강도 부동산 대책,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다주택자 입장에선 서울에 10년 이상 보유한 고가주택을 매도하거나 가족에게 증여할 경우 당장의 세액 부담은 있지만 향후 기대이익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게 이유다.

세금부담에서 단순 비교하면 양도세보다 증여의 부담이 더 크지만 다주택자는 현실적으로 증여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세대분리한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할 때 전세보증금 등 채무도 넘기는 ‘부담부 증여’를 활용하면 세금을 아낄 수 있다. 그동안 양도세 중과 유예 영향으로 증여에 따른 비용 부담이 큰 편이었는데 양도세 중과 유예로 양도세가 줄면서 절세의 여지가 생긴다.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 유행

서울에서도 강남권 아파트 값은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른바 ‘강남불패’ 신화가 여전히 강한데다 부동산 인기 지역에 1주택을 보유하려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유행하는 최근 주택시장의 현실도 다주택자가 매도보다 증여를 선호하게 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일정한 소득이 없는 고령자나 은퇴자 가운데 일부 다주택자는 보유세 부담을 고려해 주택 수 줄이기에 나설 것”이라며 “조정대상지역에서 10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는 양도세 중과 배제 기한인 6월말 이전에 매물로 내놓고,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 자녀에게 부담부증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양도세 중과가 유예되는 6월 말까지는 공시가격 인상 등으로 급격하게 보유세 부담이 커진 다주택자들이 세금을 덜 내면서 주택 수를 줄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이 기간을 활용해 매도, 증여 등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려는 사람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사이트코리아, INSIGHT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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